(1) 안마해주는 여신

창조의 신 비슈누, 거대한 뱀 위에 누워 계시다. 누워 꿈을 꾸고 계시다. 궁극의 꿈, 우주의 꿈을 꾸고 계시다. 우주의 꿈이 뭣이냐, 신이 꿈을 꾸면 천국과 지옥 그리고 세상의 모든 것이 꿈속에 존재하게 된다. 또한 그가 새를 타고 꿈 속으로 날아가는 것은 꿈에서 울음소리가 들려오기 때문이다. 신의 도움을 기원하는 간절한 울음이다.

발치에 그의 아내 라크슈미가 다리를 안마해주고 있다. 우주의 꿈을 중단없이 편안하게 꾸시라고 안마해주는 것이다. 아내가 안마를 하지 않으면 남편의 꿈이 망가져 천국의 기쁨, 세상의 행복이 붕괴된다. 로고스의 세계가 무너진다. 율(律)과 겁(劫)은 종말을 맞는다.

아내가 남편의 발을 마사지해준다고 해서, 부부의 관계가 주종관계도 아니고 차별적 관계도 아니다. 부부는 역할분담을 하여 각자 천국의 기쁨, 세상의 행복을 위해 헌신하는 것이다. 겁과 율의 종말을 막기 위함이다.

(2) 안마 받는 이상득

이 얘기, 며칠 지난 얘기라 그냥 가슴에 묻고 가려 했는데 입이 근질거려 안되겠다. 이명박 형 이상득 얘기다. 지난 18일 SBS TV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를 보고 있는데 개그우먼 강유미가 예전 이상득의 운전기사의 안내를 받아 모처에 있다는 허름한 안마소를 방문했다. 모자이크 뒤에 계셨던 안마사의 말씀을 기억 더듬어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처음 이상득이 왔을 때 누군줄 모르고, 그냥 행색이 좀 허름해 보여서 요금을 덜 받았다. 원래 3만원인데 2만원만 받았다. 그렇게 6개월쯤 덜 받았다. 근데 어느날 TV를 보니 그 사람이 그 어마어마한 이상득이더라. 그때부터 제값 3만원 다 받았다.”

헐, 놀라워라. 웬만한 얘기는 이제 놀랍지도 않다. 근데 이상득의 안마비 할인 스토리는 정말 놀랍다. 태어나 처음 듣는 종류의 얘기다. “저 정도구나, 저 정도 인간들이구나” 하는 놀라움이다. 참고로 그 안마소는 보기에도 참으로 허름한 곳이었다. 안마사께서 아마 노인공경 차원에서 요금을 깎아준 모양인데 그걸 또 모른 척 낼름 받아잡순 모양이다. 그래, 1만원 할인받아 살림살이좀 나아지셨습니까?

(참고)

라크슈미
주로 남편 오른다리 안마. 특히 인도 북부에서 “행운을 주시는 여신”으로 인기 높으심. 페미니스트들이 “왜 발꼬랑내 나는 남편 발이나 마사지하고 사느냐”고 비판. 그러나 힌두쪽 문화를 좀 공부하신 분들은 “본질의 문제는 안마도, 꼬랑내도 아님”이라고 주장하심.

비슈누
꿈을 꿈으로써 우주의 질서를 유지하심. 그 질서가 교란될 때 위기탈출 위해 여러 모습으로 이 세상에 현신하심. 이게 이른바 비슈누의 화신 즉 아바타.

뱀
아난타. 심연의 거대한 뱀,

새
가루다. 비슈누가 자신의 꿈 속으로 날아갈 때 타는 새. 금시조(金翅鳥). 뱀 즐겨 잡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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