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여, 침에서 태어난

북유럽 신화에요. 복잡한 얘기 다 생략하고, 하여간에 최고신의 중재로 두 신족은 그만 싸우기로 했어요. 시비만 걸지말고 협치하자, 트집만 잡지말고 협치하자.... 이런 약속이었어요. 말로만 약속하면 좀 그래서 멋진 의식도 치렀어요. 양쪽 신들은 거대한 항아리에 “퉤퉤!” 침을 뱉는 의식을 치렀어요. 섞인 침은 두 신족의 우정과 신의, 사랑과 평화의 증거였어요.

퉤퉤퉤 의식이 끝났지만 우정과 평화의 증거 그러니까 침을 뒷간에 그냥 버리기는 좀 그랬어요. 최고신은 흙에 신들의 침을 섞어 사람을 빚었어요. 신도 아니고 인간도 아닌 한 시인이 태어났어요. 신들의 침으로 빚어진 존재니 얼마나 똑똑한 시인이었겠어요. 그가 입에서 뱉어내는 것은 침 아니면 시였어요. 그가 제일 좋아하는 시인은 한국후배 김수영이었어요.

시인은 ‘가장 현명한 인간’이기도 했어요. 배운 것도 다 알고, 안배운 것도 다 알았어요. 그는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인간들에게 시를 들려주고, 지혜와 교훈을 주며 살았어요. 누가 뭘 물어봐도 ‘잘못된 답을 한 적이 없다’고 해요. “대한민국 암덩어리는?” “자유한국당!” “발목잡기 귀신은?” “자유한국당!” 이런 식이었어요.

(2) 난쟁이당의 제 얼굴 침뱉기

복잡한 얘기 다 생략하고, 하여간에 자유당이 대국민 오행시 공모 이벤트를 벌이고 있대요. 바보들이 지네들 잘 한다는 칭찬시 올라올 줄 알았나봐요. 전국민은 아니겠지만 거의 모든 국민이 실소를 금치 못하고 있어요. 일부 국민은 “퉤퉤!” 침을 뱉고 있어요. 일부 국민의 침은 혐오의 증거에요.

자유한국당 사람들 입에서 나오는 건 침 아니면 쓰레기에요. 특히 정우택이니 홍준표니 하는 자들 입에서 나오는 말 보세요. 에이, 더러워라. 반면 대통령 문재인 입에서는 아름다운 시보다 더 아름다운 말만 쏟아져 나와요. 자유당 지지자들 뺀 전국민이 날마다 감동받고 있어요. 어용시인, 어용국민, 어용시민이 날마다 쏟아져 나오고 있어요. 어이, 10% 난쟁이당, 질투나 죽겄지? 문재인과 열린우리당 지지율 높은 거 보면 약올라 주겠니?

크바시르와 뒷얘기

시와 지혜의 신 크바시르를 시기하는 무리들이 생겼어요. 무리 중에는 난쟁이 형제도 있었어요. 어느날 난쟁이 형제는 시인을 “문화계 블랙리스트 보여줄게” 어쩌구 하여 동굴로 유인해 죽였어요. 난쟁이놈들은 시인의 피를 항아리에 받았어요. 그 피를 꿀과 섞어 솥에 끓여 벌꿀주를 만들었어요. 그 술을 마시면 죽은 시인의 시적 영감과 현명함이 찾아왔어요. 난쟁이들은 술을 만들고 남은 시인의 피 찌꺼기를 밭에 거름으로 뿌렸어요. 그 밭에서 나온 작물로 만든 술을 마신 사람들은 이태백처럼 시를 읊기 시작했어요. 흐음, 만약에 난쟁이당이 ‘문재인 죽이기’를 계속하면, 난리가 날 것이여. 죽이려 하다 죽음을 맞이할 것이여. 조심혀.

자유한국당 오행시 이벤트

기간 : 19~29일

공모처 : 페이스북

취지 : 7·3 전당대회 흥행을 노림

이벤트 응모작들

시여, 침을 뱉어라

1968년 한 문학세미나에서 발표한 김수영의 평론. 참여시에 대한 견해를 밝힘. 훗날 산문집 『시여, 침을 뱉어라』(민음사, 1975)의 제목으로도 사용됨. 김수영은 ‘머리’와 ‘심장’으로 시를 쓰는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밀고 나가는 것”이라는 말씀을 해주심. 더불어, 정치적 금기(禁忌)가 두려워 자유의 이행에 용기가 없는 시인의 얼굴에 침을 뱉어야 한다는 말씀도 하심. “시는 온몸으로, 바로 온몸을 밀고나가는 것이다.... 시의 형식은 내용에 의지하지 않고 그 내용은 형식에 의지하지 않는다.... 시는 문화를 염두에 두지 않고, 민족을 염두에 두지 않고, 인류를 염두에 두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그것은 문화와 민족과 인류에 공헌하고 평화에 공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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