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몰락의 몰락

몰락(Moloch)은 한시절 떵떵거리고 살다가 몰락한 고대의 악귀에요. 귀신 곡할 이름일세. 하여간 놈은 악의 화신이었어요. 놈은 갓난아기를 인신공양의 제물로 받아 처먹을 정도로 악했어요. 놈에게 아기를 바친 자들은 셈족의 일파인 암몬족이었어요. 암몬족은 거대한 금속의 몰락 신상을 만들었어요. 번제가 시작되면 그 금속의 신상을 불로 뜨겁게 달궜어요. 달궈지면 아기를 신상의 팔에 안겨줬어요. 이 끔찍한 장면을 보면서 사람들은 풍악을 울렸어요.

몰락의 끗발은 정말 대단했어요. 지상의 왕들조차 몰락에게 잘보이려고 온갖 짓을 다 저질렀어요. ‘사악한 유다 왕 므낫세’는 제 아들들을 몰락에게 바쳤어요. ‘지혜의 왕 솔로몬’조차 몰락을 위한 신전을 건립할 정도였어요.

암몬족의 이웃이었던 이스라엘족은 몰락숭배와 인신공양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요. 이스라엘 사람 중에도 몰락을 모시는 자들이 많았어요. 몰락 이놈, 끗발이 이렇게 좋았다니까요. 하지만 이스라엘의 선지자들은 “우린 반댈세”였어요. 선지자들은 사람들에게 “몰락 모시다 인생 몰락한다”고 설득했어요. 사람들은 뭐 그러거나 말거나 몰락을 계속 모셨어요.

화무십일홍. 몰락은 마침내 몰락하고 말아요. 몰락을 몰락시킨 건 이스라엘의 왕 요시야였어요. 요시야는 개혁가였어요. 개혁가는 우상숭배 금지, 인신공양 근절 등을 부르짖었어요. 딴지거는 적폐세력들을 개 패듯 패버렸어요. 끗발 좋던 몰락도 요시야 앞에서는 별 수 없었어요. 몰락은 결국 다른 잡신들과 함께 처참하게 몰락하고 말아요.

(2) 전두환과 피붙이들의 열락(悅樂)

전두환은 한시절 떵떵거리고 살더니, 요즘도 여전히 떵떵거리고 살고 있어요. 전두환이 법정에 섰을 때, 사형선고 받았을 때 “수없이 많은 젊은이들을 희생시킨 악이 마침내 몰락하는구나” 했지만, 오호라, 그것은 한낱 개꿈이었을 뿐이었어요. 심벌즈 쨍쨍거리며 전두환의 양팔에 젊은 생명들을 번제의 제물로 바치던 졸개들도 몰락한 적이 없어요. 전두환과 그들은 몰락은커녕 열락(悅樂)의 삶을 구가했어요.

제기랄, 전두환과 피붙이들의 끗발은 여전히 여전히 펄펄 살아있어요. 씻김굿의 희생자니 뭐니 하는 개소리 잔뜩 늘어놓은 무슨 회고록을 내질 않나, 셋째 아들 전재만이는 애비가 전재산 29만원밖에 없다는데 유흥업소 여성에게 수천만원짜리 무슨 초고가 시계를 선물하질 않나. 전두환은 몰락해야 해요. 그게 바로 정의사회구현이에요. 흐음, 한편 박근혜는 확실히 몰락했다고 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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