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가 죽었어요. 오늘(23일), 수인번호 503번이 첫재판을 받았어요. 박근혜는 법정에 세워져 사망진단서를 받았어요. 역사적 죽음, 인격적 죽음이에요. 오욕과 오명, 불명예를 사인으로 죽음을 맞이한 박근혜는 이제 생물학적으로만 숨쉬는 존재로 남게 됐어요. 곱게 늙어, 곱게 죽는 게 복인데 그걸 왜 몰랐을까.

오세아니아 원주민들은 ‘영원한 젊음’을 믿었어요. 살다 지쳐 늙으면 뱀이 허물 벗듯 묵은 피부를 벗고 새로운 피부를 구하는 거에요. 주사나 보톡스 필요없이, 스스로 피부 재생을 하는 거에요. 노인이 젊음을 갈구하며 묵은 피부를 벗겨낼 때, 손자와 손녀들은 그 광경을 보고 놀라 경기를 일으켜요. 아이들은 노인이 낡은 피부를 다시 걸칠 때까지 울음을 멈추지 않아요.

반전이 생겨요. 노인은 결국 재생과 재활을 포기하고 노화와 죽음을 맞이하기로 해요. 원주민들은 “아이들의 울음은 다음 세대를 위한 죽음의 명령”이라고 여겨요. 박근혜가 오세아니아 원주민으로 태어났더라면 훌륭한 죽음을 맞이했을텐데 참 안타까워요.

애초 아프리카 신화에는 죽음이 없었다고 해요. 생명은 영원하다는 관념이 있었어요. 사람이 나이들어 생물학적으로 죽으면 ‘최고의 존재’가 다시 살려내 젊게 만들어준다고 믿었어요. 사람들은 땅에서 죽어, 하늘나라에서 다시 살아나는 거에요.

아무나 다시 살아나고 다시 젊어지는 건 아니에요. 탐욕, 똥고집, 거만함 등의 지저분한 품성을 갖고 살던 사람은 그냥 죽어요. 공정치 못한 삶을 산 사람도 그냥 죽어요. 박근혜가 아프리카에 태어났더라면 이런 훌륭한 교훈을 배웠을텐데 안타까워요.

그리고 오늘, 노무현이 서거한 날입니다. 노무현은 죽었으나 죽지 않았습니다. 노무현은 갔지만 우리는 그를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바보야,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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