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여신, 우리의 요정까지, 우리의 공주까지.... 그것들이 우리 모두의 연아마저 건드렸어요. 그 악마구리같은 것들이, 우리 국민에게 힘들고 고단해도 꿈과 희망을 잃지 말라던 연아까지 건드렸어요. 이제 우리가 연아에게 힘을 주어야 해요. 하지만 무명 동화작가는 힘이 없어요. 그래서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신, 가장 기품있는 여신을 불러내 연아님 얘길 할 거에요.

아, 안타까워요. 피겨의 여신은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대요. 동서고금의 모든 신들에게 물어보고 알아봐도 “신발에 금속 날 부착한 스케이트 태어난게 19세기 중반이라 피겨 여신이 태어나려면 한참더 기다려야 한다”며 “그러나 이 시간 현재 피겨 여신 등극은 연아가 단일후보”라는 답변만 들었어요. 제가 크게 실망하자 노르웨이에 사는 한 신이 “대신 스키의 여신을 추천해주겠다”고 했어요. 그렇게 스카디를 소개받았어요.

여신 스카디는 노르웨이 등 북유럽 지역에 살아요. 운동신경이 대단해요. 활쏘기, 고산등반 기가 막히게 해요. 올림픽 종목에는 없지만 사냥술도 뛰어나요. 특히 전공인 스키는 연아의 피겨 실력과 비등해요.

스카디는 성격, 기질도 연아를 닮았어요. 연아는 대담하고 자신감 넘치는 여신이에요. 한번이라도 빙상의 연아를 본 사람은 그 대담성과 당당함에 감탄해요. 당당대담하지 않으면 박근혜의 손을 어떻게 뿌리치겠어요. 스카디도 대담하고 씩씩해요.

복잡한 얘기 다 생략하고, 어느날 스카디는 아버지에게 큰실수를 한 자들을 혼내주기 위해 길을 떠나요. 큰실수를 한 자들은 다름 아닌 신들이었어요. 신들은 스카디에게 사과해요. 스카디는 사과를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두 가지를 걸어요. 하나는 생략하고 하나만 얘기하면 “나를 웃겨봐”라는 것이었어요. 이때 로키라는 저질, 악질 귀신이 지가 웃겨보겠다면 톡 나서요. 이 저질귀 한다는 짓이.... (이 뒷부분 성인만 보세요.) 저질귀는 끈을 가져오더니 한쪽끝은 염소 수염에 묶고, 다른 한쪽끝은 제 불알에 묶는 거에요. 염소와 놈의 줄다리기가 시작됐어요. 염소는 움메, 놈은 꽥꽥 난리가 났어요. 그 꼴을 본 스카디, 당당대담하고 호탕하게 웃었어요. 우리 연아도 잘 웃어요.

사실 스카디는 로키라는 놈을 싫어해요. 특히 놈의 경박함을 재수없어 했어요. 한번은 “꼬리치며 노는 짓거리를 그만두지 않으면 신들이 로키 아들의 얼음처럼 식은 창자를 가지고 로키를 날카로운 바위에 묶어 버릴 것”이라는 소신발언까지 한적 있어요. 연아만큼 당당대담해요.

스카디의 소신발언은 훗날 실현돼요. 어느날 신들이 로키를 잡아 나리라는 놈의 아들 창자로 묶어버려요. 이때 스카디가 나서 로키 놈의 얼굴에 독뱀을 매달아요. 놈은 뱀독 때문이 몸부림을 치는데 이게 바로 지진이 생기는 원인이에요. 후쿠시마 지진도, 경주 지진도 이놈 때문에 생기는 거에요. 아참 아이티 지진 때 우리 연아가 1억 기부한 거 기억나시죠? 선수 시절에만 이미 수십억원 기부했을 거에요. 우리 연아는 기부천사이기도 한거에요. ‘김연아 기부’를 검색어로 넣으면 정말 수없이 많은 기사들이 떠요.

스카디도 연아만큼은 안되지만 기부여신이에요. 주로 재능기부를 하는데 사람들에게 사냥술, 활쏘기, 길찾기를 가르쳐요. 옛날 북유럽 사람들은 스카디한테 배운 기술로 토끼, 사슴같은 애들을 잡아먹고 살았어요.

재능기부의 수혜자인 고대의 북유럽 사람들은 스카디를 여신으로 모시고 살았어요. 힐다 엘리스 데이비드슨이라는 영국의 고서학자는 신화에 관심이 많은 사람인데, “옛날에 노르웨이 북단 할로갈란 일대의 사람들은 스카디를 숭배하는 종교의식을 가졌을 것”이라고 주장해요.

연아와 스카디는 별명도 비슷해요. 스카디의 별명은 ‘스키의 여신’ 말고도 ‘스키의 숙녀’ ‘현명한 여신’ ‘어여쁜 아가씨’ ‘신들의 빛나는 신부’ 등 아주 많아요. 스카디라는 이름은 스칸디나비아라는 나라이름과 상관이 있다는 얘기도 있어요. 재밌는 건 스카디가 ‘피해’를 뜻하는 고대 노르드어 명사(skaði)와 상관있다는 얘기도 있어요. 영어의 ‘피해, 손해’를 뜻하는 명사(scathe)가 그 이름에서 유래했다는 얘기도 있어요. 후배 여신 연아의 오늘날을 예언한 것같아 슬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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