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발 막장 드라마인 ‘최순실- 박근혜 게이트’가 전 세계가 주시하는 가운데 서울 한복판에서 여전히 지독한 악취를 풍기고 있다.

검찰이 박 대통령의 아바타가 되어 최가 귀국하는 공항에서 대기하고 있다 그와 함께 사라졌다는 보도가 나온 것은 모두를 경악케 한다. 이 나라에서 막대한 국비를 축내고 있는 국정원, 검찰, 경찰은 최가 귀국하고 유유히 잠적하는 것을 눈뜨고 바라보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희대의 정치 범죄 혐의자인 최가 깜짝 쇼를 하듯 귀국하고 검찰이 하루 동안 서울에서 쉬도록 빌미를 준 것은 이 게이트가 권력의 비호아래 현재 진행형이라는 것을 만천하에 드러낸 것이다. 이는 정의 회복을 위해 박의 하야와 탄핵을 외치는 수만 시민의 얼굴에 침을 뱉는 것과 같다.

최가 귀국하고 청와대 비서진이 사퇴하면서 이번 게이트 연루자들이 동시 다발적 행동을 취하는 것은 거대한 손이 이번 게이트 수습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는 반증이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추악한 시도가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헌법을 유린하고 민주주의를 후퇴시켰다는 것이다. 대통령은 바지 저고리였고 최가 실질적인 통치자로 군림해 헌정 질서를 짓밟았으며 청와대와 문체부 등의 정부 조직이 최에게 절대 복종했다는 것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이런 참극이 벌어진 진짜 이유는 무엇인가? 전 국민은 21세기에 벌어진 한국판 정치 게이트에 절망하고 있다. 박 대통령이 최와 어떤 개인적인 관계였는지 그 전모가 드러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박 대통령은 국민에게 석고대죄하고 당장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그런데도 박 대통령은 여전히 자리에 연연하는 모습을 감추지 않으면서 최와 자신의 부적절한 관계에 대한 진상 규명을 저지하려는 거대한 음모에 동참하는 것과 같은 추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박 대통령의 준법 의식이 바닥이라는 것은 천하가 다 아는 사실이다. 박 대통령은 어느 막장 드라마보다도 섬뜩한 청와대발 국기문란 사건에 대해 며칠전 단 한차례 거짓말이 섞인 발표문 읽기를 끝으로 침묵을 지키고 있다.

박 대통령이 헌법을 짓밟는 행위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국정원 대선 불법 사건의 최대 수혜자이면서 뻔뻔스럽게 자리를 지켰고 통합진보당 해산은 대법원의 판결이 나오기도 전에 헌재가 판결토록 당시 법무장관을 앞세워 진두지휘했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을 외면했으며 역사교과서 국정화, 쉬운 해고를 제도화하는 성과연봉제 강행 등을 시행령이나 정부 지침으로 밀어붙이는 행정 독재를 일삼았다.

이번 게이트가 터진 뒤 여야 보수 정치권은 당리당략에 치우친 듯한 한심한 모습을 취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최순실-박근혜 게이트에 대한 집권 여당의 책임과 국민적 사과는 뒤로 한 채 박 체제 유지를 위한 뻔뻔스런 작태를 보여주고 있다.

야당은 청와대를 중심으로 전 권력기관이 총동원된 것 같은 ‘최순실-박근혜 게이트’ 은폐기도가 착착 자행되는데도 우왕좌왕하거나 시민들의 분노를 강 건너 불구경 하는 무능하고 무기력한 태도를 취할 뿐이다. 야권은 이번 사건의 진상 규명과 함께 박 정권이 그 동안 저질러놓았거나 저지르고 있는 악정과 실정을 바로잡는 데 발 벗고 나서야 한다.

정치는 정의로워야 한다. 정치가 사기와 야바위의 현장이어서는 안 된다. 이 나라에서 정치에서 정의가 실종된 지 너무 오래되었다. 이번 최순실- 박근혜 게이트의 진상이 규명되어 이 나라 정치에 정의와 진실이 뿌리내리도록 해야 한다. 국민은 정치의 후진성과 기만적 체질에 분노하면서 폭발직전의 상태다. 정치권은 이번 사태에 국민이 더 이상 분노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정치가 정의와 같은 말이 되도록 정치 개혁에 앞장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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