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탄핵정국 때 내가 경향신문에 「다시 광장에 서다」(2004년 3월 17일)란 제목으로 쓴 칼럼의 일부다.

“(...) 그럼에도 그들의 얼굴은 점점 더 두꺼워진다. 1년 내내 혼란을 부채질하고 보잘 것 없는 논리로 탄핵을 독려하던 그들이 이제는 언죽번죽 사회 안정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조용히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려야 한다고 목청을 높인다. ”국민들이 좀 더 냉정하게 각자 역할에 최선을 다 하는 것이 위기를 수습하는 최선책“이라고도 한다. 과연 ‘추다르크’라고 불릴 만한 여장부의 배짱에 기가 질리기는 하지만, 나는 그녀의 소원대로 새삼 내 역할에 최선을 다 하기로 했다. 그래서 나는 오늘 광장으로 간다.(...)”

그 며칠 후 4월 14일에 쓴 「「평형이탈의 책임」이란 칼럼에는 이런 구절도 나타난다.

“(...) 그럼에도 4.15 총선판은 쿠데타가 발생한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은 지금 또 다시 옛날처럼 온갖 속임수와 거짓말이 버젓이 횡행하고 있다. 컨테이너 당사가 그렇고, 백팔배와 삼보일배가 그렇고, 민생투어들이 다 그렇다. 변화와 진보를 택한 민주주의의 운명을 구체제가 임명한 법관 몇 사람의 손에 내던져 둔 채 만 번의 큰절을 하고 백 말의 눈물을 쏟은들 도대체 어떤 의미가 있을 수 있는가.(...)”

전문을 싣지 않았어도 그 때의 상황과 추미애에 대한 내 분노가 어떠했는지, 알 만한 이들은 다 알 것이다.

그런 추 의원이 12년여 만에 친노세력의 전폭적인 지지로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가 됐다.

10년 넘는 세월이 흘러 세상이 바뀌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추미애라는 사람이 바뀌었기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

사람이 바뀐 것은 생각이 바뀌었기 때문일 것이다.

추 의원은 그동안 친노세력이야말로 이 나라의 진정한 민주개혁, 인본(人本)세력임을 깨달았음직 하다.

친노세력은 호남에 가장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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