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가까운 후배 상가에 다녀왔다.

연세 80도 안 된 장인이 뇌출혈로 갑자기 돌아가셔서 남은 가족들의 충격이 큰 듯 했다.

광복절 때 5층 베란다에 태극기를 걸다가 떨어트려 주으러 가셨는데 한참 후에 1층 잔디밭에 쓰려져 계신 것을 경비원이 발견했다는 것이다.

평소 건강에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니 아마도 유례없는 폭염이 갑작스레 변을 당한 원인이 아닌가 싶다고 우리는 입을 모았다.

조문객들이 기자 출신 아니랄까봐, 올 여름 노인 사망률을 살펴보면 괜찮은 기사감이 나올지 모른다는 얘기도 했다.

내 지인 한 분의 86세 노모도 최근 뇌경색으로 쓰러지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나이 먹어 좋은 점이 별로 없지만, 더위를 견뎌내는 기운도 점점 빠져 나가는 느낌이다.

나 역시 최근 까닭없이 어질어질하고 밥맛이 전 같지 않다.

평생 75kg 안팎을 유지하던 몸무게가 73kg 으로 떨어져 걱정이다.

60을 갓넘은 내가 이러니 70을 훌쩍 넘은 노인들은 어떨까.

세상에 모르는 게 없고 못하는 게 없고, 그러니 당연히 무서운 게 없이 기고만장인 김종인 옹이 최근 들어 더욱 거친 입으로 자기 식구들을 향해 저주에 가까운 험담을 퍼붓는 것도 폭염 탓인 것으로 보인다.

불과 얼마 전까지 성님, 아우하며 시시덕거리던 10살 아래 황주홍과 공식석상에서 임마, 점마하며 싸우는 박지원 옹도 더위를 단단히 먹은 것이 틀림없다.

잘한 건 내탓이요, 못한 건 무조건 남탓으로 돌리는 김종인 옹의 넋두리를 2개면에 걸쳐 즐펀하게 널어놓고 "''김종인 정치'' 이제 시작이다"라고 너스레 떨고 있는 한겨레도 더위 먹은 건 마찬가지인 것 같다.

한겨레도 벌써 늙었나?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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