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을 셋 길러 보고 손자들 커가는 것까지 지켜 보며, 한 배에서 나온(DNA가 같은) 애들이 왜 이리 다른가, 놀랄 때가 종종 있다.
반면, 어떤 특정한 상황에 반응하는 생각과 행동이 너무 흡사해서 놀라는 경우도 있다.
아마도 이런 경우가 더 많을텐데, 다만 형제간에 닮는 것이야 너무 당연한 것이라 여겨져서 의식하지 못하고 넘어갈 뿐이다.

박씨 자매들도 마찬가지다.
뭘 맞았는지, 처발랐는지, 60이 훌쩍 넘은 나이에 부어오른 듯 팽팽한 얼굴.
자랑할게 옷 밖에 없는지, 매일매일 패션쇼 런어웨이를 걸어다니는 듯한 화려한 옷차림.
자기가 무슨 소리를 하는가 알고나 있는지 모르고 있는지 조차도 모호한 웅얼거림.
은밀하냐, 노골적이냐의 차이만 있지 숨길 수 없는 친일 본능.
동생도 송로버섯과 캐비어와 샥스핀을 즐기는지, 그것까지 알 수는 없지만 이들이 친자매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동생이 사기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니, 불현 듯 중국의 삼국시대 조조의 아들 조식이 지었다는 ‘칠보시(七步詩)''가 떠오른다.

煮豆燃豆?
豆在釜中泣
本是同根生
相煎何太急

(콩깍지를 태워서 콩을 삶으니
가마솥 속의 콩이 우는구나.
본디 같은 뿌리에서 태어났는데,
어찌하여 이다지도 급히 삶아대는가)

한 마디로 동생 조식이 조비에게 “형! 왜 친동생을 죽이려 해! 살려 줘!”하는 하소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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