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함부로 사대주의가 좋다, 나쁘다, 논할 계제가 아니다.

사대주의란 원래 강대국의 눈치를 보며 살아야 하는 약소국의 숙명적 외교 전략이다.

때문에 주변 국제정세를 잘 살펴가며 무엇이 국가와 국민의 이익에 최선인가를 ‘능동적ㆍ주체적’으로 판단해가며 펼치는 외교를, 때론 그것이 비굴하게 보일지 몰라도, 굳이 ‘사대외교’라고 폄하할 이유는 없다.

(우리는 광해군의 명ㆍ청 간 ‘눈치외교’가 그런 예라고 역사에서 배웠다)

문제는 전혀 주체적인 판단 능력도, 의지도 없이 강대국의 일방적인 요구에 따라 강대국의 이익에 무조건 자국의 이익을 복속시키는 경우다.

이 경우 ‘사대외교’를 펼치는 집권층은 국가와 국민의 이익을 떠들지만 실제로는 자기 자신, 자기 집단의 이익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있을 확률이 절대적이다.

그런 ‘사대외교’가 재앙이라는 것이다.

강대국이 하나가 아니라 둘 혹은 셋일 경우 어느 한 쪽을 일방적으로 사대하는 것은 더더욱 재앙이다.

(우리는 인조가 불러 온 병자호란이 그런 예라고 역사에서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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