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나라 13대 황제 신종은 임진왜란 때 조선을 도운 은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명나라 최악의 황제였다.
1572년부터 1620년까지 48년 간 재위했는데 명재상 장거정(張居正)이 섭정한 초기 10년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30여 년 동안 전혀 정사를 돌보지 않았다.
아팠기 때문이라고도 하고, 바른말하는 신하들이 싫어서 정치에 염증을 느꼈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사람들이 황제가 있는지 없는지도 몰랐다면 그것이 바로 태평성대 아니었겠느냐고 하겠지만 상황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신종은 아부하는 자들을 교대로 재상에 앉혀 놓고 자신은 개인적 치부에만 열중했다.
이런 자들이 늘 그렇듯이 술과 여자를 밝혔다.
나라에 아무리 위급한 일이 생겨도 동전 한 닢 내놓지 않는 지독한 구두쇠였다고도 한다.
황제가 이 모양이니 고관과 환관들은 매관매직을 일삼는 탐관오리 일색이었음은 불문가지다.
아무 때나 행방불명되고, 아무 때나 싸돌아다니며, 아무 때나 아프다고 드러눕는 누구도 다를 바 없다.
그래도 국회에 나와 연설은 한다니 좀 나은 편인가, 차라리 그냥 누워 있는 게 나은 것인가.
신종은 만력제(萬曆帝)라는 높임을 받았지만 사실은 아몰랑이다.
명나라는 그가 죽은 후 24년 만에 숭정제 때 망했지만, 사실은 만력제 48년 동안 망한 것이라고 한다.
대한민국 대통령 임기가 기껏해야 5년인 게 천만다행이다.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저작권자 © 자유언론실천재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