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대통령’ - 자유언론실천재단

위세로 봐서는 100살은 너끈히 살 줄 알았던 방우영 조선일보 상임고문이 더 이상은 저승사자에게 ‘전할 것’ 이 없었는지 8일 오전 88살로 갔다.

사람들은 그를 ‘밤의 대통령’이라 부르는데, 내가 알기로 원조 ‘밤의 대통령’은 그의 형 방일영 전 회장이었다.

80년대 어느 날 방씨 집안 행사(아마도 방일영의 회갑연) 때 조선일보 고위 간부가 건배 제안을 하며 “‘밤의 대통령’ 방 회장님의 건강을 기원한다” 어쩌구 한 것이 그 기원인 것으로 알고 있다.

방일영은 방상훈 현 조선일보 회장 등 5남1녀 외에도 4남2녀의 혼외자들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한창 때에는 “대한민국에서 기생 머리를 가장 많이 올려 준 분”이라는 칭찬인지, 비난인지를 받았던 인물이기도 하다.

그가 세운 ‘방일영장학금’을 받고 조선일보에 입사한 이들은 ‘방일영 유겐트’로 불리며 특별 관리대상에 편입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선출되는 ‘낮의 대통령’과 달리 ‘밤의 대통령’은 상속이 가능한가 보다.

형에 이어 아우까지 ‘밤의 대통령’ 소리를 듣고 있기 때문이다.

하기야 오늘날 조선일보를 이렇게 키운 것은 7할이 방우영의 수완 덕분이다.

그가 2003년 형의 죽음을 앞두고 형의 아들인 조카 방상훈에게 조선일보 회장 자리를 물려줬지만, 그가 키운 막강한 조선일보가 여전히 그의 영향력 아래 있었다는 것은 공지의 사실이다.

형의 직위를 승계하기에 전혀 손색이 없지 않은가.

더구나 그는 막강 사학 연세대 재단 이사장, 최고의 컨트리클럽 한양CC 운영위원장 등을 역임했고, 잘 나가고 있는 태평양그룹 서영배 회장을 사위로 두기도 했다.

사정이야 어쨌든 이제는 ‘밤의 대통령’이 그만 나왔으면 좋겠다.

아우로의 상속은 이미 지난 일이니 어쩔 수 없지만 조카로의 상속은 노쌩큐다.

낮의 대통령 하나 모시기도 힘들어 죽겠는데 두 명의 대통령은 뼈골이 휜다.

관리자 freemediaf@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