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저널리스트 - 자유언론실천재단

젊어서 기자를 할 때는 간혹(!) 보기 싫은 사람들도 할 수 없이 만나야 했지만 이젠 전혀 그렇지 않다.(조중동, KBS, MBC 안 보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좋은 사람들 만나는 것만으로도 하루해가 짧을 지경이다.

어제도 오후 내내 훌륭한 분들과만 내내 어울렸다.

‘공공언론의 상실시대와 2016년 총선’이란 주제로 세 시간 가까이 신나게 떠들어 댔다.

한국 가톨릭 개혁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해방신학자이자 가톨릭 언론인인 김근수님은 물론이고 처음 뵙는 최민석 신부님도 보자마자 의기투합했다.

광주교구에서 빈민과 노숙자들을 돌보고 계신다고 했다.

무엇보다 반가운 것이 김용민 Peter Im(아이엠피터) 등 내가 아끼고 존경하는 두 후배 언론인들과 오랜만에 함께 했다는 것이다.

김용민은 나와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에서 동문수학한 사이이기도 하다.(목사가 되려고 신학대에 다닌다는 것은 어제 처음 알았다)

성품이 착하고 곧은데다 친화력이 있고, 사물을 보는 통찰력과 불의를 참지 못하는 정의감이 살아있다.(정반대로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 또한 내가 안다. 주로 나쁜놈들이다)

그러나 내가 제일 부러워하는 것은 그의 강인함, 즉 끈질김이다.

그의 강인함이란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것이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매일 언론을 모니터링하는데, 조중동들을 모니터링하는 요원은 서너 달만에 보직을 바꿔줘야 한다고 한다.

그 업무를 계속하다가는 그 신문들로부터 쏟아져 나오는 독기에 정신적으로 견뎌내지를 못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김용민 PD는 몇 년째 그 일을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해 내고 있다.

지금도 ‘조간브리핑’이란 인기 팟케스트를 평일은 물론 토요일까지 운영하고 있는 모양이다.

나는 이 놀라운 정신력이 순전히 그의 사명감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언론인의 최대 덕목이다.

또 하나, 내가 저널리스트의 표상이라고 생각하는 인물이 아이엠피터다.

아이엠피터는 국민TV 기자, PD 등과 함께 4명이 팀을 이루어 전국을 돌며 총선 현장 취재 중이다.(?#?총선아바타?)

기사를 발로 쓴다는 기자들의 금언을 온 몸으로 실천하고 있다.

취재비도 거의 혼자 힘으로 마련한 모양인데 워낙 부족해 하루 7만 원짜리 모텔방에서 네 명이 자는 모양이다.

식사도 국밥이나 컵라면으로 떼우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누가 돈 주며 시키는 것도 아닌데 왜 저렇게 사서 고생을 할까.

역시 사명감이다.

역사의 중요한 시점에 현장으로 달려가고 싶다는 것, 가급적 진실에 가까운 사실을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는 것, 이것이야말로 저널리즘의 본령인데 그것을 아이엠피터가 구현하고 있는 것이다.

그가 제주도 집을 떠나오면서 부인에게 42일간 생활비로 42만원을 주고 왔다는 대목에서 가슴이 뭉클했다.

이들은 뻑적지근한 학벌을 자랑하며 그럴 듯한 대형 언론사에서 언론계 생활을 시작한 인물들이 아니다.

그럼에도 이들은 KBS MBC 조중동 같은 대형 언론사 기자들이 권력과 돈의 하수인으로 전락해 갈 때, sns라는 가냘픈 무기에 의존한 1인 병사를 자임하며 추위와 굶주림 속에 저널리즘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이다.

관리자 freemediaf@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