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민주주의는 서구와 달리 시민혁명의 단계를 거치지 못했다. 해방과 함께 민주주의가 이식됐고, 우리 국민은 혁명이 요구하는 대가(피, 고통, 눈물)를 후불제로 치러왔으며, 앞으로도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누리기 위해서는 그 값을 계속 치러야 할 것이다.”

이것이 내가 이해하는 유시민의 ‘후불제 민주주의’가 갖는 말뜻이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만일 정상적인 자본이 정당한 노동값을 치루며 경제성장을 이루었다면 70년대의 초고속 성장은 이루지 못했을망정 지금처럼 한국 경제가 진흙탕에서 구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한국경제의 핵심 문제는 높은 지대와 불평등이다.

독재자 박정희는 자신의 권력유지를 위해 한일 청구권자금, 매판자본을 끌어 들이고 노동자 농민을 억압하면서(개발독재)), 계획경제를 통해 압축성장을 이루었다.

그 결과 재벌체제가 등장하고, 비정상적인 지가 상승, 부의 불평등 현상이 심화되면서 오늘날 한국경제가 몰락하는 씨앗이 됐다.

그 대가를 이제 우리 국민이 치러야 하게 됐다.

국민 중에서도 노동자, 농민, 젊은이들이 치러야 한다.

그 증거가 노동악법이며, 청년 실업률이며, 서울대 병원에 누워 있는 백남기 농민이다.

국민의 이름을 팔아 빚을 낸 건 박정희인데, 오히려 그 딸이 빚을 받아내겠다고 팔을 걷어 부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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