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가 적나라하게 본색을 드러냈다.

24일 오후 국회에서 4번째 토론 주자로 나선 정의당 박원석 의원의 연설 도중, 의장석 앞까지 나와 삿대질을 해가며 “왜 의제와 무관한 연설을 하느냐”며 고함을 질렀다.

국회 부의장과 다른 의원들이 말리는데도 그렇게 한참 위세를 떤 모양이다.

아무리 반대당 소속이라지만 동료의원들이 장렬하게 필리버스터를 행하고 있는 면전에서 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니다.

조원진은 그렇게 자신의 본색이 영락없는 조직폭력배 행동대장이라는 것을 드러낸 것이다.

그는 이른바 ‘친박’이라고 한다.

얼마 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같은 당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겨냥해 “헌법보다 인간관계가 먼저”라고 발언한 적이 있다.

그의 의식 수준이 공공의 장이 아니라 조폭세계에 머물러 있다는 증거다.

그의 중간보스라 할 수 있는 ‘진박’ 최경환도 부하 ‘친박’ 똘마니들이 모인 만찬자리나 그들의 개소식에서 연설을 할 때마다 ‘의리’를 입에 달고 사는 모양이다.

도대체가 양지바른 곳에서 정정당당하게 이루어지는 정치의 장에서 어떻게 ‘의리’니 ‘진실’이니 ‘배신’이니 ‘응징’같은 단어들을 떳떳하게 입에 올릴 수 있다는 것인가.

조원진의 ‘헌법 위에 인간관계’ 발언이 알려지자 역사학자 전우용 박사는 자신의 트위터에 “법보다 인간관계를 앞세우는 집단이 조폭집단이다. 이런 집단이 지배하는 영역이 ‘암흑가’이고, 이런 집단이 다스리는 나라가 ‘암흑국가’”라면서 “‘헬조선’이라는 말이 공연히 생긴 게 아니다”고 비판했다.

그러니 ‘진박’이니 ‘친박’이니를 거느리고 ‘비박’ ‘탈박’ ‘짤박’과 싸우면서 ‘복박’을 시키느니 마느니 하는 인물은 왕이라고 하기 보다는 차라리 ‘조폭 마누라’ 정도로 부르는 것이 낫겠다.

사실 국회의원들 노는 물이 조폭세계와 닮았다는 말은 오래 전부터 있었다.

첫째, 나와바리, 즉 각자 노는 구역이 있다. 우선 지역구가 있고 전국구가 있다. 전국을 무대로 활동하는 큰 깡패들을 전국구라 하는데 정치에서도 비례대표를 전국구라 부르기도 한다.

둘째, 땀 흘려 벌어 먹지 않고 뜯어 먹고 산다.

셋째, 조폭세계의 계보처럼 정치에도 계파가 있다.

넷째, 보스가 시키면, 그것이 옳건 그르건, 위험부담이 있건 없건, 죽기살기로 무조건 해 치운다. 이 대목에서 최경환과 조원진, 윤상현 등 이른바 ‘진박’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다섯째, 이것이 특히 재미있는데, 보스에게 대들 건가, 꿇을 건가를 3초 내에 결정해야 한다. 망설이다 3초가 넘으면 그 때 꿇어도 평생 배신자로 찍혀 신뢰를 못 얻는다. 김무성 등 ‘짤박’이 이런 경우일 것이다.

조폭세계에서는 겉으로는 의리가 최고인 척 행동들을 하지만 실제로는 살벌하기 이를 데 없다고 한다.

힘이 빠졌다 하면 금방 태도가 돌변해 등 뒤에서 칼을 꽂는다고 한다. 이 대목이 맞는지 틀리는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 이 글은 ''국민라디오 - 강기석의 생각 하나'' 코너를 통해 라디오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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