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요현상 - 자유언론실천재단

국민의당에 입당한 정동영 전 의원이 어제 페이스북을 통해, 야당 적통은 더민주당에 있다는 문재인 의원에게 “부끄러운 줄 아십시오”라고 내쏘았다.

문 의원이 뭘, 왜 부끄러워해야 하는지 도대체 요령부득이지만 그가 자신이 국민의당을 선택한 이유들을 부연설명하면서 김종인 더민주당 비대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한 대목이 자못 눈길을 끈다.

김 대표가 박근혜 정권 탄생의 일등공신이며, 지금도 ‘북한 궤멸론’으로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김종인 대표가) 민주 야당의 얼굴이자 대표가 될 수 있는 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요즘 김종인 대표의 행보를 갸우뚱하고 지켜보는 많은 야당 지지자들로서는 그의 주장에 맞장구치고 싶은 사람이 한 둘이 아닐 것이다.

정 전 의원은 또 한미FTA를 앞장 서 추진한 김현종 영입을 강하게 비판했다.

정 전 의원은 더민주당 개혁파 의원들에 대해서도 “예전 같으면 ‘''이 정권 저 정권 왔다 갔다 하는 철새 대표는 안 된다’며 들고 일어났을 사람들이 지금은 총선 공천권을 쥔 고양이 앞에 납작 엎드려 일제히 입을 닫아버렸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 대목에서는 아예 무릎을 탁 치고 싶은 이들도 있을 법하다.

그런데 문제는 장 전 의원이 문재인 전 대표의 더민주당 입당 요청을 거부한 것은 김종인 박사나 김현종을 영입하기 훨씬 전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지금에 와서 김종인 김현종 영입을 핑계삼아 더민주당에 안 갔다고 강변한 것은 아무래도 견강부회의 느낌이 있다.

더구나 며칠 전 정 전 의원은 어느 방송 인터뷰에서는 “더민주당 내 패권주의가 완전히 청산되지 않아 국민의당을 택했다”는 놀랄만한 발언을 한 바 있다.

그런데 친노패권주의 혹은 영남패권주의의 두목 격으로 지목된 문재인 의원은 지금 모든 권한을 다 내려놓고 오로지 총선 승리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선언한 터다.

설사 문재인 패권주의가 있었더라도 지금은 완전히 소멸한 셈인데, 그렇다면 이제 또 김종인 패권주의가 문제란 말인가.

그렇다면 정동영이 아닌 다른 이가 더민주당의 당권을 잡으면 모조리 패권주의란 말인가.

자신의 입으로 국민의당 지분 90%를 갖고 있다는 안철수의 패권주의는 그럼 견딜 만하다는 것인가.

사람들이 정 전 의원이 하는 말에 일면 수긍하면서도 그 진정성을 믿지 않는 것은 무엇보다도 자신의 생계형 정치이력 때문이라는 것을 그는 먼저 깨달아야 한다.

그는 선거철만 되면 빠지지 않고 출마했는데 고향인 전주 덕진에서만 압도적 몰표로 3차례 당선될 수 있었고, 서울 동작을, 강남을, 관악을에서는 모두 패배했다.

그 밖에도 그의 주요한 정치적 선택은 두 치 앞도 내다보지 않는, 늘 한 치 앞 즉각적인 이익을 도모하는 가볍기 짝이 없는 것이었다.

그는 지금도 DJP연합이며 노무현-정몽준 연대를 끌어대며 자신과 안철수의 결합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대통령꿈을 포장해서 국회의원 한 번 더 해보려는 대사에 불과하다는 것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눈치채고 있다.

언제나 손만 뻗으면 먹을 수 있는 맛있는 음식을 곁에 두고 다이어트에 성공하기는 극도로 힘들다.

전주 덕진은 ‘합리적 진보’라는 다이어트를 해 온 정동영 전 의원에게 맛있는 음식의 유혹과도 같다.

* 이 글은 ''국민라디오 - 강기석의 생각 하나'' 코너를 통해 라디오 방송됩니다.

관리자 freemediaf@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