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팔이’와 피박-‘보육대란’을 주목하는 이유

누리과정 예산을 둘러 싼 청와대와 각 시도 교육감 간 갈등이 폭발 임계점에 다다랐다.

나는 무엇보다 보육 선생님들의 혼란스러운 모습이 가슴 아프다.

갈등의 핵심은 예산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교육감들은 “박근혜가 3세~5세 아이들 보육을 국가에서 책임지겠다고 공약을 내걸고 대통령에 당선된 것 아니냐. 그러면 이에 필요한 예산도 정부에서 부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교육청은 유.초·중등 교육을 책임지고 있고, 그 예산은 국가에서 지급되는 지방교육교부금이다.

이 교부금은 2010년부터 내국세의 20.27%로 묶여 있어 이에 따라 올해 교육청에 지급된 예산은 41조 원이라고 한다.

그런데 3세~5세 아이들을 돌보는 책임이 박근혜 정권의 공약사항으로 교육청에 새로 떨어졌으면 이에 합당한 예산이 따라 와야 한다는 교육감들의 주장은 너무나 당연하다.

한 마디로, 하고 싶어도 돈이 없는 것이다.

그 예산이 4조 원 가량인 모양인데 이 돈을 기존의 41조 원에서 빼내 쓰라는 말은 참으로 무책임하기 그지없다.

그리 된다면 대신 유.초.중등 교육이 붕괴될 것이다.

하지만 내가 볼 때 이 문제는 예산문제가 아니다. 정치문제다.

수구언론의 일방적인 비호를 받고 있는 박 정권은 보육현장과 교육 현장의 대혼란이 직선교육감들의 탐욕, 혹은 무능으로 인해 발생했다고 선전할 것이다.

임박한 총선을 보혁구도로 끌어가는데 이용하는 것이다.

나아가 교육감들의 예산편성권을 박탈해 진보 교육감들을 무력화시키려 할 것이다.

더 나아가 교육감 직선제 자체를 폐지하려는 음모의 첫 단추라고 단언한다.

수구세력이 보기에 TK를 제외한 전국의 교육청이 진보세력에게 장악당했다.

어제 공동성명에도 전국 17개 시도 교육감 중에서 대구 경북 울산을 제외한 14개 시도 교육감들이 모두 참여했다.

박 정권으로서는 이들을 가만 놔둘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이명박근혜 정권에서 김상곤 전 경기 교육감과 김승환 전북 교육감, 장휘국 광주 교육감, 장만채 전남 교육감이 검찰에 들락거렸고 곽노현 전 서울시 교육감은 감옥에까지 갔다 왔다.

현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도 허위사실공표죄로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박근혜 정권에게는 교육과 보육문제도 정치문제로 보이는 것이다.

그것이 대선 때 무상보육으로 광팔고 지금 교육감들에게 피박 씌우는 진짜 이유다.

3세~5세 아이가 없다고 신경끊고 있을 문제가 아니다.

3세~17세 자녀를 가진 모든 학부모들의 문제요, 나아가 전 국민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 이 글은 ''국민라디오 - 강기석의 생각 하나'' 코너를 통해 라디오 방송됩니다.

관리자 freemediaf@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