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당랑포선(螳螂捕蟬)이란 옛 이야기가 있다.
황작재후(黃雀在後)가 댓구를 이룬다.

“사마귀가 앞에 있는 매미를 잡는데 몰두하다가 자기 뒤에 참새가 있는 것을 모르고,
참새가 사마귀를 노리다가 총 가진 자가 뒤에 있는 것을 모른다.”

북한이 수소폭탄 실험을 하고 남한 정부가 기다렸다는 듯이 휴전선에서 대북방송을 재개하는 걸 보고 퍼뜩 떠오른 우화다.
참으로 유치하기 짝이 없는 정부다.
영 못마땅하면 차라리 이스라엘이 이란에게 했던 것처럼,
핵폭탄실험장을 폭격하겠다고 으름짱 정도는 놓을 일이지,
고작 동네 어린애들 말싸움처럼 선전방송이 뭔가.
이래서야 어디 보수세력이 감동하고 결집해서 왕창 표를 몰아주겠나.

남북한이 누가 매미이고 누가 사마귀이고 그런 사이가 아니고,
외세에 의해 갈라진 같은 매미, 같은 사마귀 처지인데 자기들끼리 찌그럭 찌그럭 끝없이 싸운다.
미국이 지난 해 한국에 팔아먹은 무기가 9조 원어치에 달한다고 한다.
북한의 위협이 더 커졌으므로 이제 더 많은 무기를 팔아먹을 수 있을 것이다.
벌써 B52 전략폭격기를 한반도에 파견하고 사드를 배치해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모양이다.
북한의 수폭실험으로 일본의 우익들도 더 신이 나게 생겼다.
군국주의화 움직임에 박차를 가하게 될 것이다.
한미일 군사동맹 강화 압박이 더 강해질 것이 분명하다.

북한의 도발이 이런 상황을 만드는 빌미를 주는 것은 물론이다.
하지만 그때마다 남한 정부의 즉흥적이고도 유치하기 짝이 없는 대응도 외국 정부의 눈에는 한심하게 보일 따름이다.
남이나 북이나 도무지 민족의 생존을 위한 지혜가 없다.
한반도를 이용해 먹으려는 외세에 남북한 정부가 놀아나고 있는 것이다.
해방 후 이런 참요가 유행했다고 한다.

미국놈 믿지 말라
소련놈 속지 말라
일본놈 일어 난다
조선놈 조심 해라

여기서 조선놈이란 남북한 다 포함하는 말일 것이다.
미국놈, 소련놈, 일본놈에 중국놈들까지 뒤에서 호시탐탐 노리는데,
조선놈끼리 조심하지 않고, 서로 용맹한 사마귀라도 되는 양 싸우는 모습이 70년 간 달라진게 없다.

* 2015년 11월 23일(월)부터 [국민라디오] 강기석의 생각 하나가 주중 매일 오전 9시 방송됩니다. 아래 플레이버튼을 클릭하시면 방송 다시 듣기가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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