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는 연탄색이랑 얼굴색이 똑같네.”
국제사회에도 새누리당 대표 김무성의 이 인종차별적 발언이 널리 알려질 것 같다.
우선 일본 교도통신이 김무성 발언 파문을 정식 기사화했다고 한다.
이제 곧 일본 언론을 통해 이 사실이 일본 사회에 널리 알려지면,
산케이 기자 명예훼손 소송과 함께 연타석으로 나라 망신살이 뻗치게 됐다. (대통령이나 여당 대표나 도대체 국격에 도움이 안 된다)
영국 로이터통신 서울 특파원도 자신의 트위터에 김무성 대표 발언을 소개하면서 “정말 어이가 없다"고 황당해 했다고 한다.
김무성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에 비유했다고도 한다.
트럼프는 멕시코 이민자 비하, 무슬림 입국 금지 주장 등 연이은 인종차별 발언으로 국제사회에서 호된 비난을 받고 있는 극우인사다.
김무성을 트럼프에 비유한 것은 탁견이다.
‘연탄색 농담’은 사실 내가 20대 때 처음 들은 농담 아닌 농담이지만 그 뿌리는 훨씬 깊고 넓고 오래 된 것이다.
인간과 세상에 대해 일관되게 왜곡된 시각을 가진 ‘사회진화론’이란 철학이 그 뿌리다.
19세기 허버트 스펜서가 영국의 산업혁명과 식민지배를 합리화하기 위해, 다윈의 진화론 중에서 ‘적자생존''(適者生存)’ 부분만을 크게 강조해 고안해낸 이론이다.
인간사회에서도 우수한 경쟁자들만이 살아남는다고 믿었다.
노동자는 노동자이기 때문에 가난하기 이전에, 가난함과 나태한 유전자를 가졌기 때문에 노동자가 됐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노동자에게는 투표권도 주지 말자고 주장했다.
개인과 마찬가지로 사회 역시 이런 방식으로 진화하는 유기체들로 간주했다.
또 사회진화론을 개인이 아닌 ‘민족’으로 이해한다면, 어떤 민족은 좀 더 진화한 민족, 우월한 민족이라는 민족 우월주의로 가게 된다.
인종차별은 기본이다.
만약 ‘국가’에 적용한다면, 진화된 우월한 국가가 열등한 국가를 집어 삼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자연스런 일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식민지가 된 국가는 민족주의, 독립운동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루라도 빨리 강한 나라의 기술과 선진제도를 받아들여 스스로 강한 나라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어디서 많이 들어 본 소리다.
그렇다. 전형적인 친일파 논리다.
김무성의 아버지가 어떤 사람인가.
미국에서는 1926년 창설된 우생학회를 통해 접수된 이 이론이 오늘날 트럼프에게 주입됐고,
한국에서는 일본 후쿠자와에게 영감을 준 이 이론이 김용주에게 전해지고,
다시 그 아들 김무성에게로 전해 졌다가 방정맞은 입쌀로 인해 툭 튀어 나온 것일 뿐이다.
그나저나 만약 김무성이 미국 대통령 오바마를 만나면,
친근감을 표시하고 싶어 입술이 몹시 근질거릴 것 같다.

* 2015년 11월 23일(월)부터 [국민라디오] 강기석의 생각 하나가 주중 매일 오전 9시 방송됩니다. 아래 플레이 버튼을 클리하시면 방송 다시 듣기가 가능합니다.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저작권자 © 자유언론실천재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