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가 16일 청와대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우리가 가는 길이 옳다고 세계가 인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외국 나들이 좋아하는 이여서 외국 평판에 신경이 많이 쓰이는지는 모르겠지만,
국민들은 외국사람들이 우리 사정을 우리만큼 잘 알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 실제로도 전혀 그렇지 않다.
영국의 가디언, 미국의 뉴욕타임스, 네이션 같은 주요 언론들은,
한국이 지금 전혀 옳은 길로 간다고 보고 있지 않다.
경제 포함, 모든 분야에서 한국의 순위는 급전직하하고 있다.

그 뿐이 아니다.
요즘엔 발언 때마다 ‘청년’을 들먹이며 경제를 걱정하고 야당을 압박한다.
자기 당 대표를 부하 다루 듯하고, 자기 당 출신 국회의장을 닦달하며 모든 법안을 올해 내로 통과시키라고 윽박지른다.
시간이 없다면, 처음부터 느닷없이 역사교과서 국정화로 평지풍파를 일으키며 금쪽같은 시간을 허비하지 말았어야지.
경제가 어렵다면, 나라 경제를 총책임지는 경제부총리가 경제는 내팽겨두고,
자기 부하 일자리 청탁이나 하고 총선이나 기웃거리게 하지 말았어야지.
그리고 새로운 법들이 전혀 경제회복에 도움이 안 되고, 청년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안 되고 노동자들을 쉽게 자르는데만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는 국민들의 우려를 설득하고 이해부터 시켰어야지.

야당이 그런 국민의 뜻을 대변해서 “그건 경제를 살리자는 법이 아니다” “그건 테러방지하고 아무 상관이 없다”고 하면 먼저 설득하고 타협해야지 무조건 통과시키라니 국회가 청와대 하부기관인가, 야당이 청와대 하수인인가.

그런데도 박근혜는 “국민이 간절히 바라는 일을 제쳐두고 무슨 정치개혁을 한다고 할 수가 있겠나”, “기득권 집단의 대리인이 됐다”, “국민과 민생을 외면하고 있다”며 거듭 거듭 야당을 맹렬히 비난하고 있다.
자기 혼자만 경제걱정하고 정치개혁을 하는 양 호들갑을 떤다.

그동안 “우리경제가 선방을 해오고 있다”고 주장하던 사람이 급작스레 위기론을 전파하자 오히려 재계가 불만이라고 한다.
가뜩이나 내년 경제상황이 올해보다 나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앞장 서 시장 불안을 심화시키고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그 정도가 아니다.
사실은 내년 경제위기를 이미 기정사실로 하고,
그 책임을 국회, 나아가 법 통과 안 시킨 야당에 씌우려 하는
고도의 정치적 셈법이 그의 발언 속에 숨어 있는지도 모른다.
''참 나쁜 대통령'' 정도가 아니라 ''진짜 나쁜 대통령''이다.


* 2015년 11월 23일(월)부터 [국민라디오] 강기석의 생각 하나가 주중 매일 오전 9시 방송됩니다. 아래 플레이버튼을 누르시면 방송 다시 듣기가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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