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에서 정치 좀 해 본 친구들, 중앙에서 오랫동안 당직에 종사했던 지인들과의 대화를 통해 얻은 결론이다. 어떤 매카니즘이 무능 부패한 호남 토호 정치인들을 큰소리치게 만들고 있는지, 어림으로나마 그 실태를 짐작할 수 있겠다.

호남 유권자들 중에서도 40% 정도는 보수 성향을 갖고 40% 정도는 진보성향을 갖는다고한다.
보수 성향 40% 중에서도 10% 정도는 실제로 새누리당 후보를 찍는다.
나머지 30%는 새누리당 지지자들처럼 이권에 휘둘리고 소문에 흔들리며 지연 학연 혈연을 보고 투표한다.

진보성향의 40% 유권자 중에서도 10%는 진보당, 정의당 같은 확실한 진보정당을 찍고, 30% 정도가 (가능하기만 하면) 후보자의 정책과 사람 됨됨이, 청렴도, 비전 등을 따지고 투표하(고 싶은)는 층.

그런데 이 40%의 진보성향 유권자들이 투표하고 싶을만한 인물이 좀처럼 공천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 문제가 된다.

그 이유.

우선, 기존의 국회의원, 군수 등을 정점으로 기득권층을 이루고 있는 토호들이 새로운 인물이 크는 것을 가만 놔두지 않는다.

둘째, 만일 그런 인물이 등장해 새정치민주연합 공천을 따내더라도 공천에 탈락한 이들은 망설임없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거뜬히 당선된다.

이들은 토호세력의 비호 속에 보수성향 40%를 기반으로 정치를 하기 때문이다.

새인물은 정치적 기반이 없기 때문에 진보성향 유권자들에게 확신을 못 주고, 20% 중도층을 공략하지 못한다.

그것이 무서워서 중앙 공천위에서는 이들 무능 부패 토호 정치인이 문제가 있어도 눈 딱 감고 공천을 주곤 했다.

또 설령 이들을 공천탈락시켰어도 이들이 무소속으로 당선되기만 하면 얼마 안 가 별다른 제재없이 슬쩍 복당시킨 관행도 이들의 무소속 출마를 부추긴 측면도 있다.

이런 공식을 염두에 두고 새정치민주연합 돌아가는 상황을 관전하면 새정치민주연합의 혁신이 왜 필요한지, 호남물갈이 등 혁신이 왜 어려운지, 혁신을 반대하는 호남 목소리가 왜 뜻밖에 높은지, 탈당을 호언하고 있는 이들의 이력이 왜 그렇게 지저분한지(탈당 복당 반복), 어느 정도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순천에서 어떻게 새누리당 이정현 같은 괴상한 정치인이 당선될 수 있는지, 그동안 큰소리쳤던 수도권 의원들이 막상 때가 되니 왜 탈당을 망설이고 있는지도 덤으로 짐작할 수 있다.

이번에 호남물갈이 소리가 다른 때보다 유별나게 높은 이유는 중간 20%가 진보 40%에 동조할 만큼, 더 이상은 못 봐 줄 만큼 무능 부패가 심해졌기 때문이다.

* 2015년 11월 23일(월)부터 [국민라디오] 강기석의 생각 하나가 주중 매일 오전 9시 방송됩니다. 아래 플레이 버튼을 누르시면 방송 다시 듣기가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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