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지지자들이 큰 혼란에 빠졌다.
지금의 당면 목표가 단순한 정권교체가 아니라,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정상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본다면,
야당 지지자들 뿐 아니라 민주주의자들 전체가 혼란에 빠질 만하다.
안철수의 땡깡, 몽니, 물틀레질 때문이다.
안철수는 “이대로 가면, 총선은 물론 정권교체의 희망은 없”는데,
“이제 당 안에서 변화와 혁신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렀”기 때문에 탈당한다고 했다.
그는 “더 큰 혁신이 배척당하고” 있다 했는데,
작은 혁신마저 저항에 부딪혀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더 큰 혁신이 가능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설명을 하지 않는다.
그는 당이 “얼마 되지 않는 기득권 지키기에 빠져 있고,
혁신을 말하지만 실제로는 혁신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했는데,
누가 그런지는 말하고 있지 않다.
일반인들은 김한길 박지원 이종걸 등 일부 비주류 인사들이
안철수가 지목하는 바로 그런 자들이라고 보는데,
정치분석가들은 안철수가 지칭하는 것은 문재인이라고 한다.
아마도 정치분석가들의 해석이 맞을 것 같다.
만일 안철수가 비주류 인사들을 지칭한 것이라면,
탈당하지 않고 문재인과 함께 혁신에 나서지 않을 이유가 없을테니까.
다만 안철수는 “새누리당 세력의 확장을 막고 더 나은 정치”라는 목표를 분명히 하고,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정치세력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 하겠다고 했다.
좋은 다짐이긴 하지만 그것은 안철수가 ‘허허벌판에서 혈혈단신’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것이 진심이라면,
어제 새벽 문 대표가 그의 자택을 방문했을 때, 맨 발로 뛰어 나와 얼싸안고,
당의 혁신과 총대선 승리를 위해 끝까지 함께 하자고 다짐하는,
아름답고 감동적인 모습을 보여 줬어야 했다.
그러나 민주주의자들이 절망을 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정치는 기존의 공식으로는 도저히 예측 불가능한 살아있는 생물이라고 한다.
이 나라의 민주주의는,
야당 붕괴의 절체절명의 순간마다 유권자의 영민한 판단력에 힘입어 되살아 나곤 했던,
믿음직한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
사실 내 주변 인사들만 해도 “이렇게 된 것 차라리 잘 된 것인지도 모른다. 앞으로 새정치민주연합이나 안철수 신당이나 서로 혁신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다 보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지도 모른다”는 의견이 상당히 많다.
안철수 땡깡정치가 절망의 끝이 아니라 희망의 시작이기를 기대해 보는 이유다.


* 2015년 11월 23일(월)부터 [국민라디오] 강기석의 생각 하나가 주중 매일 오전 9시 방송됩니다. 아래 플레이 버튼을 누르시면 방송 다시 듣기가 가능합니다.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저작권자 © 자유언론실천재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