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상한 새 정치 - 자유언론실천재단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정치의 목적은 단 하나, 더 많은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것이다.

그 권력을 가지고 뭘 할 거냐는 것은 다음 단계의 문제고,

우선은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급선무다.

새정치민주연합 내 주류-비주류 싸움도,

당을 호남지역당으로 지켜내야 자리를 차지하는 측과,

전국정책당으로 만들어야 자리가 생기는 측 간의 싸움으로 볼 수 있다.

자리 중에 제일 큰 자리가 대통령이지만, 국회의원 자리 역시 만만치 않다.

대통령될 인물이 못 되는 이들에게는 국회의원 자리가 오히려 더 중요하다.

호남지역당을 추구하는 이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너무나 분명하다.

한 마디로 호남에서 내가 차지하고 있는 자리 건들지 말라는 것이다.

혁신한다고 해서 경상도 사람, 충청도 사람들이 호남에 가서 총선에 출마하는 것도 아닐텐데 이 사람들은 무조건 자기들이 아니면 호남 차별이라고 핏대를 올린다.

물론 전국정책당을 지향하는 이들이라고 명분만 갖고 싸우는 것은 아니다.

이들이 기를 쓰고 당을 혁신하려는 이유 역시 호남 이외의 지역에서 국회의원 혹은 각 급 자치단체장 자리를 얻기 위해서임은 부인할 수 없다.

새정연이 호남지역당으로 굳어져 버리면,

다른 지역에서 한 자리 차지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 측의 가장 큰 차이는 대통령자리에 대한 비전과 전망이다.

즉 정권교체를 어떻게 이루느냐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전국정책당을 만들어 대선 승리하겠다는 말은 너무도 뚜렷이 이해하겠는데,

호남정치 복원을 통해서 어떻게 대선에서 승리하겠다는 것인지는 전혀 감을 잡을 수 없다.

그런데 안철수 의원은 아무리 봐도 국회의원 자리 정도가 아니라 대통령을 꿈꾸는 사람인 것 같은데,

실제 정치적 행보는 호남지역당 하자는 사람들 쪽으로 간다.

사람을 알려면 그 친구들을 보면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어제만 해도 안 의원이 혁신전당대회를 제안하자마자,

박지원 주승용 같은 이들은 쌍수를 들어 환영하고,

천정배 박주선 같은 이들은 아예 안 의원에게 “그거 되지도 않은 말 그만하고 빨리 탈당해서 자기들하고 같이 놀자고 한다.

당을 혁신해야 한다면서 혁신 대상자들하고 어울리고,

단합해야 한다면서 실제로는 갈등을 조장하고,

분명히 대통령이 되고 싶은 것 같긴 한데, 정권교체와는 점점 더 멀어지는 길로 가고...

안철수 정치는 참으로 괴이하다.

새 정치라는 것이 처음 해보는 것이어서 궁금도 했고 기대도 했지만,

듣도 보도 못한 괴이한 정치까지 처음하는 거랍시고 새 정치라고 우기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 2015년 11월 23일(월)부터 [국민라디오] 강기석의 생각 하나가 주중 매일 오전 9시 방송됩니다.

관리자 freemediaf@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