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닭 - 자유언론실천재단

박근혜 대통령은 닭 중에서도 싸움닭 같다.

아무 때나 누구에게나 지칠 줄 모르고 싸우자고 덤벼드는 싸움닭.

외국 순방에서 돌아오자마자 어제 긴급 국무회의를 소집해 놓고서는

야당과 노동계, 시민사회에 대해 독한 말들을 쏟아 낸다.

야당에 대해서는 “맨날 앉아서 립서비스만 하고, 경제 걱정만 하고, 민생이 어렵다고 하고, 자기 할 일은 안하고, 이거는 말이 안 된다. 위선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단다.

나아가 “앞으로 국회가 다른 이유를 들어 경제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며

“그것은 직무유기이자 국민에 대한 도전”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지난 14일 광화문에서 벌어진 민중총궐기대회를, 한 마디로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진 대규모 과격 시위와 불법 폭력 사태’로 규정했다.

복면시위대를 무려 이슬람국가 테러범들과 비교한다.

그리고는 “배후에서 불법을 조종하고 폭력을 부추기는 세력들을,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하게 처리해서, 불법과 폭력의 악순환을 끊어내야 할 것”이라고 엄정대처를 지시한다.

노동법 개악과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밀어붙여 대규모 시위를 촉발한데 대한 반성은커녕 일말의 책임감도 보이지 않는다.

이들 문제에 대해 왜 노동계가, 야당이, 국민이 결사적으로 반대하는지, 도무지 성찰이라곤 없다.

나라걱정은 자기만 하고, “내가 하는 것이 다 옳으니 너희는 그저 따라만 오라”는 독선과 오만이 풀풀 풍긴다.

이런 식으로 몰아치면 야당은 국정의 파트너가 아니라, 훼방꾼 아니면 공범이 될 수밖에 없다.

기성세대들은 여기서 또 다시 박정희의 데자뷰를 느낄 수밖에 없다.

독재자 박정희에게, 정치는 비효율적인 것이며 야당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존재일 뿐이었다.

오직 자기만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 헌신하는 존재라고 굳게 믿었다.

그래서 계엄을 내려 친위쿠데타도 하고, 여야 정치인들을 정보부로 끌어다가 고문도 하고, 개헌을 해서 유정회도 만들고 영구집권을 꾀하기도 했다.

그렇게 해서 박정희는 존경받는 대통령이 아니라 무서운 대통령이 됐다.

아무리 세상이 뒤집어 졌어도 오늘날 박 대통령이 아버지처럼 계엄을 내리고,

야당 정치인들을 잡아다 고문도 하고, 개헌을 해서 말 잘 듣는 국회를 만들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러지 못하는 것이 분할지는 모르겠지만, 구태여 그런 수단이 없이도 이미 무서운 대통령이 된 것을 보면 박 대통령이 아버지보다 한 수 위일지도 모르겠다.

* 2015년 11월 23일(월)부터 [국민라디오] 강기석의 생각 하나가 주중 매일 오전 9시 방송됩니다.

관리자 freemediaf@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