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언론사 ‘뉴스타파’ 최초 심의, 조항 적용부터 공방 치열

與 황성욱·김우석 ‘의견진술’ VS 野 윤성옥 “안건 상정부터 법적 근거 없어”

뉴스타파 측 “(심의) 법적 근거 불명확, 파행적 위원회 구조에서 일방 결정”

윤성옥 위원= (인터넷 언론사 보도물) 가짜뉴스 규제 법적 근거 없다고 저뿐 아니라 옥시찬, 김유진 위원도 이의제기 했다. 대외적으로도 비판받고 있다. 심지어 내부 팀장 11명이 문제제기 했다. 위원님들은 일부 팀장이 문제제기하는 걸로 보이냐. 저는 그 뒤에 있는 많은 직원이 보인다. 왜 안 보이냐. 대내적, 대외적으로 가짜뉴스에 대해서 위법한 심의라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위법한 심의를 강행하는 것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다. 이거 누구를 위한 심의입니까?

황성욱 소위원장=그냥 의견 말씀 주시면 될 것 같다.

윤성옥=의견을 물었다. 여기 회의다. 저 혼자 벽보고 이야기하는 자리 아니다.

황성욱=제가 답변할 의무가 있나요?

윤성옥=네. 여기 회의잖아요.

황성욱=제가 윤성옥 위원님 질문에 대해 답변할 의무는 없습니다.

▲11일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통신심의소위원회 회의에서 황성욱 소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준경 기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통신심의소위원회(방통심의위 통신소위, 소위원장 황성욱)가 11일 오전 10시 회의를 열고 인터넷 언론사 뉴스타파가 홈페이지에 게재한 기사와 유튜브 채널에 올린 동영상 등이 정보통신 심의규정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 위반 등’ 조항을 위반했는지 심의했다. 그 결과 정부·여당 추천 황성욱 소위원장과 김우석 위원 등 다수 위원의 주장으로 뉴스타파 관계자의 ‘의견 청취’를 먼저 하자고 결정했다.

이날 인터넷언론에 대한 첫 심의가 진행되면서 정부·여당 추천 위원들과 야당 추천 윤성옥 위원은 강하게 충돌했다. 윤성옥 위원은 인터넷 언론사의 보도물이 안건 상정이 된 것부터 문제를 제기했다. 윤 위원은 “안건 상정을 누가 결정했나. 통신소위 위원장이 단독으로 했나. 류희림 위원장과 합의했나”라고 물었고, 황 소위원장은 “통신소위 안건 상정 절차대로 한 거 아닌가요?”라고 맞받았다.

그러자 윤 위원은 “안건 상정 과정에 참여했으니 아실 거 아니냐. 소위원장 단독으로 했나. 류희림 위원장이랑 합의했냐. 누가 상정했는지 책임 소재를 묻고 있는 것”이라고 했고, 황 소위원장은 “민원접수 들어와서 안건으로 올라왔다. 다른 안건이랑 똑같은 프로세스를 사실상 거친 것 같다”고 답했다.

윤 위원은 “안건 상정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누구 책임으로 물을지 물어보는 것”이라고 말했고, 황 소위원장은 “누구의 책임 문제라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윤 위원은 “류희림 위원장과 소위원장의 공동 책임으로 이해하겠다”고 말했다.

▲ 11일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통신심의소위원회 회의 모습. 사진=금준경 기자.

사회질서 혼란 조항과 명예훼손 등 두 개 조항을 적용하는 것을 두고도 다툼이 이어졌다. 윤 위원은 “제가 지난 전체회의 때 우리 위원회는 가짜뉴스 (심의) 관련한 근거 법률이 없다, 위법하다고 분명 의견 드렸다. 어제 국감에서 류희림 위원장이 근거 법률로 사회질서 혼란조항과 명예훼손 조항하고 어느 조항 적용할지 명확하게 답변 안 했다. 검토하겠다는 취지로 답변했다”며 “지난주 통신소위 회의자료를 위원들한테 주셨다. 이미 사회질서 혼란 조항을 적용해서 가짜뉴스 규제를 하겠다는 거 아닌가. 국감장에서 한 답변과 대내적으로 적용하는 기준이 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회질서 혼란 조항은 특정 정보로 인해 사회질서에 혼란이 있을 때 적용하는 조항이다. 실제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은 사안에도 해당 조항을 악용해 사실상 가짜뉴스 심의에 나선다는 지적은 전부터 제기됐다.

김우석 위원은 “(가짜뉴스 신고전담센터에) 신고하고 민원이 있으면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거다. 정식으로 접수된 걸 거기에 손을 대는 순간 문제가 생기는 거다. 그게 공적 기관으로서의 자세다. 접수되면 해야 한다. 올라온 안건은 본인의 의사를 명확히 밝히고 해당없음을 할지 규제할지 의견을 이야기하면 된다”며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공공연하게 타인을 모욕하거나 사실 또는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이라고 규정돼 있다. 신고가 들어와서 규정을 적용할 때는 적극적으로 심의해야 한다. 인터뷰 핵심적인 내용이 빠진 너무나 의도적인 거다. 고의성 이런 부분을 꼭 따져야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윤 위원은 “명예훼손이 딱 떨어진다. 그럴 수 있다. 명예훼손 규제하자는 거다. 누구 명예훼손이냐. 윤석열 대통령 명예훼손이다. 왜 윤 대통령 명예훼손 사항 가지고 가짜뉴스를 규제한다고 떠들고 있는 거냐. 그래서 문제점 지적한다”고 말했다.

윤 위원은 이어 “사회질서를 혼란하게 하는 허위조작정보 당연히 적용해야 한다고 김우석 위원이 말했다. 저는 헌법재판소 (미네르바 사건 당시 허위사실 유포죄) 위헌 결정 사례를 말했다. 다시 답변해달라. 위헌 결정이 났는데, 사회질서를 혼란하게 한다는 조항으로 규제가 가능하다는 근거가 뭐냐”고 물었고, 김 위원은 “제가 답변해야 하나요”라고 맞받아쳤다.

황 소위원장이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했고, 김 위원은 “별로 하고 싶지 않은데요?”라고 말했다.

명예훼손을 적용하는 것을 두고는 심의 요건이 갖춰지지 않아 적용을 철회하기도 했다. 이승만 방통심의위 통신심의국장은 “2015년 전체회의 당시 공적 인물에 대한 명예훼손 심의신청이 있었는데, 당사자 또는 대리인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현철 권리침해대응 팀장은 “2015년 위원회 의결 사항으로 공인에 대한 명예훼손 심의신청은 당사자 또는 대리인이 심의 신청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당사자 신고를 원칙으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근혜 정부 당시 제3자 명예훼손 심의 신청 규정 개정 논란이 불거졌고 방통심의위는 공인의 경우 당사자 또는 대리인만 신청 가능하도록 결정했다. 즉,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은 당사자가 직접 심의를 신청해야 한다.

논의 결과 해당 안건에 대해 정보통신 심의규정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 위반 등’ 조항만 적용해 뉴스타파 의견청취를 의결했다. 윤성옥 위원은 안건 자체가 요건이 되지 않는다고 각하를 주장한 반면 정부여당 추천 위원들이 의견청취를 결정했다.

심인보 뉴스타파 기자는 11일 미디어오늘에 “(심의) 법적인 근거가 명확하지 않고, 파행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방통심의위 구조에서 일방적으로 결정된 사안이고, 방통심의위 내부에서도 문제제기가 나오는 상황인 만큼 결정에 따라야 하는 것인지, 심각한 의문을 갖고 있다”면서 “출석 의견진술할지 결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방통심의위가 인터넷언론 심의가 가능한지가 논란이 됐다. 방통심의위는 인터넷신문은 언론중재법의 적용을 받는다며 심의를 하지 않았으나 지난달 돌연 가짜뉴스 대응을 이유로 심의를 시작해 구성원들이 반발하는 등 논란이 됐다. 방통심의위는 인터넷게시물을 심의하는 통신심의로 뉴스타파를 심의하고 있다. 통신심의는 차단 또는 삭제를 의결할 수 있지만 법적 강제성은 없다.

* 이글은 2023년 10월 11일(수) 미디어오늘 박서연 기자의 기사 전문입니다. 기사원문 보기 클릭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트윗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