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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료 분리징수보다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이 우선이다3월 10일 전국언론노동조합 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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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3.10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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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대통령실이 홈페이지 국민제안 코너에 “TV수신료 분리징수”에 대한 국민의견을 듣겠다며 동의 여부를 묻는 게시글을 올렸다. 대통령실은 수신료가 전기요금과 함께 징수되는 현재 방식이 ‘소비자 선택권’과 ‘납부 거부권’ 행사를 제한한다는 오랜 지적을 근거로 내세웠다. 추천과 비추천 숫자로 수신료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내겠다는 발상은 어떻게 나왔는가?

중앙일보 기사 따르면 대통령이 ‘공영방송을 보지도 않는 국민까지 수신료를 내는 것이 맞느냐’며 수신료 분리징수 검토 지시를 내렸다 한다. 공영방송을 보는 사람만 수신료를 내야 한다는 대통령의 말은 취임 이후 점점 심해지는 공공성에 대한 무지를 바닥까지 드러낸 망언이다.

공영방송 같은 공공서비스는 수요와 공급의 논리나 시장 실패의 논리가 아니라 누구나 필요할 때 누릴 수 있는 기본권의 보장이다. 입시가 아닌 인격 고양에 필요한 교육을 받을 권리, 언제 닥칠지 모를 재난에 대비할 정보 획득의 권리, 불평등한 처지에 놓인 소수자의 목소리를 들을 연대의 권리는 소비자의 권리로 좁혀질 수 없다.

이토록 공공성에 무지한 대통령과 국민의힘에게 공영방송은 오직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평가하고 통제해야 할 확성기로만 보일 뿐이다. 공영방송 수신료 문제는 정치적 사안이 아니라 사회적 논의를 거쳐 낡은 방송법과 제도를 개선하며 풀어야 할 과제다. 

이런 과제는 뒤로 하고 ‘공영방송을 보지 않는 사람은 수신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발상은 TBS와 마찬가지로 재원을 통제함으로써 공영방송의 공적 기능 확대를 틀어 막고 정치적 유불리라는 모호한 잣대로 공영방송을 정쟁의 장으로 끌어 들이려는 선동에 다름아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공영방송 수신료 문제에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 법적 지위 확보, 달라진 시대 환경에 맞춘 공적 책무의 재원 마련이라는 절차와 해법을 이미 내놓았다. 수신료에 대한 비판과 대안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러나 수신료라는 공적 재원에 대한 문제의 근원이 어디에 있는지 보지 않고 징수 방식만을 바꾸겠다는 발상은 한 편의 풍자소설을 떠올리게 한다.

공중위생과 환경관리에 엉망이었던 도시에서 시민들이 악취의 고통을 호소했다. 시민의 혈세로 세비를 받고 공무를 수행하여 악취의 원인을 제거해야 할 시장은 이렇게 지시했다고 한다. “모든 시민의 코를 베어라.”

전국언론노동조합은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그리고 민주당에 강력히 요구한다. 지금이 자신의 책임은 다하지 않고 ‘혈세’를 운운하며 수신료를 들먹일 시간인가. 수십년 동안 이어진 공영방송의 정치적 구속과 압력에서 벗어나게 해야 할 책임은 당신들에게 있다. 이 책임의 시작은 바로 국회에서 몇 달 째 체류중인 공영방송 정치 독립 개선안이다. 국민의 ‘혈세’로 세비를 받는 국회의원이 해야 할 일을 언제까지 미룰 것인가?

2023년 3월 10일
전국언론노동조합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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