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끝으로 하차 입장을 밝힌 김어준씨에 이어 신장식 변호사, 주진우 전 기자도 각각 TBS라디오에서 하차한다. 16일 본회의 의결을 앞둔 TBS 예산삭감안의 여파라는 분석이다.

김어준씨는 지난 12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오늘까지 6년 두 달 보름, 324주 동안 (방송을) 해왔는데 3주 더하면 올해 말이다. 올해 말까지 하겠다”며 연말 하차를 공식화했다. 이어 “신장식 변호사와 주진우씨도 어떤 말을 할 것”이라고 했다.

▲ 연말을 끝으로 문 닫는 ‘신장식의 신장개업’과 ‘아닌 밤중에 주진우입니다’ 사진=TBS

이후 신장식 변호사와 주진우 전 기자가 차례로 하차 소식을 전했다. 신 변호사는 ‘신장식의 신장개업’에서 “12월 30일 문을 닫는다”고 했고 주 전 기자도 ‘아닌 밤중에 주진우입니다’에서 “(제작진에) 명확한 정확한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뉴스공장’과 ‘신장개업’은 TBS 간판이다. 뉴스공장은 2018년 이후 20분기째 청취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고 신장개업도 지난 분기 최고 자체 청취율을 갱신하며 3분기 연속 저녁 시사 프로 1위를 차지했다. 두 프로그램의 흥행에 힘입어 TBS FM은 점유 청취율 16.2%로 조사 대상 서울, 수도권 라디오 채널 20개 가운데 2위를 기록했다.

동시에 자주 심의 대상에 올랐다. 올해 상반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 내역을 보면 뉴스공장 심의가 14건으로 가장 많았고 신장개업도 4건 심의를 받았다. 뉴스공장은 최근까지 경고 2회, 주의 8회 등 총 10건의 법정제재를 받았다.

하차의 결정적 배경은 내년의 ‘예산삭감’이다. 지난달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올해 출연금보다 88억 원 삭감된 '서울시 미디어재단 TBS 출연 동의안'을 가결했다. 2021년 전년 대비 55억 원 예산이 줄어든 데 이어 올해도 추가 삭감됐다. 내년도 출연금 예산 230억 원은 TBS의 올해 '인건비'와 비슷한 수준이다.

▲ 방송 진행하고 있는 주진우 전 기자. TBS유튜브 갈무리

신장식 변호사와 주진우 전 기자는 이것이 언론탄압이라며 서울시의회를 입을 모아 비판했다. 신 변호사는 이형기의 시 ‘낙화’를 읊으며 “항의와 연대, 무엇보다 TBS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볼모로 잡은 작금의 인질극에서 인질을 먼저 살리기 위한 선택”이라고 말했고 주 전 기자는 “특정인, 특정 프로그램이 밉다고 조직의 밥줄을 끊는다. 최악의 언론탄압이다. 오세훈 시장을 언론탄압의 주인공으로 기억하겠다”고 했다.

한편 TBS는 내년 2월 이사진 교체를 앞두고 있어 TBS 인적개편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오는 2월 새 대표가 취임하고 이사회 구성이 절반 이상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 임원 임명권이 서울시장에 있고 임원추천위원회가 여당 우세 비율로 구성돼 서울시의 입김이 더 세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 이글은 2022년 12월 13일(화) 미디어오늘 박재령 기자의 기사 전문입니다. 기사원문 보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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