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이강택 TBS 대표이사(왼쪽).

“굶어 죽으라는 얘기죠.” (이강택 TBS 대표이사, 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제11대 서울시의회 국민의힘이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폐지’를 1호 조례안으로 상정한다. 서울시의원 112명 중 국민의힘 소속은 76명으로, 조례안 통과는 시간문제다. 조례안이 통과되면 서울시가 매년 TBS에 지원해온 출연금이 사실상 중단될 수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보궐로 취임한 지난해 서울시는 전년 대비 55억 원 감소한 320억 지원을 결정했다. 2021년 기준 TBS 서울시 재정의존도가 72.8%이고, TBS는 법적으로 상업광고를 할 수 없다.

이강택 TBS 대표이사는 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같은 움직임을 두고 “작년까지는 (국민의힘에서) TBS는 왜 교통 콘텐츠만 얘기하지 다른 거 하느냐고 질타를 많이 하다 갑자기 교통 콘텐츠는 낡은 거 아니냐며 교육으로 개편하라더니 이번에는 아예 그냥 너네 자체가 이제는 없어도 되겠어 이렇게 얘기하는 것”이라며 “굉장히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에 대해 적의를 가지고 계신 것도 알지만 너무 과잉”이라 덧붙였다.

이 같은 상황이 결국 <김어준의 뉴스공장> 때문으로 보느냐는 진행자 질의에 이강택 대표이사는 “그건 명확하다. 시사보도 완전 박탈, 시보완박이다. 교육방송화라든지 재단 폐지라든지 일관된 맥락”이라고 답했으며 현 상황을 “현대판 분서갱유”라는 표현으로 묘사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1호 조례안은 1년 유예기간을 둘 예정으로 알려졌는데 이에 대해선 “공공기관 예산이 보통 그 전해 8월 정도면 만들어진다. 본격적인 압박이 시작된다는 얘기”라고 답했으며 편성독립을 위해 재정독립이 필요하다는 주장엔 “독립이라는 이름 하에 실제로는 추방”이라고 반박했다. TBS가 사라질 경우 소속 직원을 다른 서울시 산하단체로 지원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움직임에 대해선 “제가 보기엔 그냥 하는 소리다”라고 답했다. 고용보장이 어려울 것이란 의미다.

▲TBS.

이강택 대표이사는 “CBS도 특수 목적 방송으로 출발했지만 종합편성화됐고 저희도 똑같다. 현재 (TBS는) 라디오 채널 점유율 2위, 아침저녁 시사프로그램 1위를 하고 있다”고 언급한 뒤 “미디어재단으로 설립허가를 받을 때도 방통위로부터 시민참여형 지역 공영방송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허가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법에 따라) 캠페인 광고밖에 못 한다. (서울시) 재정의존도는 70%가 넘는다. 그게 확 없어진다고 하면 어떻게 살아남겠나”라고 되물었다.

TBS는 종합감사 결과에 따른 압박도 예상된다. 지난달 27일 서울시 감사위원회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프로그램 법정 제재가 많았는데 후속 대처가 미흡했다며 이강택 TBS 대표에게 기관장 경고, 프로그램 진행자 등에게 계약서 없이 출연료를 지급했다는 이유로 기관 경고를 통보했다. 모두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관련된 사안이다.

이강택 대표이사는 “출연료 서면계약은 작년 7월부터 이미 시정한 것이고, 사실 방송사들이 관행으로 하지 않았던 것”이라며 “다 같이 앉아 있었는데 우리만 불러 가지고 너는 왜 앉아 있었어라고 뭐라고 하는 것과 똑같다”며 기관 경고의 부당함을 호소했다. 기관장 경고 사유와 관련해선 “편성 책임자는 제가 아니다. 대표이사가 프로그램을 사전에 건드리면 검열이 된다”며 “대표이사로서 한계가 있는데 방송 독립성에 대해 전혀 참작이 안 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지나치게 편파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그렇게 볼 수 있는 부분도 전혀 없진 않다고 본다. 다만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서 <뉴스공장>에 대해 제대로 된 평가가 한 번도 내려진 적이 없다”고 답했다. ‘방송 탄압’ 논란과 관련한 이날 인터뷰가 MBC에서 이뤄졌다는 점은 상징적이다. MBC는 정권교체 이후 ‘방송 탄압’이 우려되는 1순위 방송사다.

* 이글은 2022년 07월 04일(월)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의 기사 전문입니다. 기사원문 보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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