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언론실천연대 측 “언론인들이 오 후보를 지지하는 듯한 인상줘”

서울신문, 2010년에도 오세훈 등 한나라당 후보 사무실 프레스센터 임대

서울신문이 프레스센터에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선거사무실을 내줘 비판이 나왔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선거대책위원회가 지난 13일 선대위 주요 인선을 발표하며 선거운동에 나선 가운데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1층에 사무실을 임대했다. 해당 사무실의 건물주가 서울신문인데 언론사가 특정 후보에게 사무실을 임대하고 언론단체들이 모여있는 프레스센터에 오 후보의 얼굴을 담은 현수막을 내걸게 한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이 나왔다.

바른언론실천연대(언실련, 공동대표 고광헌·김기만)는 지난 13일 “서울신문사는 오세훈 후보와의 선거사무소 임대계약을 즉각 취소하고 프레스센터 벽면에 걸린 선거광고물도 즉각 철거하라”라는 성명을 내고 “오 후보의 이 플래카드는 프레스센터가 한국언론의 요람이라는 점을 악용해 언론인들이 오 후보를 지지하는 듯한 인상을 유권자들에게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묵과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벽면에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현수막이 걸렸다. 사진=독자제공

언실련은 지난달 19일 창립한 단체로 ‘언론인이 주체가 되는 언론개혁’을 추구하는 전직 언론인 모임이다. 고광헌 공동대표는 전직 서울신문 사장이고, 김기만 공동대표는 전직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 사장이다.

김 대표는 이날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프레스센터 1~11층은 서울신문 소유, 12~20층은 코바코 소유인데 오 후보 선거사무실은 11층에 있으니 서울신문이 계약 주체”라며 “서울신문은 언론사로 공익을 추구하는 곳인데 특정 후보의 선거사무실을 임대해주는 게 맞느냐”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오 후보 얼굴이 나온 현수막을 프레스센터 벽면에 내건 것도 비판했다. 그는 “프레스센터 안에는 기자협회, 언론노조, 관훈클럽 등 다수의 언론기관이 상주하는 곳인데 마치 이 단체들이 오 후보를 지지하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며 “서울신문은 자신들에게 임대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할 게 아니라 언론의 본분을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호반건설이 서울신문을 인수하자마자 이런 문제가 일어났다”고 덧붙였다.

성명에 따르면 프레스센터에는 한국기자협회, 전국언론노조, 한국언론진흥재단,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 관훈클럽, 대한언론인회, 한국편집기자협회, 한국사진기자협회, 한국어문기자협회, 언론중재위원회, 신문윤리위원회, 서울외신기자클럽(SFCC)은 물론 다수의 지방언론사 서울지사와 외국언론이 입주해 있다.

언실련은 이날 성명에서 오 후보도 비판했다. 언실련은 “언론단체들이 대거 입주해 있는 프레스센터를 자신의 선거 홍보수단으로 악용하는 오 후보의 몰상식한 행위는 그의 삐뚤어진 언론관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언실련 측은 이날 서울신문을 방문해 오 후보 사무실 입주에 대해 항의했다.

서울신문 노조는 아직 상황 파악을 못했다는 입장이다. 언론노조 서울신문지부 관계자는 14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어떤 상황인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 2010년 5월12일 기자협회보 기사

오 후보는 10여년 전에도 프레스센터에 선거사무실을 차렸다. 2010년 5월 오세훈 당시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는 프레스센터 1층 갤러리에 선거대책본부를 차렸고, 서울시 교육감 한나라당 예비후보인 김영숙 후보는 프레스센터 9층을 임대해 선대본부를 차리고 자신의 얼굴이 나온 대형 걸개를 걸었다. 당시에도 서울신문이 임대인이었다.

[관련기사 : 언론사 사옥에 오세훈 후보 선거사무소]

* 이글은 2022년 05월 14일(토)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의 기사 전문입니다. 기사원문 보기 클릭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저작권자 © 자유언론실천재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