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기간 세 차례 YTN‧MBC 항의방문…방송법 위반 고발

‘수신료 폐지’ 언급한 여의도연구원장 출신 성동규도 눈길

▲지난 1월14일 MBC항의방문에 나섰다 시민들의 항의에 부딪힌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왼쪽에 마스크 코 밑으로 내려온 이). ⓒ김용욱 기자

대선 기간 ‘편파방송’을 주장하며 세 차례나 YTN‧MBC 항의방문을 주도했던 국회 인사와 여의도연구원장 출신 언론학자가 방송통신 미디어 독임제 부처 설치 등 차기 정부 방송통신 정책의 주요 밑그림을 그릴 것으로 보인다.

최근 차기 정부 인수위원회 구성이 완료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는 방송통신 분야를 담당하는 과학기술교육분과 간사로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을 임명했다. 서초구청장 출신의 박 의원은 현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로, 2019년 자유한국당 미디어특별위원장을 역임했다. 그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공공성은 지랄이고 친親문재인 방송은 몰라라 하고 진짜 중요한 건 1%도 안 한다”며 “있어선 안 될 조직”이라 주장했고, 대정부 질문에선 “주진우‧김어준 등 친정부 인사들이 공영방송을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대선 기간에는 ‘돌격대’를 자임했다. 지난해 11월18일 YTN ‘뉴스가있는저녁’이 편파방송의 극치라며 YTN 항의방문을 주도했으며, 지난 1월13일에도 ‘뉴있저’와 ‘돌발영상’이 편향적이라며 YTN을 항의 방문해 언론계의 비판을 받았다. 지난 1월14일에는 김건희씨 녹음파일 방송편성에 반발하며 MBC 항의방문을 주도했으며,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박 의원 등을 방송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박 의원은 과거 “우리 당 입장에서 편파 왜곡 보도가 반복되면 출입정지를 시키겠다”며 삼진아웃제를 예고했다 철회한 적도 있는데, 이 같은 박 의원의 이력이 향후 인수위에서의 방송정책 방향을 짐작하게 한다.

과학기술교육분과 전문위원 가운데는 성동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가 가장 눈에 띈다. 2019년 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에 의해 여의도연구원장으로 발탁돼 최근까지 국민의힘 미디어정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성 교수는 지난 18일 방송학회 토론회에서 “새 정부에서 반드시 미디어 관련 부처 일원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독임제부처인 디지털미디어혁신부(가칭) 신설 및 공영미디어위원회 설치 등을 예고했다. 성 교수는 “BBC도 총리가 수신료를 폐지하겠다고 나섰다. (수신료 폐지가) 우리와 무관하지 않은 아젠다”라며 대외적으로 KBS를 압박하고 있는 모양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윤석열 당선자 비서실장)과 중앙대 신문방송학과 선후배다.

이밖에 방송통신 분야를 담당할 것으로 보이는 전문위원으로는 최수영 전 시청자미디어재단 경영기획실장이 보인다. 박근혜정부 청와대 대변인실 선임행정관 출신으로 KBS 시청자위원도 역임했다. 지난해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당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측 공보단장을 맡았다. 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김영관 방송기반국장을 전문위원으로, 이소라 이용자보호과장을 실무위원으로 파견했다. 이밖에 언론계 쪽 인사로 안호림 인천대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가 실무위원으로 참여했는데 방통위 내에서도 잘 모르는 인사다.

이밖에 인수위 외곽에서 MB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이었던 이동관 인수위 특별고문이 움직일 것으로 예측된다. 이동관 고문은 MB정부 초반 언론정책을 좌우했던 인사로 평가받는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실 진성오 보좌관 등이 새 정부 방송통신 정책 밑그림 작업에 도움을 줄 것이란 관측도 있다. 방통위‧방통심의위의 인수위 업무보고는 24일 오후 삼청동에서 열린다.

인수위를 향한 언론계 관심사는 부처 개편이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이재명 대선 후보가 과기정통부‧방통위‧문체부에 흩어져있는 방송통신 미디어 분야를 아우르는 부처 신설을 공약했던 만큼 새 부처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민주당이 반대할 명분을 찾을 수도 있다. 성동규 교수 주장대로 공영미디어위원회를 따로 떼어내 구성할 경우엔 ‘공영미디어’ 범위 설정이 관건이다. KBS‧EBS만 포함시킬 경우 공영방송 ‘게토화’가 우려된다. 때문에 해당 위원회를 구성할 거면 신설 독임부처 내 소속기관으로 두는 게 낫다는 지적도 있다. 방통위 내에서는 과기정통부와 업무영역이 쪼개져 일을 못 한 것이지 위원회라는 합의제 구조가 문제였던 것은 아니라며 독임제가 아닌 합의제 유지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인수위를 향한 언론계의 또 다른 관심사는 ‘방송장악’이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16일 ‘공영언론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란 주제의 토론회를 열고 “이번처럼 방송이 편파적이고 특정 캠프의 스피커 역할을 한다는 느낌까지 든 적은 처음이다”(김기현 원내대표), “왜곡‧편향된 사람들이 언론사 주력 세력이 됐다”(황보승희 선대위 공정방송감시단장)는 등 발언을 쏟아냈다. 인수위가 이 같은 주장을 근거로 공정성 강화를 위해 공영언론 지배구조개선에 나서거나, 또는 ‘인적 청산’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는 ‘돌격대장’ 박성중 의원에게 힘이 실리는 모양새여서 MB정부 때처럼 후자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앞서 박 의원은 2020년 9월 KBS 이사회를 여야 추천 7대6 구조로 바꾸고 사장 임면 제청시 재적 이사 3분의2 이상 찬성으로 의결하게 하는 특별다수제를 도입하는 방송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어, 차기 정부에서 이 같은 지배구조 개편을 주도할지도 관심사다.

* 이글은 2022년 03월 23일(수)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의 기사 전문입니다. 기사원문 보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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