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 ‘업무정지 취소’ 재판 연기에 대선 노린 시간끌기?

MBN의 6개월 업무정지 처분에 대한 본안소송 첫 변론기일이 연기됐다. 10개월 만에 첫 변론기일이 예정됐으나 MBN 측 요구로 한 달 미뤄졌다.

언론계 일각에서는 MBN이 본격적인 시간 끌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대선을 앞둔 만큼 정권교체가 이뤄지는 상황 등을 가정, 최대한 시간을 미루면서 업무정지 처분에 대한 효력을 사실상 무마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매경미디어그룹 본사 앞. 사진=정민경 기자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은 4일 오전 11시 MBN과 방송통신위원회 간의 행정소송 첫 변론기일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MBN 법률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측에서 지난 3일 담당 변호사 추가 지정서와 절차 진행에 관한 의견서를 제출하면서 변론기일 연기를 요청했다. 재판부는 MBN 측 요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첫 변론기일은 내달 23일로 미뤄졌다.

MBN은 방통위의 6개월 업무정지 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을 지난 1월 제기한 바 있다. 본안소송에 앞서 MBN은 ‘자본금 불법 충당’으로 방통위가 내린 6개월 업무정지 처분에 대해서도 집행정지를 신청, 집행정지 일부 인용 결정을 받아냈다.

MBN 측은 ‘준비서면을 검토할 시간을 달라’며 재판부에 변론기일 연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준비서면은 변론에서 진술하고자 하는 사항을 기재해 법원에 제출하는 서면을 의미한다.

일각에선 MBN이 시간 끌기 작전에 돌입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선 과정에서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경우 자신들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가정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 사진=미디어오늘

심영섭 경희사이버대 미디어영상홍보학과 겸임교수는 “새로운 정치적 변화를 기대하면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상황이 오길 바라며 연기한 것”이라고 바라봤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정무적 판단이 들어간 것 같다”며 “아직 1심이고 어차피 대법원까지 가게 될 테니 방송은 상당 기간 무리 없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선 정국에서 재판부가 무리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자신들에게 부담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을 노린 것 같다”며 “여든 야든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특히 보수 정부가 들어서면 자신들에게 유리한 환경이 될 수도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MBN 측은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변론기일 연기는 재판 중 일어날 수 있는 과정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MBN 관계자는 “소송 단계에서 서류 검토 시기가 부족해 요청했을 뿐”이라며 “재판부에서 승인이 됐고 재판 과정 중 하나로 바라봐 달라”고 설명했다.

* 이글은 2021년 11월 05일(금) 미디어오늘 조준혁 기자의 기사 전문입니다. 기사원문 보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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