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사주 의혹’ 무단 인용한 조중동 등 8개 신문사 ‘주의’

윤석열 전 검찰총장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다른 언론사의 단독·인터뷰 보도를 무단 인용한 신문사들이 한국신문윤리위원회로부터 ‘주의’ 제재를 받았다.

신문윤리위는 지난달 13일 회의를 열고 한국경제와 헤럴드경제, 국민일보, 동아일보, 서울신문, 조선일보, 중앙일보, 머니투데이 등에 ‘주의’ 제재를 내렸다. 이 신문사들은 타 매체의 보도를 인용하면서 ‘일부 언론’, ‘한 언론’, ‘한 인터넷 언론매체’, ‘언론 인터뷰에서’, ‘보도가 나왔다’ 등의 애매한 표현을 사용하거나 아예 구체적 출처를 밝히지 않기도 했다.

▲지난 9월3일자 한국경제 6면. 뉴스버스 매체 보도를 인용하면서 출처를 모호하게 밝혔다.

한국경제는 뉴스버스의 단독 보도를, 헤럴드경제와 국민일보, 동아일보, 서울신문, 조선일보, 중앙일보 등은 세계일보의 단독 보도를, 머니투데이는 동아일보와 경향신문의 인터뷰 기사 출처를 제대로 밝히지 않고 모호하게 인용했다.

신문윤리실천요강 제8조 ‘저작물의 전재와 인용’을 보면 언론사와 언론인은 타인의 저작권을 침해해서는 안 되며 저작물을 전재 또는 인용할 때는 출처를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타 언론사의 보도와 논평을 표절해서는 안 되며 출처를 명시하지 않고 실체적 내용을 인용해서도 안 된다.

뉴스버스는 지난 9월2일 “[단독] 윤석열 검찰, 총선 코앞 유시민·최강욱·황희석 등 국민의힘에 고발 사주” 기사를 보도했다. 뉴스버스는 “지난해 4·15 총선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검찰(당시 검찰총장 윤석열)이 당시 제1야당이었던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측에 범 여권 정치인들에 대한 형사 고발을 사주한 사실이 2일 확인됐다”고 했다.

같은 달 3자 6면에 한국경제는 “검(檢), 유시민 등 여권 인사 ‘청부고발 의혹’ 논란/ 윤석열 ‘모르는 일’… 이낙연 ‘윤(尹), 검찰권 사유화’” 기사를 보도했는데, ‘뉴스버스’ 기사 내용을 인용하면서 ‘한 인터넷 언론매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신문윤리위는 “한국경제는 뉴스버스의 보도를 인용 보도하면서 구체적인 출처를 밝히지 않은 채 ‘한 인터넷 언론매체’로 표기했다”며 “이러한 보도는 다른 언론사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신문의 신뢰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일보는 지난 9월14일자 1면에 “작년 3월 대검서 ‘윤석열 장모의혹’ 대응문건 작성” 기사를 보도했다. 세계일보는 지난 9월13일 3쪽 분량의 문건(이하 ‘총장 장모 의혹 대응 문건’)을 입수해 “이 문건은 최씨를 ‘피해자’ 혹은 ‘투자자’로, 다른 사건 관계인은 ‘피고인’으로 표현하면서 최씨를 변호하는 구조로 기술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9월14일자 세계일보 1면 단독 보도.

▲지난 9월14일자 세계일보 4면 단독 보도.

세계일보 보도 내용을 인용하면서 동아일보는 아예 출처를 언급하지 않았다. 헤럴드경제와 국민일보는 ‘일부 언론’, 조선일보는 ‘한 언론’이라고 표기했다. 서울신문은 ‘세계일보’ 대신 ‘법조계’라는 표현을, 중앙일보는 ‘보도가 나왔다’라는 표현을 썼다.

▲지난 9월8일자 머니투데이 6면. 김웅 국민의힘 의원을 인터뷰한 동아일보와 경향신문 기사를 인용 보도하면서 출처를 제대로 밝히지 않았다.

* 이글은 2021년 11월 03일(수) 미디어오늘 박서연 기자의 기사 전문입니다. 기사원문 보기 클릭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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