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방송공사법상 이사회 기능을 초월하려는 자 △EBS 공적 책무를 이해하지 못하고 제작·편성 개입 계획을 밝힌 자 △뉴미디어 기술에만 몰두한 자 △지역활동으로 행사 기획 경력이나 위촉·자문 이력만 나열한 자 △국민을 위한 공개 지원서를 부실하게 작성한 자

언론계 현업인들이 차기 EBS 이사로 선출돼선 안 된다고 밝힌 사례들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20일 방송통신위원회의 EBS 이사 공모에 지원한 이들의 지원서를 검토해 “EBS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확보하고 주요 업무를 의결할 이사로서 선출되지 말아야 할 지원자 유형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가장 먼저 비판한 유형은 ‘한국교육방송공사법 제14조에 명시된 이사회의 기능을 초월한 지원 동기 및 직무수행계획을 제출’한 경우다. 해당 법에 따르면 이사회는 EBS 방송의 종합적인 기본계획, 예산·자금계획 및 운용계획, 경영평가, 방송시설 설치·폐지 등을 심의·의결할 수 있다.

언론노조는 “‘노동조합과의 협상’을 직무수행 계획에 적거나 현재 방송 및 신문 등은 현 정부의 홍위병 이라 주장하며 국민의 분열을 부추기는 단체의 공동대표 이력을 이사의 직무와 연결 짓는 지원자도 있다”며 “이사회 기능을 숙지하지 않은 채 경영·인사·편성 등에 개입하려는 이들이 공영방송 이사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 주장했다.

▲EBS 일산 사옥 ⓒEBS

EBS 방송 제작 등에 개입하겠다고 밝힌 지원자들도 반대했다. 언론노조는 “자신이 가진 교육관에 따라 EBS 프로그램 편성과 제작에 적극적인 의견을 개진하겠다는 지원자도 있었다. 무엇보다 EBS의 공적 책무를 공교육과 그 보완 기능으로만 이해하여 EBS를 ‘수능방송’이며 ‘정부예산을 받고 방송 교재 수익이 있다는 이유로 위기에 둔감’하다고 평가한 자” 등을 지적했다.

방송·미디어 분야 경력을 “우호적 자기평가로 나열”한 지원자들도 배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권·노동·환경·젠더·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행해야 할 EBS의 공적 책무를 심의·의결하기에 충분한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다. “4차 산업혁명, AR, VR, 메타버스 등 콘텐츠 및 플랫폼 시장 상황이 불투명한 뉴미디어 기술에 몰입해 EBS 콘텐츠의 무리한 확장을 추진하겠다는 일부 지원자 역시 이사의 직무를 넘어 제작과 편성에 개입할 우려가 높은 유형”이라고도 했다.

지역활동으로 지역 방송 프로그램이나 행사 기획 경력, 지역과 무관한 언론 단체 활동 이력,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의 위촉·자문 이력 등을 제시한 경우도 부적절하다고 봤다. 언론노조는 “지역활동을 단순히 지역 방송프로그램의 기획과 제작 경력, 지역 관련 연구 실적, 지역사회 봉사 이력만으로 이해하는 지원자들은 어느 때보다 중앙·지역 간의 격차, 지역 간 격차가 심화되는 시기, ‘지역 방송’의 위기가 아닌 ‘지역 문화’의 위기에 대응해야 할 EBS 이사로서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원서에 지원동기만을 간략히 적고 직무수행 계획이나 분야별 전문성은 빈칸으로 제출한 이들을 비판했다. 방통위는 내부 심사용과 시민 의견 수렴을 위한 공개용 지원서를 별도로 받아 이날까지 공개용 지원서를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언론노조는 “국민 의견 및 질문을 위한 지원서를 불성실하게 작성한 이들이 과연 EBS 시청자와 시민에게 이사회의 투명성과 개방성을 견지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한 뒤 “소속과 직위만을 나열하고 EBS 이사 직무와의 어떤 연관성도 서술하지 않은 지원자들은 자신의 이력에 한 줄 더 추가하려는 명예욕에만 몰두한 이들”이라 했다.

한편 언론노조는 EBS 이사 후보로 지원한 22인 전원에게 네 가지 공통 질문을 던졌다. △어떤 관점으로 EBS 이사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지 △향후 한국교육방송공사법이 개정돼 이사회에 사장 추천권이 부여되면 시민 참여와 평가를 반영할지 △다수의 비정규직·프리랜서 노동자 등 불안정 고용과 근로자 지위 불인정에 이사회가 어떤 역할을 할지 △수익전략과 공적 책무가 어떻게 조화를 이뤄야 하는지 등이다.

* 이글은 2021년 08월 20일(금) 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의 기사 전문입니다. 기사원문 보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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