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없다”는 국민의힘, 안에선 ‘부글’

임지선·박순봉 기자 vision@kyunghyang.com

2020-10-14 21:07 입력 2020-10-14 21:08 수정

김선동 사무총장 돌연 사퇴중진들, 김종인에 불만 표출국민통합특별위 첫 회의에선총선 비례 20번 안에 25%를‘호남 출신’ 배정 방안 의결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이 갈팡질팡하고 있다. 선거 실무를 총괄해야 할 사무총장이 14일 사퇴했고 인물난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경선준비위원장 선임 과정도 매끄럽지 못했다. 당은 경선준비위를 여당보다 빨리 출범하고 서울시장 보궐선거 승리를 위해 호남 민심에 다가서고 있지만 내부 잡음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12일 경선준비위를 발족하며 보궐선거 준비에 속도를 붙였다. 하지만 유력 후보군은 보이지 않는 데다 당은 ‘김종인 1인 체제’만 강고해지는 모습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CBS 라디오에서 “(당내) 갈등이라고 할 만한 상황이 없다”고 말했지만 당내는 시끄럽다. 김선동 사무총장이 이날 갑작스럽게 사의를 표명한 게 단적인 장면이다.

경선준비위 부위원장인 김 사무총장이 서울시장 선거 출마 후보군으로 거론되면서 경선 주요 업무를 맡으면 안 된다는 반발이 쏟아졌다. 결국 외부인사인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를 경선준비위원장으로 끌어왔지만, 그마저도 당내 계파 갈등으로 무산됐고 대구가 지역구인 3선의 김상훈 의원이 위원장을 맡게 됐다. 선거를 앞두고 사무총장 및 경선준비위 부위원장 자리가 공석이 된 것이다.

라임·옵티머스 사태 등 여권의 ‘악재’에도 지지율이 오르지 않자 중진들도 불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독선적 당 운영에 대한 비판을 공론화하고 있다.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더불어민주당에 내준 뒤 국회 운영에서 계속 밀린다는 비판이 대표적이다. ‘18 대 0’ 구도는 김 위원장 판단이 강하게 작용했다. 한 비대위원은 “비대위 내에서도 공유되는 것이 거의 없다”며 “당 색깔도 정해진지 몰랐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전 의원은 “김종인 비대위 들어서 당이 잘 운영되는 듯한 모습이 보였으나 희망고문”이라며 “후보도 없고, 바뀐 것도 하나 없다”고 비판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주요 후보군을 보면 김 사무총장을 비롯해 권영세·박진·윤희숙 의원, 김용태·나경원·오신환·이혜훈·지상욱 전 의원, 조은희 서초구청장 등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 위원장은 국민통합특별위원회 첫 회의를 열고 차기 총선에서 비례대표 순번 20번 안에 25%를 호남 출신 인사로 배정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향후 의원총회와 비대위에서 확정된다. 김 위원장은 호남을 다시 찾을 예정이고 주 원내대표도 이달 말 당 소속 국회 예결위원들과 호남을 방문한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영향력이 큰 호남 민심을 잡아야 한다는 취지다. 김 위원장은 “서울 인구 구성을 보면 호남 (출신)이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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