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북 변수 돌출… 여 ‘안보론’ 야 ‘무능론’

ㆍ새누리·청, 무인기 등 불안심리 최대한 키우기
ㆍ야당은 ‘정부 안보 구멍’ 강조로 파급력 줄이기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북한 변수’가 급부상하고 있다. 연초 ‘통일 대박론’에 훈풍으로 시작했던 ‘북풍(北風)’은 서해 사격훈련과 무인항공기 쇼크로 한순간에 돌풍으로 바뀌었다. 2010년 지방선거 결과를 가른 ‘평화냐, 전쟁이냐’는 화두처럼 이번에도 북한 변수가 표심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모은다.

여권은 북한 변수를 적극 활용하고 나섰다. 남북 긴장이 커지면 안보를 중시하는 보수정권에 힘이 실리고, 국가정보원 문서위조 사건 등 야권이 주도하는 의제들이 묻힐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은 3일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폭탄이나 생화학 무기를 탑재하면 특정 목표에 대한 테러도 가능하다”고 불안심리를 키웠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북한 무인기를 거론하면서 “국가 안보에 관한 것이기에 여야를 떠나 국회 국방위를 중심으로 재발 방지대책이 4월 국회에서 확실하게 마련돼야 한다”고 ‘안보론’으로 야당의 국회 협조를 압박했다. 당내 강경파들은 ‘야당=종북’ 식의 낙인찍기도 다시 시도하고 있다.

청와대도 제 발로 굴러온 호재를 한껏 활용하고 있다. 청와대는 연일 북한 무인기 상황을 중계방송하듯 브리핑하고 있다. 민경욱 대변인은 “어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의는 오후 5시부터 3시간 동안 열렸다”고 이례적으로 진행 시간까지 설명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안보 무능론’을 내세워 북한 쇼크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고위정책회의에서 “북한 도발도 문제지만 현 정부의 예방 대처능력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장병완 정책위의장은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은 선거철만 되면 안보를 외치지만 북한 도발에는 형편없는 무능을 노출하고 있다. ‘선거용 안보’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북한 변수가 어느 쪽에 유리하게 작용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과거 선거에선 북풍의 지나친 활용은 역효과를 불렀다. 2010년 6·2 지방선거는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전쟁 불사” 발언 등 과도한 ‘천안함 드라이브’가 전쟁 불안감을 키우며 오히려 여당이 패했다. 당시에는 야당의 ‘여권=호전적 위험 세력’이란 역공이 오히려 효과를 봤다. 2000년 4·13 총선 때는 당시 여당이던 새천년민주당과 김대중 정부가 선거를 3일 앞두고 남북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발표했지만 결과는 여당의 패배였다.

< 이용욱 기자 wood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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