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상식’으로 돌아와야 합니다.”

한국PD연합회(회장 홍진표, 이하 PD연합회)가 17일 서울 수유동 아카데미하우스에서 개최한  2014 PD전국대회에서 ‘2014 PD 선언’을 통해 캐치 프레이즈를 이 같이 발표했다. 이날 오전 지난 2012년 170일간의 파업으로 해고 등 징계를 받은 MBC의 PD와 기자 44명이 징계무효 소송에서 승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캐치 프레이즈의 의미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전국 각지에서 모임 170여명의 PD연합회 소속 회원들은 제작 자율성이 훼손된 방송 현실에 대해 토로하고 새해 다시 한 번 도약하기 위한 각오를 다졌다. 

PD연합회는 ‘2014 PD선언’에서 “사회적 약자에게 눈을 돌리면 비제작부서로 발령이 나고 출연자의 성향을 문제 삼아 예능프로그램을 통째로 날려버리기까지 한다”며 “우리 사회를 최소한의 상식이 통하는 곳으로 돌려놓기 위해 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홍진표 PD연합회장은 “한국 사회 전체가 우울한 분위기 속에서 PD들이 과거에 비해 위축된 상황”이라며 “이 자리에 함께한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이하 동아투위) 선배들 우리보다 더 어렵고 혹독한 시간을 겪어왔는데도 지금까지 한국의 언론 자유와 민주화를 위해 열심히 싸우고 있다”며 “우리들도 조금씩이나마 이상을 실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 홍진표 한국PD연합회장이 “우리 PD들도 조금씩이나마 이상을 실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PD저널

▲ PD 대표가 나와서 ‘2014 PD선언’을 낭독하고 있다. ⓒPD저널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나아가길 바란다”…“진실은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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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여년 전 언론의 자유를 외치다 강제해직된 동아투위 허육 PD연합회 명예PD는 “바로 건너편에서 동아투위 전원이 합숙하며 장차 우리 언론이 어떻게 될 것인가 밤새 토론을 하기도 했다”며 “우리들이 못 다 이룬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기 위해 우리보다 더 훌륭한 여러 후배들이 앞으로 나가길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박건식 MBC PD협회장은 “오늘 승소 판결이 난 것을 보며 한편으로는 왜 이게(파업 투쟁) 소송까지 가서 판결을 받아야 하는 문제인지, 꼭 법원까지 갔어야 했는지에 대해 화가 났다”며 “오늘 승소한 사람들에게 박수를 보내달라”고 말했다.

강영숙 EBS PD협회장도 “MBC 판결 결과를 보니 역시 진실이 이긴다는 생각이 들었다. 축하한다”며 “지금 상황이 우울하지만 진실을 믿고 힘차게 전진하자”고 말했다.

한편 이날 PD연합회가 마련한 특별 강연에 나선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요즘 방송과 언론이 많은 비판과 불신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조직 논리나 이해관계가 방송(제작)에 개입돼 당연히 방송돼야 할 아이템이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며 “언론이 정치적 논리에 따라 ‘마녀사냥’을 하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표 전 교수는 “지상파 방송이나 중요한 매체에서(종사자들이) 혁명적으로 무엇인가를 하기 보다 현실적으로 사회의 무언가를 조금씩 비춰주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다”며 PD들을 격려했다.

▲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가 2014 PD전국대회 특별 강연에 나와 범죄심리학과 미디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PD저널

▲ 2014 PD 전국대회에 참가한 각 방송사 PD들이 나와 자기 소개를 하고 있다. ⓒPD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