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새누리

ㆍ돈봉투·성희롱·뺑소니 등 문제 인물들 줄줄이 ‘컴백’
ㆍ지방선거 앞두고 무차별 영입

새누리당이 비리 전력이나 막말 등 ‘과거’가 있는 인물들을 잇따라 당으로 불러들이고 있다. 한마디로 ‘과거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겠다’는 투다. 지방선거를 앞둔 인물 영입 차원으로 해석되지만 슬그머니 당적을 준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무차별 영입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일각에선 2012년 총선·대선에 이어 지난해 재·보선까지 연승한 새누리당이 승리에 도취해 자만에 빠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제 인사들의 비리 유형도 각양각색이다. 돈봉투 살포, 성희롱, 음주 뺑소니, 지역감정 조장까지 하나하나가 논란거리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박희태·우근민·김태환·이효선·서규용

새누리당은 지난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박희태 전 국회의장(76)을 상임고문으로 위촉, 의결했다. 박 전 의장은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돈봉투를 돌리라고 지시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8월(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박근혜 정부 출범 직전 사면·복권되기는 했지만 한나라당이 새누리당으로 개명하고 당 상징색을 파란색에서 빨간색으로 바꾸는 결정적 계기를 안겨줬다.

박 전 의장의 상임고문 위촉은 언론 관심이 온통 박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 쏠리고 있는 때 이뤄졌다. 새누리당 유일호 대변인은 “전직 당 대표는 자동(으로 상임고문이 된다)”이라고만 설명했다. 여직원 성희롱 논란을 빚은 우근민 제주지사(72)는 지난해 11월에, ‘대낮 음주 뺑소니’를 저지른 김태환 전 지사(72)는 10월에 새누리당에 입당했다.

지난해 12월 입당해 충북지사 후보로 거론되는 서규용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66)은 2011년 인사청문회에서 위장전입과 관변단체 정부 지원, 편법증여 의혹 등이 제기됐다. 환경단체가 꼽은 ‘4대강 사업 찬동 A급 인사’에도 이름이 올랐다.

구설수가 끊이지 않아 ‘망언 제조기’로 불린 이효선 전 광명시장(59)도 지난해 10월 새누리당 실버세대위 부위원장에 임명됐다. 2006년 광명시장에 취임한 그는 “전라도 놈들은 이래서 욕먹어” “(미국 워싱턴같이) 검둥이들이 바글바글한 곳에서 어떻게 사느냐”는 막말로 논란이 됐다. 여성 통장들 앞에서 “활발한 성생활을 위하여”라는 건배사를 외치기도 했다.

<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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