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법 없는 대치정국, 장기화 불가피…민주당은 ‘병행투쟁’ 유지?

최명규 기자

최종수정 2013-09-22 13:21:31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시청광장 천막당사에서 전병헌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양지웅 기자

추석 이후에도 경색정국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6일 '3자회담' 결렬 이후 여야는 추석 연휴을 보내며 현 경색정국을 풀기 위한 해법 마련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지만 뚜렷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어떠한 입장 변화 없이 회담 결렬의 모든 책임을 야당에 지우면서 민주당 내에서는 전면적 장외투쟁 등 강경 기류도 높아졌으나 부담 역시 상당한 분위기다.

민주당 지도부는 기존 '원내·외 병행투쟁' 기조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22일 오전 국회에서 연 '추석 민심 보고 간담회'에서 "대체로 원내외 병행투쟁을 강화해야 한다는 말씀에는 일치한 것 같다"며 "대통령의 불통정치가 확인된 이상 원내·원외 투쟁 양쪽을 다 강화해야 한다는 말씀이 많았다"고 밝혔다.

이는 구체적으로 당대표의 노숙투쟁으로 대표되는 장외투쟁을 계속 진행하는 한편, 국회에서는 야당의 '무기'인 국정감사를 활용하는 동시에 주요 법안이나 예산안 처리에는 비협조 전략으로 임하겠다는 입장으로 보인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국정감사는 우선 하고 예결산을 보이콧하자는 의견이 나온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회는 본래 민심을 반영하기 위해 야당이 활용할 수 있는 매우 강력한 무기다. 그걸 포기하는 일은 없다"며 "그러나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민주당을 제1야당으로서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국회에서 제1야당의 협력 없이 국정 운영이 어렵다는 사실을 보여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추석 연휴가 끝난 직후인 23일 의원총회를 열고 각 지역 민심을 반영해 향후 투쟁 방향을 정할 예정이다. 지도부는 '병행투쟁 강화'라는 다소 모호한 입장으로 가닥을 잡고 있지만 세부적으로 의원들의 입장이 차이가 있고 3자회담 이후 정기국회 보이콧과 전면적 장외투쟁을 주장하는 기류도 높아 진통이 예상된다.

새누리당 역시 3자회담 결렬 이후 뚜렷한 카드가 없는 상황이다. 3자회담 성사에 누구보다 공을 들였던 최경환 원내대표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3자 회담을 기껏 만들었는데, 야당이 스스로 차려준 밥상을 걷어찬 형국"이라며 "우리가 뭘 더 내놓을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더 줄 것도 없고 야당의 국회 복귀 외에는 다른 길도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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