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직언론인 문제 해결의 물꼬가 트이는 것일까. 해직 언론인 문제에 대한 협의를 약속했던 대통령 소속 국민대통합위원회(위원장 한광옥, 이하 국민대통합위)가 지난 17일 공식 출범한 데 이어,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한선교, 이하 미방위)가 오는 21일 오전 10시 해직언론인법 공청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국회 미방위 여야 간사는 해직언론인법 공청회를 21일 열기로 18일 합의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낙하산 사장 반대 등 언론자유를 주장하다 해직된 언론인 18인에 대한 문제를 해결할 책임이 국회에 있다는 여론을 감안한 결정이다.

공청회에선 민주당 최민희, 노웅래 의원이 18일 각각 대표 발의한 해직언론인 등의 복직 및 명예회복 등에 관한 법안을 놓고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두 법안은 국무총리 소속 해직언론인 복직 및 명예회복 등 심의위원회 구성 등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핵심 키워드였던 ‘국민대통합’을 실천할 국민대통합위도 18인의 위원 구성을 모두 마치고 지난 17일 출범했다. 위원장은 지난해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대선캠프에 합류한 한광옥 전 민주당 상임고문이 맡았다. 현 정부의 출범을 준비하던 지난 2월 인수위원회는 국민대통합위에서 해직언론인 문제를 협의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국민대통합위 출범 직후인 18일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은 국회에 출석해 야당 의원들의 해직 언론인 문제 해결을 위한 의지 표명 요구에 “한광옥 국민대통합위 위원장과 통화해서 생각과 의견을 들어보겠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100일이 지나도록 해직 언론인 문제 해결에 어떤 의지도 보이지 않던 정치권이 해직언론인법 공청회 개최를 합의하고 정부 차원의 논의를 언급한 것은 진일보한 태도다. 하지만 적극적인 해결 의지에 대해선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실제로 며칠 전까지만 하더라도 정부 관계자들은 “정부에서 해직 언론인 복직 지원을 약속한 일이 없다”(6월 13일, 정홍원 국무총리)고 주장하며 “해직 언론인 문제는 노사 간에 해결할 사안”(6월 17일, 이경재 방통위원장)이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강성남 언론노조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정권의 낙하산 사장을 반대하는 등 언론자유를 위해 싸우다 해직된 언론인들의 복직과 명예회복을 ‘결단’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쌍용차 국정조사 문제처럼 해직언론인 문제에 대한 당장의 논란을 피해가려 국민대통합위를 이용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PD연합회(회장 이정식)과 방송기자연합회, 방송기술인연합회, 아나운서연합회, 방송카메라기자협회 등 방송 현업 직능단체들은 “해직 언론인들은 우리를 대신해 해고의 칼을 맞은 동료로, 이들을 잊는 건 방송·언론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망각하는 일”이라며 지난 17일부터 해직 언론인 복직을 위한 서명운동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