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스웨덴에 덩치가 개만한 굴론이란 놈이 있다. 놈의 식탐과 식사량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게다가 개만한 놈이 저보더 덩치 큰 놈만 골라 잡아 먹는다. 작은놈이 큰놈을 뼈만 남기고 홀라당 다 처먹는다? 아무리 귀신괴물들의 세계가 비논리적이라 해도 그렇지, 이게 어떻게 가능한 일인가.

놈은 배지가 산처럼 부풀어 오를 때까지 처먹고 또 처먹는다. 배지가 부풀어 오르면 제 몸뚱아리를 나무 사이에 낑겨넣어 뱃속의 것들을 항문 밖으로 밀어낸다. 그렇게 똥을 싸고 배를 비운 뒤 또다시 처먹고 또 처먹는다. 이렇게 싸고 먹고, 또 싸고 또 먹기를 반복한다.

(2)

한국에 식탐과 식사량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존재가 있다. 덩치는 쥐인데 사자방에서 주무시던 사자도 잡아먹는다.  큰 놈, 작은 놈 가리지 않고 닥치는대로 잡아 먹는다. 배지가 산처럼 부풀어 오르면 제 몸뚱아리를 나무 사이에 낑겨넣어 뱃속의 똥을 밖으로 밀어낸다. 그 똥은 물론 쥐똥이다. 쥐똥 싸는 장면 목격자, 제보 바람. 후사.

"얼른 먹고 쥐똥 싸야지...." / 사자방=경향만평

(부록)

굴론
‘식탐의 상징’으로 불리는 놈. 스웨덴 북쪽의 ‘Jerff’와 독일의 ‘Vielfraß’도 같은 놈. 제 몸뚱아리를 나무 사이에 낑겨넣어 뱃속의 것들을 밖으로 밀어내야 하기 때문인지 껍데기가 아주 질김. 머리, 귀, 발톱은 고양이. 꼬리는 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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