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중국 복건성에 호천보(胡天保)라는 사내가 살았어요. 그는 어느날 외지에서 온 한 미남 관리를 보자마자 사랑에 빠졌어요. 호천보는 그날부터 남 몰래 미남을 쫓아다녔어요. 스토킹을 한 거에요. 나중엔 미남이 응가하러 화장실에 들어가자 그걸 엿보기까지 했어요.

“얌마, 너 뭐야!” 화장실 엿보던 호천보는 미남한테 들켰어요. “왜 남 응가하는 걸 훔쳐봐?” 미남은 성을 내며 이유를 물었어요. “당신을 사랑해요....” 호천보가 고백했어요. “뭐, 뭐라구? 나를 여자 취급하는 거야!” 미남은 더 화가 나서 호천보를 때려 죽였어요.

얼마 뒤 마을의 한 어르신이 토끼꿈을 꾸었어요. 꿈에서 토끼는 이런 말을 하는 것이었어요. “어르신, 저는 이러저러해서 맞아죽은 아무개올시다. 근데 저승의 판관들은 ‘스토킹과 피핑의 죄는 지었으되 죽을죄는 아님’이라며 저를 동성간 인연의 신으로 봉했어요.” 어르신은 “그러니 뭐 도와드릴 일이라도?” 하고 물었어요. 토끼는 “향불 피울 수 있는 사당 한 채 지어달라”고 부탁하는 것이었어요.

꿈에서 깨어난 어르신은 마을사람들에게 꿈 이야기를 하고, 함께 힘과 돈을 모아 사당을 지어 토끼를 추모했어요. 특히 동성애자들은 사당을 찾아 토끼를 그리워하며 인류의 문명과 지성이 발전하기를 염원했어요.

요즘 대선정국에서 동성애 문제가 튀어나왔어요. A형 혈액이 윤리적이고, AB형 혈액이 비윤리적이라는 논리가 성립할 수 없듯 우리는 동성애, 이성애, 양성애 등등에 대해 왈가왈부할 이유도 근거도 없어요. 어떤 사람이 일주일쯤 신은 빵꾸난 자기 양말하고 사랑에 빠진들 그게 나하고 무슨 상관이래요. 나한테, 아무한테도 피해주는 거 없잖아요. 동성애 문제는 여전히 우리사회의 뜨거운 감자에요. 이 감자 얼른 식혀야 해요.

토아신

동성애자의 사랑과 성을 담당. 복건 지방의 17세기 전설에 등장. 이 지역에는 동성애를 인정하는 옛풍습이 있었다 함. 이야기 속의 미남은 외지 출신이라 이런 풍습을 몰랐을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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