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칼리의 혀 내밀기

칼리는 혀를 입밖으로 내밀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 인도의 힌두 귀신이에요. 칼리가 유명해진 것도 이런 괴상한 모습 때문이에요. 명색이 여신인데 애는 도대체 왜 이런다니. 보면 볼수록 기분 나쁘네. 누구 약올리려고 ‘메롱’하는 거야? 게다가 저 해골 장신구는 또 뭐람.

칼리는 어느날 라크타-비자라는 아주 센 놈과 싸우고 있었어요. 근데 놈의 살을 찢어버리고 뼈를 부숴도 칼리는 점점 수세에 몰리게 됐어요. 왜냐, 놈이 공격받아 피를 흘리면 땅바닥에 떨어진 피 한방울 한방울이 몽땅 놈의 분신으로 살아났기 때문이이요. 싸움이 길어질수록 놈의 분신은 정신없이 늘어났어요. 이런 상황이라 칼리는 도무지 이길 재간이 없었어요.

놈의 묘기를 알아챈 칼리는 꾀를 냈어요. 칼리는 놈을 창으로 찔러 높이 들어 올렸어요. 물론 이번에도 놈의 몸에서는 핏방울이 뚝뚝 떨어졌어요. 바로 그때, 칼리는 그 피를 받아 마시기 시작했어요. 칼리는 피 한방울이라도 놓칠세라 혀까지 쭉 내밀었어요. 슬프게도 놈의 분신 묘기는 여기서 끝났어요. 칼리 승.

칼리는 이때부터 흡혈귀가 됐어요. 피맛을 알게 된 거에요. 피에 목마르고 피에 굶주린 존재가 된 거에요. 칼리는 묻지마 살인을 저지르기 시작했어요. 닥치는대로 사람들을 죽이고 피를 빨아 먹었어요. 칼리는 이때부터 제 피투성이 혀를 입 밖으로 내놓고 살게 된 거에요. 인도 사람들은 칼리의 혀를 보면 기겁을 해요. ‘모든 생명을 빨아버리는 혀’이기 때문이에요.

(2) 송재우의 혀 내밀기

춘천MBC 사장 송재우가 칼리를 흉내내 혀를 내밀었대요. 지난 26일 파업에 돌입한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춘천지부 조합원들을 향해 혀를 내밀며 메롱했대요,

(전략) 송 사장은 노조 조합원들의 피케팅에 매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급기야 그는 이날 오전 11시50분께 외출을 위해 회사 관용차를 타면서 “송재우는 퇴진하라”고 외치는 조합원들을 향해 여러 번 본인의 혀를 내미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상황에 대해 최헌영 지부장은 “오늘 점심 피케팅 때 송 사장은 점심을 먹으러 가는 길에 우리를 보면서 노골적으로 ‘메롱’을 했다”며 “처음에는 조합 집행부를 향해 하더니 건너편에 있던 여성 조합원을 향해서도 거듭 ‘메롱’을 했다”고 설명했다.(후략) - 미디어오늘, 2017.04.26.

송재우는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조합원에게 ‘메롱’한 적이 없다. 고개를 흔들고 그냥 나왔다”고 부인하다 ‘사진에도 찍혔다’고 재차 묻자 “짜증나서 그랬지 조합원을 조롱할 생각은 없었다”고 해명했대요. 제가 보기엔, 이 사람 말 진실이 아니에요. 송재우 사진 보세요. 저 정도로 길게 뽑아낸 건 ‘메롱’이에요. 힘을 다해 끝까지 뽑아낸 거에요. 짜증날 때 입밖으로 빼는 혀 길이가 저거보다 훨씬 짧아요. 약 1/2~1/3 정도? 궁금하신 분 한번 해보세요. 하여간 조합원들이 송재우 너무 괴롭히지 않으면 좋겠어요. 칼리에 비하면 얼마나 착하신 분이게요. 메롱~.

칼리

전세계 귀신 중에는 별별 놈들이 다 있지만, 저렇게 혀를 내밀고 있는 놈은 없음. 힌두 여귀 중에도 칼리같은 진상 캐릭터는 없음.

벵골 지역(인도 북동부) 출신의 토착귀. 원래 풍요의 신이었으나 사람들에게 은혜 갚으라며 소같은 희생동물을 요구, 이후 사이가 틀어졌음.

인도 남부에는 혀 대신 송곳니 튀어나온 칼리도 있음. 혀 안보이는 칼리는 바드라-칼리(Bhadra-Kali)라 하는데 가정과 가족의 수호자 역할 수행.

일반적 모습은 검은 피부, 피투성이 얼굴, 마빡에도 눈깔 등. 손이 네 개로 각각 칼, 방패, 잘린 대가리, 목 조르는 올가미를 움켜쥐고 있음. 손이 더많은 경우도 있음.

옷 입는 걸 싫어함. 대신 나체의 몸에 온갖 험한 장신구 붙이기 좋아함. 귀고리와 머리에 쓴 관도 평범해 보이지만 사람뼈와 해골로 제작한 것. 허리띠는 팔 잘라 제작. 코끼리 가죽을 몸에 두르는 경우 있음.

칼리가 자꾸 사람잡아 피를 빨아먹자 견디다 못한 다른 귀신들이 어느날 시바에게 “좀 막아달라”고 간청. 시바는 미남계 구사. 시바는 훈남으로 변신, 칼리와 미팅 신청. 칼리는 훈남에게 홀딱 반해 자신의 길다란 혀를 부끄러워하기 시작.

옛날 칼리 모시는 사원에는 희생동물의 피로 얼룩져 있었다 함. 인신공양도 있었다 함. 좋아하는 색은 핏빛. 꽃 바치려면 붉은꽃만 골라 바치셔야. 별명 ‘피투성이 여신’, ‘검은 지모신’ 등.

어떤 학자는 칼리의 피에 대한 갈구를 ‘인간내면의 어둠에 대한 무의식적 욕망’ 어쩌구 하심. 싱겁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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