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박근혜

수감 중인 박근혜가 단식하고 있다는 뉴스가 돌아다니고 있대요. 가짜뉴스래요. 박 노파, 절대 밥 굶을 여자 아니에요. 박 노파는 목숨걸고 단식투쟁하던 세월호 유족 옆에서 피자 먹던 자들과 같은 부류, 같은 종이에요. 다시 말씀드리건대 박 노파, 절대 밥 굶을 여자 아니에요. 그래도 진위여부가 궁금했어요. 소문의 전모는 아래와 같았어요.


“지난 3월 31일 구속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다는 보도의 진위에 대해 논란이다. 최근 며칠 사이 인터넷에서 “박 전 대통령, 목숨을 건 항의”라는 제목으로 “박 전 대통령이 식사를 거부하고 있다”는 내용의 일본판 뉴스위크 기사가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가짜뉴스일 가능성이 크다. 확인 결과, 현재 일본판 뉴스위크 홈페이지에는 박 전 대통령 단식과 관련된 기사는 없다. 해당 기사를 삭제했을 가능성은 있지만 현재로서는 존재하지 않는다.(하략)” - 주간한국, 4월22일

쳇, 그럼 그렇지. 박 노파에 대한 동정론을 일으키려는 꼴박들의 몸부림이에요. 박 노파님. 아무리 힘들어도 식사 잘 하셔야 합니다. 이 나라 생각해서라도 굶으시면 안돼요. 식사가 애국이에요. 아무리 밥이 거칠고 반찬이 질겨도 잘 챙겨 드셔요. 만에 하나 굶어 돌아가시면 일본 아귀(餓鬼) 히다루가미가 되실지도 몰라요.

(2) 히다루가미

옛날, 일본에서 있었던 일이에요. 한 노파가 새벽에 일어나 차즈케(찻물에 밥을 말아먹는 일본 음식)를 든든히 먹고 고개를 넘고 있었어요. 해가 뜨기 전이라 안개가 자욱했어요. 노파는 안개속을 더듬더듬 헤치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어요. 근데 이상했어요. 차즈케 먹은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미칠 듯이 배가 고픈 거에요.

“할멈, 이렇게 이른 시간에 혼자 어딜 그렇게 가셔? 그건 그렇고 차즈케는 잡쉈어?” 노파가 무슨 소린가 깜짝 놀라 보니, 바로 앞에 웬 배가 볼록 나온 요괴가 있는 거에요. “차즈케 머, 먹었냐구요? 머, 먹었슈” 노파가 겁에 질려 얼떨결에 대답했어요. “그려? 그럼 뱃속에 아직 차즈케가 있겄구먼. 캐비어나 송로버섯도 가끔 잡숴.” 요괴는 이렇게 중얼거리면서 노파에게 달려들더니, 노파의 배를 찢었어요. 요괴는 노파의 뱃속에 소화가 덜돼 얼마간 남아있던 밥알을 맛있게 먹었어요.

노파를 죽이고 뱃속의 밥알을 빼앗아먹은 요괴는 히다루가미라는 놈이에요. 아귀의 일종으로 사람한테 허기증과 공복감을 느끼게 하는 놈이에요. 놈은 주로 산길, 고갯길, 사거리를 걷는 사람 앞에 나타나요. 화장터나 물가에도 출몰해요. 행려병자가 머물던 장소에도 나타나요. 놈한테 걸리면 갑자기 허기증은 물론 극심한 피로감을 느끼게 돼요. 손발이 마비돼 꼼짝할 수도 없어요. 사람한테 밥만 빼앗아먹고 놔주는 놈도 있지만 그냥 죽여버리는 놈도 있어요.

히다루가미

아사자나 변사자, 아무도 모르게 죽은 사람들이 히다루가미가 됨. 죽어서도 제삿밥 차려주는 사람이 없으니 늘 굶주려 있음. 일종의 원귀. 히다루가미한테 당한 사람은 죽은 뒤 히다루가미가 된다 함. 지역에 따라 놈을 산귀신이나 물귀신으로 여기는 경우도 있음. 역시 지역에 따라 사람은 물론 소를 공격하는 놈도 있음.

히다루가미 전설들

(1) 1736년, 센 키치라는 사내가 산길을 헤매다 정신을 잃었다. 사람들에게 발견된 그는 들것에 실려 산아래 마을로 실려왔다. 입에 먹을 걸 넣어주니 정신을 차렸다. 사람들은 히다루가미 짓이라고 수군거렸다.

(2) 19세기 중반, 한 장사꾼이 오노하라로 가기 위해 길을 떠났다. 길을 가는데 갑자기 어마무시한 공복감이 찾아왔다. 점심 먹은지 얼마 되지도 않은 시간이었다. 근처 절이라도 찾아 쉬려 하는데 그 역시 쉽지 않았다. 사람들은 그에게 히다루가미 짓이라며 앞으로 길을 떠날 땐 꼭 주먹밥이라고 싸가라고 충고했다.

(3) 히다루가미에게 씐 어떤 사람의 배가 무섭게 부풀어오르기 시작했다. 뱃속에서 그것들이 나타나더니 “차즈케 한 그릇만 주셔” 라고 구걸했다. “다 먹어서 없지롱” 하자 사람들을 공격해 배를 갈라 차즈케를 빼앗아 먹었다. (시가 현 지역의 전설로, 내용이 다른 지역보다 하드코어함.)

히다루가미 퇴치법

산길을 걷기 전 잘 먹어둘 것. 도시락도 든든하게 싸갈 것. 도시락을 까먹어도 한입 분량은 남겨둘 것. 놈을 만나면 얼른 그걸 뇌물로 바칠 것. 가난하여 먹지도 못하고 도시락도 못싼 상태로 출발할 경우, 이때 놈이 나타나면 얼른 주변의 풀, 나뭇잎이라도 뜯어먹을 것. 풀조차 없으면? 손바닥에 쌀 미(米)자를 쓰고 혀로 마구 핥을 것.

전설의 과학적 분석

공복 상태로 장시간 산길을 걷다보면 혈당이 떨어져 쓰러지는 경우가 있는데, 옛날 일본사람들은 이걸 과학적으로 해석하지 못하여 요괴 탓으로 돌렸을 가능성 크다 함.

이야기 속의 고개

시가 현 코카 시에서 미에 현 서부의 산으로 이어지는 오토키 고개(御?峠). 전설에 따르면 도쿠가와 이에야스도 ‘혼노 사의 변’ 때 죽을 각오를 하고 이 고개를 넘었다 함.

히다루가미의 다른 이름들

놈은 주로 일본 서부지역에 사는데 지역에 따라 이름이 다름. 다라시, 다루, 다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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