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씻소’ 두 번째 초대손님은 동남아 일대에 서식하는 악질 식인 여귀(女鬼)에요. 생김새를 보면 끔찍하기도 하고 웃기기도 해요. 얼굴과 머리는 있는데 몸통이 없는 희한한 귀신이죠. 몸통없는 이 여귀는 목 밑으로 내장을 주렁주렁 달고 있어요. 밤만 되면 애처롭게도 “몸통 어딨니.... 몸통 어딨니....” 하면서 허공을 둥둥 떠다닌답니다. 제 몸통 찾아 헤메는 불쌍한 존재죠. 혀는 가늘고 길어요. 뾰족한 송곳니는 사람 잡아먹을 때 아주 유용해보이네요.

이 귀신은 최순실처럼 이름이 아주 많아요. 원적 및 본적은 인도라는데 태국 사람들한테는 크라슈에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지요.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에서는 쁘낭갈란이란 이름을 써요. 이밖에 아쁘, 까슈, 피까슈, 한뚜 쁘낭갈, 마나난갈 등등 정말 이름이 많아요. 최순실보다 많은가 적은가 궁굼한 사람은 손가락셈을 한번 해보세요. 우린 이 여러 이름 가운데 어떤 걸 쓸까요. 그냥 크라슈에로 쓰기로 하지요. 최순실이든 최서원이든 최필녀든 결국 그 여자가 그 여자잖아요. 크라슈에든 쁘낭갈이든 마나난갈이든 결국 그 귀신이 그 귀신이잖아요.

크라슈에와 최순실, 이름 많은 것만 닮은게 아니에요. 패션 감각도 비슷해요. 요즘 최순실 패션 보면 블랙 일색이잖아요. 먼저 출두패션을 볼까요. 최순실은 검찰 출두할 때 옷, 벙거지모자, 구두, 목도리 몽땅 블랙으로 치장했어요. 입국패션도 전체적으로 시커멓더군요. 크라슈에도 블랙을 선호해요. 검은 천 두르기 패션을 즐겨요. 크라슈에가 검은 천을 두르는 이유는 햇빛을 피하기 위해서에요. 그래서 웬만하면 햇빛 있을 때는 외출을 삼가죠. 야행성이랍니다. 종편 뉴스에 출연한 어떤 전문가는 “올블랙 패션은 꽁꽁 숨고싶은 심리를 드러낸 것”이라네요. 아참, 크라슈에와 최순실 모두 블랙패션을 즐긴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큰 차이가 있어요. 최순실의 블랙패션은 명품으로 완성되죠. 하지만 크라슈에의 블랙패션은 싸구려에요. 크라슈에가 삥 뜯는 귀신은 아니거든요. 돈이 어디 있겠어요.

크라슈에와 최순실의 또하나 공통점은 ‘숨기고싶은 과거’가 있다는 거에요. 최순실의 과거야 이제 많이 알려졌으니 크라슈에의 흑역사를 알려드릴께요. 크라슈에도 귀신의 삶을 살기 이전 전생에서는 당당한 사람이었어요. 근데 전쟁에 워낙 나쁜 짓을 많이 했어요. 살인까지 저질렀다는군요. 과음과식의 죄도 저질렀대요. 귀신이 된 이유는 이런 전생의 악행 때문이죠.

야행성 귀신 크라슈에는 밤이 되면 “몸통.... 몸통 ....” 하며 동남아 일대의 허공을 떠돌며 다녀요. 몸통 찾아 삼만리죠. 근데 이 여귀가 며칠 전 한국으로 날아왔대요. 요즘 한국사람들이 하도 몸통 타령을 해서 한국에 있나싶어 찾아왔다는 거에요. 여귀가 태국말좀 하는 한국 달걀귀신한테 물었더니 이렇게 대답하더래요. “나도 사람들한테 귀동냥으로 전해들은 얘긴데 이번 몸통은 최순실이라는 사람, 언니 최순득이라는 사람, 조카 장시호라는 사람 등등 의견이 다양해. 근데 몸통은 모처에 따로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어.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같은 사람은 ‘몸통은 최순실 아닌 박근혜’라고 주장하지.” 그랬더니 우연히 그 옆을 지나던 황기순이 이러더래요. “척보면 앱니다.” 황기순 말 틀린 것 같아요. 검찰이 언제 우리한테 몸통을 제대로 보여준 적 있나요. 믿을 건 언론밖에 없어요.

최태민과 후손들은 하는 짓이 참 닮았어요. 피는 못속이나봐요. 격세유전도 없어요. 이게 다 유전자의 힘이죠. 크라슈에도 후손들한테 자신의 유전자를 대물림해요. 크라슈에를 엄마나 할머니로 둔 여자도 결국 크라슈에가 된다는 거에요. 악행의 대물림, 정말 무서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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