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전인 1975년 3월 동아일보사는 자유언론실천운동을 펼쳐 온 자사의 기자, 피디, 아나운서 113명을 강제 해직시켰다.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08년, 이 대량 해직사건이 박정희 유신독재정권의 압력에 의한 것이었다고 분명히 결정한 바 있다.

그럼에도 동아일보사는 강제해직사태에서 정권의 압력은 없었고 다만 자사의 경영난 때문이었다는 주장을 끈질기게 펴왔고, 결국 지난 5월29일 대법원은 "진실화해위가 동아일보사에 의견 제출 등 절차적 권리를 보장하지 않았고, 정권의 요구에 굴복해 사원들을 해직했다는 인과관계도 충분히 드러나지 않았다"는 요지의 판결을 내려 동아일보사의 손을 들어 주었다.

언론에 무지한 사법부가 거대 언론사의 눈치를 살핀 끝에 확정된 역사적 진실을 부정하기에 이른 것이다.

어제(6월 2일) 언론테러의 주범 동아일보와 종범 대법관 민일영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동아일보사 앞에서 열렸다.

나는 연로한 대선배들을 대신해 성명서를 낭독하기에 앞서 동아자유언론 투쟁의 의미와 사법부 판결의 의도를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역대로 독재정권이 언론을 장악하려 시도하지 않은 적이 한번도 없었거니와 동아투위의 자유언론실천운동이야말로 그러한 정권의 시도에 대한 최초의 조직적인 저항이었습니다.

80년 전두환 살인정권의 계엄하 검열에 저항하다 강제해직된 언론인들, 87년 88년 각 방송사 신문사에서 노조를 결성해 본격적으로 참언론 쟁취 투쟁에 나선 언론노동자들의 정신이 모두 동아투위 정신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동아투위의 자유언론실천운동은 모든 민주언론운동의 뿌리요, 기둥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동이일보사와 합작한 이번 사법부의 판결은 단순히 동아투위의 역사를 폄훼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언론, 민주언론, 참언론을 쟁취하기 위한 언론인들의 모든 투쟁의 정신에 대한 테러인 것입니다.

이런 분명한 인식과, 그럼에도 굴하지 않고 끝내 자유언론을 쟁취하겠다는 굳은 각오와 함께 성명서를 낭독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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