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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상호방위조약 70년, 5가지 불평등 개정해야[칼럼] 고승우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공동대표ㆍ언론사회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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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10.10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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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1954년 체결된 한미상호방위조약의 배경과 필요성 및 추진방법에 관한 문서와 조약문 전문(좌측), 1954년 제네바정치회담을 전후한 이승만 대통령과 아이젠하워 미대통령간의 서신(우측), 제네바회의에 관한 유엔 16개국 공동성명서 등이 포함되어 있다. 연합뉴스

지난 10월1일은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 70년이 되는 날이었다. 한미 정부 인사들은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긍정평가하면서 이 조약보다 더 강한 동맹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 조약은 이승만이 1953년 정전협정 체결에 반대하고 평화협정을 추진하는 데 걸림돌 가운데 하나로 작용했으며 남한을 미국의 군사적 종속국이자 미군의 영구기지로 전락시킨, 지구촌에 그 유례를 찾기 힘든 불평등 조약이라는 점은 침묵하고 있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은 필리핀·미국 상호방위조약, 미일 상호안보조약 등과 비교할 때 아래와 같은 문제점이 있다.

첫째, 한미상호방위조약은 태평양 지역의 평화를 위해 집단 안보를 추구하게 돼 있다. 하지만 자국영토와 가까운 지역에 국한한 외국 경우와 달리, 태평양 지역의 범위가 매우 광범위해 자칫 주한 미군이 미국의 세계 군사전략 실현을 위한 발진기지가 될 우려가 있어 개정해야 한다.

둘째,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 한반도에 무력충돌이 발생해 한미 등이 개입할 경우에도 유엔 안보리에 보고할 의무 등이 없다. 이는 일본·필리핀의 경우 무력충돌이 발생할 경우 군사적 개입은 유엔의 토의와 결정을 거치게 돼 있는 것과 차이가 있어 개정해야 한다. 미국이 자의적으로 전쟁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의해 미국이 한국에 군사기지를 요구할 경우 한국은 허여할 수밖에 없고 이런 규정에 힘입어 평택 미군기지는 해외 미군기지 가운데 최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기지 오염문제도 심각하고 미군은 그에 대한 책임을 전적으로 지지 않고 있다. 반면 필리핀은 필리핀 군 기지 안에 미군기지가 들어설 수 있게 하는 등 주도권을 갖는 것으로 돼 있다. 일본도 미군 배치가 미국의 권리로 규정돼 있지 않다. 한국도 필리핀·일본처럼 미군기지 문제를 합리적으로 수정해야 할 것이다.

넷째, 한미상호방위조약은 무기한 유효하다고 돼 있지만 필리핀·일본의 경우 그 기한이 10년으로 돼 있다. 따라서 기한 만료 뒤 재협상 등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다섯째, 필리핀·일본은 미국과 상호방위조약에 대해 수시로 협의할 수 있게 돼 있으나 한미상호방위조약에는 그런 조항이 없는 것이 문제다.

미국이 한국의 경제발전 과정에 이른바 안보를 담당하면서 기여했다고 하지만 2차대전 종전 이후 미군이 점령군으로 남한에 온 뒤부터 오늘날까지 미 국익을 최우선하는 과정이었다. 종전 이후 소련의 극동 진출을 저지하기 위해 남한에 진주했다. 미군정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남한의 자생적인 건국추진 기구를 일체 불허하고 해외 독립운동 세력도 개인 자격으로 입국토록 했다. 미국은 3년의 군정 기간을 통해 남한 내 군경을 주축으로 친미 세력의 확대를 시도했고 유엔을 통한 남한 단독정부 수립 강행도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친미 정권의 수립이 목적이었다. 미국이 ‘애치슨 라인’을 선포한 것도, 6·25전쟁이 나자 유엔 깃발을 앞세워 남한에 군대를 파견한 것도 미 국익이 최우선이고 한민족을 돕는다는 것은 ‘립서비스’에 불과했다. 미국은 정전협정 뒤 평화협정 타결에 소극적이었다가 1950년대 중후반에 냉전이 심화하자 핵무기를 남한에 들여와 소련과 중국을 견제하는 전략을 추진했다. 미국은 박정희·전두환 쿠데타 정권도 미 국익을 우선해 그 정통성을 인정해 주면서 평화협정 체결에 대비해 주한미군의 남한 영구주둔을 목표로 한 한미동맹을 강화했다.

오늘날 미국은 주한미군을 대중국 견제용으로 이용하기 위해 사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경북 상주에 배치하고 북한에 대해 미국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한국 정부와 협의 없이 북한에 대한 선제 핵타격이 가능한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미국은 대북 핵공격 때 한반도가 쑥대밭이 될 정도로 파괴될 것이 뻔한데도 자국의 전략 추진에만 골몰하고 있는 것이다.

외교나 국제관계에서 영원한 동지나 적은 없다. 미국의 군사적 세계 전략은 자국의 안보이익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고 다른 지역은 그 목적을 위한 수단이나 하위 개념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과 중러의 대치국면에서 한반도가 자칫 희생양이 될 가능성도 우려된다. 20세기 초 미국은 가스라-태프트 밀약을 통해 일본과 제국주의적 암거래를 통해 한반도를 흥정수단으로 삼았다. 세계 군사전략의 대상에 북한 핵과 미사일을 포함시키면서 한미일 동맹을 강조하는 미국이 중국, 러시아와의 큰 흥정이나 대결 상황에서 한반도를 엿 바꿔 먹기 식으로 이용할 가능성에 대해 눈감는 식의 대응은 안 될 일이다.

* 이글은 필자가 2023년 10월 09일(월) 한겨레 [왜냐면] 코너에 기고한 글 전문입니다. 기고글 원문 보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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