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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과 조선일보조선일보 대해부 5권 - 20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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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12.23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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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제17대 대통령선거에 나선 한나라당 후보 이명박의 주요 공약 가운데는 ‘경부운하(한반도대운하) 건설’이 들어 있었다.

  야당과 환경단체들은 경제성과 수질 오염, 막대한 공사비 등을 들어 ‘대운하 건설’을 격렬하게 비판했다. 그러자 한나라당 대선후보 이명박은 “공개 토론을 통해 검증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360여 단체로 구성된 ‘2007 대선 시민연대’가 공개 토론을 하자고 나서자 그는 거부한다고 답했다. 그것도 휴대전화 메시지로 “10년 전부터 100여 명의 전문가들과 함께 준비했다는 계획에 대한 논쟁을 사양한 것”이다(프레시안 2007년 9월 13일자).


‘4대강 사업’인가 ‘대운하 건설’인가

2008년 2월 25일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뒤 한동안 ‘경부대운하’라는 말은 사라진 듯했다. 그런데 5월 23일 이명박 정부는 물론이고 많은 국민들을 놀라게 한 ‘사건’이 일어났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첨단환경연구실에 근무하는 연구원 김이태가 충격적인 ‘양심선언’을 한 것이다.

  한반도 물길 잇기와 4대강 정비 계획의 실체는 운하 계획입니다. 저는 본 과제를 수행하는 데 있어서 소위 ‘보안각서’라는 것을 써서 서약했습니다. 제가 이 얘기를 올리는 자체가 보안각서 위반이기 때문에 많은 불이익과 법적 조치, 국가 연구 개발사업 자격이 박탈될 것입니다.
  하지만 소심한 저도 도저히 용기를 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모든 불이익을 감수할 준비를 하고요. 최악의 경우 실업자가 되겠지요.
  그 첫째 이유는 국토의 대재앙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제대로 된 전문가분들이라면 운하 건설에 따른 대재앙은 상식적으로 명확하게 예측되는 상황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요즘 국토해양부 TF팀에게 매일매일 반대 논리에 대한 정답을 내놓으라고 요구를 받습니다.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도 반대 논리를 뒤집을 대안이 없습니다. (···)
  이명박 정부는 영혼 없는 과학자가 되라고 몰아치는 것 같습니다. (·····)
  국가 군사작전도 아닌 한반도 물길 잇기가 왜 특급 비밀이 되어야 합니까?(<다음 아고라> 2008년 5월 2일자)


2008년 12월 29일 경북 안동의 낙동강과 전남 무안의 영산강에서 국무총리 한승수가 참석한 가운데 ‘4대강 정비 사업’의 기공식이 열렸다. 생태하천 조성사업에 대한 사전 환경성 검토도 하지 않은 채 정부가 국토의 지형과 환경을 크게 바꿀 대규모 사업을 시작해버린 것이다. 한승수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우리가 꼭 해야 할 필수적인 사업”이라고 강조했으나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대운하 위장 사업’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국토해양부는 낙동강지구에서 불도저를 가동하기 5개월 전인 2009년 6월 1일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 재정전략회의에서 당초 14조 원이라고 발표했던 4대 강 사업 예산을 18조 6,000억 원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보고했다. 민자가 아니라 국비로 진행하는 사업의 예산을 4조 원이 훨씬 넘게 증액하겠다는 것이었다. 그 보고는 나중에 현실로 나타났다.

4대강 사업이 ‘대운하 사업’의 변형인지 아닌지를 둘러싸고 야권과 진보적 언론, 그리고 시민단체들이 뜨거운 논란을 벌이고 있던 동안 거의 침묵을 지키고 있던 조선일보는 2009년 12월 9일자 5면에 「하천정비? 대운하? 애·어른 차이인데… / 4대강 사업 놓고 여 “순수한 하천정비”  야 “대운하 전초사업”  / 사활 건 싸움」이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새해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정치권이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해 공방을 벌이는 가장 큰 쟁점이다. 민주당은 순수한 하천 정비엔 찬성하지만, 4대강 사업이 대운하 예비사업이라며 반대한다. 이에 정부·여당과 민주당 사이에선 요즘 어디까지가 순수한 강 정비이고, 어디부터가 대운하인지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먼저 수심(水深)이다. 민주당은 강바닥을 깊이 파게 될 경우 대규모 화물선·바지선 등이 다니는 대운하가 될 수 있다고 의심한다. 그래서 강 수심을 6m 이내(낙동강 기준)로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1만t급 대규모 선박이 다니려면 수심이 9m 이상은 돼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수심이 깊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민주당은 4대강 바닥에 쌓인 흙과 암석 등을 긁어내는 준설량을 정부가 당초 세운 계획인 5억7000만㎥에서 1억㎥로 낮춰야 한다는 기준도 제시한 상태다.
  정부·여당은 “4대강 사업의 목표 평균 수심이 3.5m”라는 점을 들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야당은 4대강별로 수심 차이가 크기 때문에 평균 수치만 봐서는 안 된다고 반박한다. 낙동강 일부 구간 수심은 7~10m까지 목표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관동대 박창근 교수는 “평균 수심이 3.5m인 건 맞지만, 이는 영산강·금강 등이 낮기 때문”이라며 “낙동강 수심이 7~10m로 되는 구간들은 이명박 대통령이 추진했던 경부 대운하 구간과 맞아떨어진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대운하 예비사업으로 보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낙동강 일부 구간이 4m 이내인 곳도 함께 있다는 점을 내세워 “구간별 수심이 다른 만큼 물류기능을 수행하는 대운하로 발전되기 힘들다”는 반박도 있다.


이명박 정부의 ‘4대 강 속도전’에 대해 여당 안에서까지 거센 비판의 소리가 터져나왔다. 국회 예결위원장을 지낸 한나라당 의원 이한구는 12월 11일,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국가 부채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무슨 사업을 그렇게 준비를 철저히 안 하고 법적 절차도 제대로 안 밟는 인상을 주면서 자꾸 속도만 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4대강 사업의 주요한 경제적 효과로 제시한 경기 부양과 일자리 창출에 관해 “토목사업이라는 게 주로 장비로 하기 때문에 옛날처럼 고용 창출 효과가 별로 없다”고 반박했다(경향신문 12월 11일자)

2009년 12월 들어 정부는 4대 강 사업에 22조2,000억 원이 들 것이라고 발표했다. 반년 동안 사업비가 8조 원이나 불어난 셈이었다. 민주당은 35조8,000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MBC 피디수첩 ‘4대강 수심 6m의 비밀’

민주당이 강력히 반대하던 ‘4대강 사업’에 대해 충남·충북·경남 도지사인 안희정, 이시종, 김두관이 2010년 8월 4일 민주당의 주장과는 크게 다른 견해를 밝혔다. 그러자 조선일보는 8월 4일자 1면에 「충남 ‘4대강 찬성’으로 / 이시종 충북지사 이어, 안희정 지사 측도 “추진” / 민주당 “무조건 반대 아니다” 선회」라는 기사를 실었다.

충남도가 4대강(금강 살리기) 사업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안희정 지사가 애초 사업에 반대하며 이를 중단시키겠다던 것에 비해 크게 후퇴한 것이다. 이시종 충북, 김두관 경남 지사도 당초의 반대 또는 저지 입장을 최근 바꿨거나 “시간을 달라”고 요구해, 4대강 사업이 예정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충남도는 4일 국토해양부에 “우리 도가 대행협약을 체결해 추진 중인 금강 살리기 사업 4개 공구는 모두 착공돼 정상 추진되고 있지만, 사업 추진 과정에서 문제점이 발견될 경우 더 좋은 금강 살리기 사업이 될 수 있도록 대안을 마련, 귀청과 협의하겠다”고 회신했다. (···)
  이에 앞서 이시종 충북지사는 3일 “충북은 운하사업으로 볼 만한 대규모 보나 준설작업이 없기 때문에 큰 틀에서 지속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되, 일부 문제가 있는 것은 부분적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고, 김두관 경남지사는 지난 2일 “(정부가 4대강 사업권 반납 여부에 대한 공식 답변을) 일방적으로 6일까지 해달라고 하는데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전문가들 의견을 충분히 듣고 판단하겠다"고 했다.
  민주당도 일부 입장 변화를 보였다. 4대강사업저지특위가 정부 방식 대신 지류와 소하천 정비 강화, 준설 최소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4대강 사업 대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박지원 원내대표는 “우리는 원천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조정하자는 거다. 왜 이명박 대통령 임기 내에 다 하려고 하느냐. 속도조절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8월 6일자 31면에 「4대강, 정부도 야 지사들 유연한 입장에 화답하라」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다.

  (·····) 야당 지사와 민주당의 미묘한 입장 변화가 보 건설과 준설을 핵심으로 하는 4대강 사업을 찬성하는 쪽으로 돌아선 것이라고 해석하긴 어렵다. 그보다는 공정이 22% 이상 진척돼 되돌리기 힘들고, 정부가 지자체에 대행시킨 공사의 사업권을 회수해 직접 시행할 경우 막을 방법이 없을 뿐더러, 이 공사를 계기로 지역경제가 활성화되기를 바라는 지역 건설업계와 주민들 기대를 외면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이러다가 지자체 예산을 안 들이고 하천을 정비할 기회를 놓치는 건 아니냐는 현실적인 고려도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가슴을 크게 열고 지금 상황을 다뤄가야 한다. 아무리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해도 야당 도지사와 야당 지도부가 ‘정면 반대’에서 ‘협의 가능’으로 입장을 누그러뜨린 것은 우리 정치 풍토에선 퍽 어려운 선택이다. 야당 도지사와 야당 지도부가 이런 변화를 보였다면 정부도 그에 화답해 다시 검토해 재조정할 만한 것은 재검토하겠다고 약속하는 탄력적인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 ‘그것 봐라, 꼼짝 못하지 않느냐’ 하는 식으로 항복이라도 받아낸 것처럼 오만하게 밀어붙이려다가는 국민의 마음도 잃고 일도 크게 그르치게 될 것이다.

조선일보는 8월 16일자 6면에 「집중호우·태풍 지나간 4대강 현장 르포-금남보(금강)·칠곡보(낙동강)… 물난리는 없었다」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 최근 집중호우와 태풍이 지나가면서 4대강 사업 현장에서 발생한 흙탕물을 놓고 정부와 반대론자들 간 논란이 한창이다. 이날 금남보에서 만난 대우건설 박태균 현장소장은 “매년 장마나 태풍 때마다 흙탕물이 생기는데도 4대강 사업 때문이라고 주장하니 답답할 노릇”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4대강 사업 반대론자들은 “전국의 강바닥을 한꺼번에 긁어내고, 이 흙을 둔치에 쌓아 둔 곳도 있는데 흙탕물이 더 많이 발생하는 것은 상식 아니냐”고 주장하고 있다.
  찬성과 반대의 끊임없는 논란 속에 시행 중인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첫 집중호우 기간을 넘기고 있다. 7월에 접어들면서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측은 강 둔치에 쌓아둔 준설토(강바닥에서 파낸 흙)와 공사를 위해 임시로 쳐 놓은 물막이가 강물의 흐름을 막아 홍수 위험이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4대강 본류에선 수해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올해도 지류와 지천에선 어김없이 수해가 발생했다. 지난달 16~17일에는 대구 지역에 112㎜가량의 집중호우가 내려 주택 44채와 차량 96대가 침수·파손되는 수해가 발생했다. 하지만 이곳은 낙동강 지천인 금호강에 연결된 소하천에서 발생한 사고였다. 이 밖에도 경북 고령 운산리, 경남 함안군 등지에도 농경지 침수 등의 피해가 있었지만 대부분 4대강의 지천에서 발생했다. (·····)
  찬반 논란에도 불구하고 4대강 사업은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4대강 전체 공구의 평균 공정률은 22.4%. 애초 목표치(20.2%)를 11% 초과 달성했다. 보 건설 공정은 43.8%로, 계획(41.3%)보다 더 진행됐다.

이명박 정부가 군대의 ‘토목공사’ 식으로 밀어붙이는 ‘4대강 사업’이 대운하 건설을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설득력 있게 주장하는 방송 프로그램이 2010년 8월 초순에 완성되었다. MBC의 <피디수첩> 팀이 4대강 사업과 관련된 공직자들이나 전문가들을 장기간 취재한 결과를 토대로 제작한 「4대강 수심 6m의 비밀」이 바로 그것이었다.

  국토해양부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는 “피디수첩 팀이 미리 배포한 보도자료가 명백한 허위사실인 데도 신문과 방송, 인터넷 등을 통해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면서 서울남부지방법원에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남부지법 민사 51부(재판장 부장판사 양재영)는 “기록만으로는 방송 예정인 프로그램의 내용이 명백히 진실이 아니고 방송의 목적이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MBC 사장 김재철은 임원회의를 열고 제작진이 경영진의 ‘사전 시사’ 요구를 거부한 것이 ‘사규 위반’이라는 이유로 방송을 보류하라고 지시했다. 8월 17일 밤에 전파를 탈 예정이었던 「4대강 수심 6m의 비밀」은 방송되지 못했다.
  MBC 노동조합은 “사장의 부당한 개입으로 방송이 보류됐다”면서 물리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야당과 시민단체들도 ‘방송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피디수첩 제작진은 “회사 쪽이 한 주 뒤에 프로그램을 방영하지 않으면 다른 프로그램 방송을 거부하겠다”고 사장에게 통보했다.
  진통 끝에 「4대강 수심 6m의 비밀」은 결국 한 주 뒤인 8월 25일에 방영되었다. 그 내용은 ‘4대 강 살리기’가 대운하 사업과 무관하다는 정부의 주장을 완전히 뒤엎었다. 정부 안에 구성된 ‘비밀팀’이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4대강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강에 유람선을 띄우고 주변을 개발하겠다던 대운하 사업의 ‘변형’이 바로 그 사업임이 드러났다. 홍수를 조절하는 기능을 갖추려면 문제의 지역을 관리해야 하는데도 사업 주체가 중점적으로 정비하는 곳은 홍수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대규모 도심지역이었다. 그 지역은 200여 년 동안 홍수 피해에 대한 예방이 되어 있어서 보를 건설하고 물 관리를 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4대 강의 수심을 6m까지 깊게 만들려는 것은 ‘강 살리기’와는 무관하다는 사실을 시청자들은 확연히 알 수 있었다(<폭력의 자유>, 495~496쪽).

이명박 정부가 강행하는 ‘4대강 사업’이 실질적으로는 ‘대운하  사업’이라는 사실이 <피디수첩>의 정밀한 취재 결과로 밝혀졌는데도 조선일보는 그 내용을 보도하지 않았음은 물론이고 논평도 전혀 하지 않았다.


조선일보의 ‘4대강 사업’ 치켜세우기

2011년 10월 23일 이명박 정부는 한강의 이포보를 비롯해서 금강의 공주보, 영산강의 승촌보, 낙동강의 강정고령보에서 ‘4대강 새물결 맞이’ 행사를 열었다. 공사가 끝나지 않은 데가 많고, 정부 스스로 현재 공정이 93%라고 밝혔는데도 ‘준공 기념식’을 가진 것이다. 이명박은 오후 늦은 시간 이포보에 ‘부부 동반’으로 나타나서 “대한민국의 4대강은 생태계를 더욱 보강하고 환경을 살리는 강으로 다시 태어났다. 국민 여러분에게 이렇게 안전하고 행복한 생명의 강으로 돌려드리게 된 것을 무척 기쁘게 생각한다”고 감개무량한 표정으로 말했다.

조선일보는 10월 24일자 14면에 「4대강 사업, 사실상 완료-“보(洑)가 홍수 키운다” /  반대를 위한 반대일 뿐이었다」라는 기사를 올렸다.

  “올 여름에는 집중 호우가 더 잦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4대강 사업으로 홍수와 침수, 단수 사태 등 재앙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지난 6월 초 민주당 김진애 의원은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 피해를 막기 위해 ‘4대강사업국민심판특위’를 설치한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김 의원의 예측은 맞지 않았다. 여느 해보다 많았던 강우량에도 홍수, 침수 피해는 오히려 적었다. 4대강 사업으로 ‘물그릇’이 커져 홍수 예방 효과를 봤다는 점은 여름 폭우를 거치며 부인할 수 없는 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야당·시민단체로부터 “생태계 파괴와 홍수 피해만 키운다”는 거센 비판을 받으며 시작됐던 현 정부의 소위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사실상 완공 단계에 접어들었다. 보 건설, 강바닥을 긁어내는 준설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돌입한 것. 정부가 홍수 예방과 하천 생태 복원을 내걸고 22조원의 예산을 투입, 2009년 10월 본격 착공한 지 2년 만의 일이다. (······)
  4대강 사업 반대론자인 환경정의시민연대 관계자는 “지금까지 지형을 따라 굽이굽이 내려오던 물이 하천 정비로 곧게 내려오면서 대형 보에 가로막히면 주변으로 흘러넘쳐 홍수 피해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주장은 그러나 올 장마를 거치면서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 나고 있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강의 본류 수위가 낮아지니 지류의 물 흐름도 좋아져 피해가 크게 줄었던 것”이라며 “반대론자의 주장은 결국 반대를 위한 반대였던 셈”이라고 말했다. 실제 낙동강 상주 부근에서는 수위가 최대 3.5m 낮아졌다. 준설작업으로 물그릇이 커지면서 만년 ‘물 부족 국가’ 탈출에도 청신호가 커졌다. 준설작업으로 팔당댐(2.5억㎥)의 3배가 넘는 약 8억 ㎥의 담수용량을 확보하게 됐다. 그만큼 물을 더 확보할 수 있게 됐고, 식수와 농업용수 확보에도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통상 담수용량 4억㎥ 규모의 댐 하나 짓는 데 3조~4조원이 들어간다는 점을 감안하면 4대강 사업으로 8조원을 절약한 셈”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신바람이 난 듯이 10월 24일자 39면에 「4대강 후속사업은 인공 느낌 덜 나는 친환경으로」라는 사설을 내보냈다.

  4대강에 하나씩 4개 보, 이포보(한강)·공주보(금강)·승촌보(영산강)·강정 고령보(낙동강)가 22일 완공돼 시민에게 개방됐다. 이로써 4대강 16개 보 가운데 11개가 완공됐고 남은 5곳은 11월 중 공사가 끝날 예정이다. (·····)
  개발을 하더라도 지역 문화와 역사의 정취가 느껴지는 개발을 해야 한다. 수변마다 천편일률적인 시설이 들어서면 대한민국 강변은 한 군데만 가봐도 전체가 어떤 모양인지 뻔히 짐작되는 규격화된 풍경이 되고 만다. 상수원 수질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오염 요인을 키우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다. (·····)
  모래톱·갈대밭 같은 하천 원래 모습을 살리면서 물고기의 서식지·산란터를 복원해주면 메기·가물치·줄납자루·꺽정이·송사리·잉어·붕어가 놀고 흰뺨검둥오리·백로·왜가리·물떼새·개개비들이 찾아온다. 서울시는 1980년대 수천 억원을 들여 포장했던 한강변 72㎞ 호안 중에 여러 구간을 뜯어내 자연형으로 복원하고 있다. 별 생각 없이 더덕더덕 인공 구조물을 갖다 붙였다가 나중에 다시 뜯어내는 식이 돼선 안 된다.


감사원, ‘4대강 사업은 총체적 부실’

이명박이 대통령 임기를 한 달 남짓 남기고 있던 2013년 1월 17일 감사원은 ‘4대강 살리기 사업 주요 시설물 품질 및 수질 관리 실태’에 관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선일보 1월 18일자 1면에 감사원의 감사 결과에 관한 기사가 크게 나왔다.

  (·····) 감사원은 17일 지난 5월부터 2개월 간 전문 인력을 투입해 감사를 벌인 결과, 16개 보를 건설하면서 대형 보의 설계기준을 적용해야 하는데도 소형 보의 설계기준을 잘못 적용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이 같은) 설계 부실로 16개 보 중 11개 보의 내구성이 부족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이와는 별도로 구미보 등 12개 보는 수문 개폐 시 발생하는 유속으로 인한 충격 영향 등이 설계에 반영되지 않아 수문 운영에 차질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감사원 관계자는 “달성보 등 3개 보에서는 허용 균열 폭을 넘어선 균열들이 다수 발견됐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또 공주보 등 15개 보에서 세굴(洗掘)을 막기 위한 바닥보호공이 유실되거나 침하됐으며, 이 중 11개 보는 보강·보수마저 부실해 6개 보에서 다시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설계·시공·보수가 모두 부실했다는 결론이다.
  감사원은 수질과 관련, 4대강 물은 보 안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져 부영양화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화학적산소요구량(COD), 조류 농도 등의 지표를 종합적으로 적용해 관리해야 하는데도 일반 하천의 생화학적 산소 요구량(BOD)만을 적용해 수질 관리에 근본적 허점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1월 19일자 사설(「감사원, ‘대통령 사업 눈치 보기 감사’ 부끄럽지 않은가」)을 통해 감사원을 호되게 꾸짖었다.

  감사원은 4대강 사업 감사 실행과 결과 발표 과정에서 국민 신뢰를 잃었다. 우선 작년 9월 감사를 다 끝내놓고도 넉 달이 지나서야 결과를 발표한 것부터가 납득하기 힘들다. 정권 눈치를 보다가 대선이 끝나고 임기가 한 달 정도밖에 남지 않아 정권의 힘이 거의 빠진 시점을 골라 발표했다는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번 2차 감사 결과는 2011년 1월 발표한 1차 감사 결과와는 내용이 딴판이다. 감사원은 2년 전 1차 감사 발표 때엔 야당과 시민단체가 숱하게 제기했던 사업 타당성 부족과 환경·생태 파괴 논란에 “특별한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나 이번 2차 감사 발표에선 보의 내구성 부족, 수질 악화, 과잉 준설 등 분야마다 졸속과 부실이 확인됐다고 했다. 적어도 준설 규모가 필요 이상 과도하다는 점은 1차 감사에서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는 사안이었다. 감사원이 1차 감사 때 그런 문제점을 철저히 파헤쳤더라면 사업을 보완하고 수정할 기회가 있었을 텐데 감사원은 그럴 기회를 막아버렸다.
  헌법이 감사원을 대통령 직속으로 둔 취지는 대통령의 지지를 배경으로 다른 기관 눈치를 보지 말고 소신껏 정부 조직과 공무원의 비리와 예산 낭비를 감시하라는 것이다. 감사원장에게 임기 4년을 보장한 것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감사원은 민감한 프로젝트는 제때 감사하지 않고 덮어두었다가 정권의 임기 말이나 다음 정권이 들어선 다음에야 면피용 감사에 들어가는 일을 되풀이해왔다. 감사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 개발 사업을 비롯해 김해시의 국비 투입 사업에 대해선 내내 못 본 척하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후인 2008년에 감사했고, 김대중 정권의 대북 송금 사건도 김대중 정권 임기 말이 돼서야 산업은행 감사에 들어갔다.

조선일보의 이 사설은 그 신문의 이중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명박의 임기 내내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철저히 파악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은데다, 완공될 무렵에는 기사와 사설로 그 사업을 극도로 찬양한 일에 대해 독자들에게 반성과 사과는 하지 않는 채, 뒤늦게 감사 결과를 발표한 감사원만을 ‘준엄하게’ 비난하고 있는 것이다.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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