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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대 대선-‘이명박 대통령 만들기’동아일보 대해부 5권 - 14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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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8.09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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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12월 19일로 예정된 제17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야당인 한나라당에서는 연초부터 이명박과 박근혜가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두 사람은 상대의 약점과 ‘비리’ 혐의를 폭로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었다.


이명박을 괴롭힌 ‘BBK 주가 조작’ 사건

역대 대통령선거를 되돌아보면 이명박처럼 험난한 장벽을 넘어 당선된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는 청년 시절부터 대통령 후보가 되기까지 행적에 관해 여권과 언론으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았다. 주요한 의혹과 그가 인정한 사실을 간추려 보겠다.

· 완치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기관지 확장증’으로 병역을 면제받았다는데 어떻게 현대건설에 입사해서 정주영 회장과 술을 엄청나게 마시고 사내 ‘씨름왕’까지 차지할 수 있었는가?: “나 스스로도 병을 고치기 위해 노력했고, (현대건설) 입사 이후 세 끼를 정상적으로 먹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다 보니 병이 기적적으로 나았다.”(데일리안 2007년 7월 19일자).
· 현대건설 상무로 일하던 1969년 12월~1970년 5월 서울 용산구 용산동  부지에 중기공장 차고 7동을 무허가로 건축한 혐의로 1972년 공개 수배된 뒤 구속됨(오마이뉴스 2007년 11월 7일자).
· 1996년 10월 9일 형법상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어 1997년 9월 11일 1심에서 ‘법정 선거비용 초과 지출 및 범인 은닉’ 혐의로 유죄 선고 받음. 이듬해 2월 21일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국회의원직 사퇴.
· 2007년 6월 12일, 열린우리당 의원 김혁규, 이명박이 부인 명의로 서울 강남에서만 15 차례나 위장 전입했다는 의혹 제기. 이명박 캠프 대변인 장광근, ‘이명박 죽이기 공작의 신호탄’이라며 법적 대응 시사. 6월 16일 국민일보가 위장전입 사실을 밝혀내자 “자녀 교육을 위한 위장전입이었다”고 시인하고 사과.
· 「수백억 자산, 건강보험료는 월 2만 원대」(오마이뉴스 2007년 7월 22일자)
· 2007년 11월, 대통합민주신당 의원 강기정은 “이명박 후보가 자녀를 자신의 회사(대명기업)에 허위로 고용하고 월급을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자녀를 유령 직원으로 등재해서 8,800만 원을 횡령하고 탈세를 했다는 것이었다. 이 후보는 “꼼꼼히 챙기지 못해 죄송스럽다”고 사과하고 미납한 소득세와 주민세 4,300만원을 납부했다(한겨레 2007년 11월 14일자).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등록일인 6월 11일을 며칠 앞둔 6월 7일자 중앙일보 4면에는 아래와 같은 기사가 나왔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재산 문제를 놓고 시작된 한나라당 ‘빅 2’ 간 공방이 ‘BBK 논란’으로 옮겨 붙고 있다.
  BBK란 재미동포 김경준(42) 씨가 한국에 설립한 투자자문회사다. 김 씨는 BBK의 회사 돈 380억 원을 빼돌린 사기 혐의로 현재 미국에서 재판을 받고 있으며 많은 투자 피해자를 냈다.
  공방의 핵심은 이 전 시장이 김 씨와 함께 BBK의 공동대표였느냐 아니냐 하는 점이다.
  박근혜 캠프의 최경환 의원은 6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경준 씨가 대표로 있던 BBK라는 투자자문회사 공동대표가 이전 시장이라는 내용이 언론을 통해 밝혀졌는데 이 전 시장 측이 전혀 상관이 없다고 한다”며 공세를 시작했다.
  최 의원은 “2000년 보도된 언론 인터뷰를 보면 이 전 시장이 ‘외국인 큰손 확보했다’ ‘첫 해부터 수익을 내겠다’라고 자랑하는 내용이 나온다”며 “이 전 사장 측은 이를 오보라고 했는데 인터뷰 기사가 오보라는 것은 태어나서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이 전 시장이 BBK와 관련된 명함도 돌렸다”며 “아무 관계없는 회사의 명함을 돌렸다면 사칭하는 것이 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전 시장 측이 이를 미래 제휴사 개념의 명함이라고 해명했는데, 이것도 납득할 수 없다”고 몰아세웠다. 그는 이 전 시장에게서 받았다는 제보자가 전한 것이라며 명함 사본을 공개했다.

이 기사 끝에는 다음과 같은 설명이 달려 있다.

  BBK와 김경준: 김경준 씨가 1999년 외국계 회사인 BBK의 한국지사를 설립했다. BBK 사장인 김 씨는 BBK 한국지사가 외국 기업에 합병된다는 설을 퍼뜨려 주가를 급등시키는 방식으로 이익을 얻었고 회사 자금 380억 원을 빼돌린 뒤 미국으로 도피했다. 2002년 BBK 피해자 일부의 고소건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은 이 전 시장이 김 씨의 사기 행각과 무관하다는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현재 김 씨는 미국 검찰에 체포돼 한국 송환 재판을 받고 있다.

이명박은 6월 6일 “자신을 둘러싼 ‘재산 8000억 원 명의신탁 의혹’에 대해 ‘전혀 터무니없는 이야기다. 이렇게 근거 없는 내용을 가지고 어떻게 검증을 하겠다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난 그렇게 살지 않았다’고 말했다.(동아일보 6월 7일자 1면). 이 기사는 아래와 같이 계속된다.

  이 전 시장은 이날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김경준 씨가 돈을 해외로 빼돌리는 데 이용한 자산관리회사 BBK에 그가 직접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무책임한 이야기”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이 전 시장은 자신의 ‘대선 본선 경쟁력’에 대해 “사람들이 기업에 있으면 부동산 투기를 많이 했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데 대기업 최고경영자(CEO)의 사생활은 검증 장치가 굉장히 엄격하다”면서 “결정적인 결격 사유가 있는데 대통령이 되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고 못 박았다.

이명박의 이런 주장에 대해 박근혜 캠프에서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직접 나설 정도면 몸이 달았던 모양이다. 하지만 구체성이 전혀 없는 해명만 있어 효과는 없었을 것이다”라고 평했다.

  한  캠프 관계자는 “재산 문제와 BBK 관련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고 박 전 대표 캠프에 책임을 떠넘기기 위한 전략 같은데 오히려 이 전 시장이 궁지에 몰린 듯한 인상만 주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
  캠프의 안병훈 본부장을 비롯한 원로들은 역풍을 경계하며 “추가적인 공세를 자제하자”는 분위기지만 유승민 의원 등 소장파 의원들은 “이번 기회에 이 전 시장의 도덕성을 확실히 검증해야 한다. 고삐를 늦춰서는 안 된다”며 강경론을 펴고 있다.
  유 의원은 통화에서 “캠프에서 안 한다면 나라도 계속 문제 제기를 하겠다”며 “윤리위원회에 불려가더라도 당당히 대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전 시장이 ‘BBK를 창업했다’고 말한 인터뷰 기사가 여러 건 보도됐는데 전부 오보라는 게 말이 되느냐”며 “BBK 명함을 가지고 다닌 것에 대해서도 이 전 시장은 해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경환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서 “이번 일은 피해자가 있고 미국에서 (BBK) 김경준 씨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본선에서 문제가 될 것인 만큼 당 검증위에서 사실 관계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동아일보 6월 8일자 6면).


‘BBK 의혹’에서 이명박 감싸기

  동아일보는 6월 8일자 35면에 「이·박은 ‘정권 교체의 동지’라는 생각 해본 적 있나」라는 사설을 내보냈다.

  한나라당 이명박·박근혜 두 대선 주자 간 검증 공방이 죽기 살기 식 전면전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 전 시장은 어제 기자회견을 열고 ‘8000억 재산 은닉설’과 ‘투자운용회사 BBK 연루 의혹’에 대해 “땅 한 귀퉁이도 남의 이름으로 숨겨 놓은 것이 없고 BBK 주식은 한 주도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자 박 전 대표 측은 “전혀 해명되지 않았다”며 공세를 더 강화할 태세다.
  의혹 제기나 대응 방식 모두 딱하다. 두 주자는 좌파 정권의 연장을 막아야 한다는 민심을 바탕으로 나란히 지지율 1, 2위를 지키고 있다. 이들이 당내 후보 경선의 경쟁자인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국민의 관점에서 정권 탈환의 동지여야 할 사람들이다. 다수 국민이 그런 기대를 갖고 있지 않다면 두 주자의 합계 지지율이 과연 70% 안팎에 이를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박 전 대표 쪽에서는 “이 전 시장은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될 사람”이라고까지 말한다고 들린다. 이런 주장은 이 전 시장을 지지하는 다수 유권자를 바보 취급하는 독선이요, 민주주의를 이해하고 있는지 의심케 하는 견해다. 그런가 하면 이 전 시장 측은 관련 의혹을 제기한 의원에 대해 “다음 총선에서 공천을 못 받을 것”이라는 협박성 발언을 했다고 한다. (·····)
  대선 후보 검증은 엄정하고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 거증(擧證) 불가능한 소문을 끌어대는 폭로는 지양돼야 한다. 무책임한 흑색선전일 뿐이다. 정치 발전을 위해서 반드시 척결해야 할 대표적 악폐다. 국민은 그 폐해를 2002년 대선 때 뼈저리게 경험했다.

이 사설은 ‘좌파 정권의 연장을 막아야 한다는 민심을 바탕으로’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국민의 관점’에서 이명박과 박근혜가 ‘정권 탈환의 동지’가 되어야 할 사람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동아일보의 관점이 아니라 ‘국민의 관점’이라고 강조하는 논법이다.

박근혜 캠프가 이명박이 “BBK 주가 조작에 관련되었다”고 주장한 이후 한나라당 자체에서는 물론이고 여러 매체에서도 진상을 밝혀야 한다는 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동아일보는 ‘이명박의 BBK 의혹 관련’을 주장한 박근혜 캠프와 그런 의혹을 부정한 이명박을 싸잡아 비난하는 양비론을 펼치고 있다. 자세히 보면 그 양비론은 박근혜 쪽을 ‘독선’으로 몰아붙이는 데 치우쳐 있다. 정론을 펴는 신문이라면 “대통령이 되겠다는 이명박은 BBK 주가 조작의 당사자인 김경준을 미국으로 찾아가 직접 대면해서 사실 여부를 가리라”고 하거나 “박근혜 캠프의 발설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라”고 촉구해야 마땅하지 않은가? 

동아일보는 6월 15일자 사설(「‘이·박 의혹’ 키워 무능정권 연장하려는 여권」)을 통해 한나라당 경선 과정에서 드러난 이명박과 박근혜의 논란에 관한 여권의 대응을 비난했다.

  한나라당 이명박, 박근혜 두 유력 대선 주자에 대한 여권의 검증 개입이 도를 넘고 있다.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들에 대한 검증은 철저해야겠지만 국회를 대선 주자 검증 무대로 이용하는 것이나, 증거도 없이 ‘치고 빠지는’ 식으로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의혹 제기도 조직적으로 이뤄지는 양상이어서 그 의도 또한 순수하게 봐주기 어렵다. 
  열린우리당이 어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BBK(김경준 씨가 투자 사기에 이용한 자산관리회사) 주가 조작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를 국회에 요구한 것부터가 이치에 안 맞다. 한나라당 후보검증위원회가 검증 작업을 하고 있고, 상대방인 박근혜 전 대표 측도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으므로 한나라당에 맡기면 될 일이다. 국정을 논의해야 할 국회에서 이 문제를 꺼낸 것도 부족해 국정조사까지 하겠다는 것은 사실상 직권 남용이다. (·····)
  청와대가 이 전 시장 측의 ‘청와대 음모론’ 발언을 문제 삼아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한 것도 과하고 전례가 없는 일이다. 정치적으로 대응해도 충분한 일을 오히려 크게 키우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이·박 두 사람을 비난한 것이나, 박 전 대표가 관련된 정수장학회 재산의 원상회복 방안 검토를 정부 부처에 지시한 것부터 부적절했다.
  청와대와 여권의 의도는 물어보지 않아도 뻔하다. 범여권의 대선 후보가 결정되기 전에 야당의 유력 대선 주자 모두를 흠집 내겠다는 것이다. 정정당당한 대결이 아닌, 그런 식의 꼼수와 네거티브 전략으로 정권을 연장하려 한다면 국민을 너무 우습게 아는 일이다. 남의 당 대선 주자들의 발목 잡을 생각일랑 말고 제 할 일이나 잘해야 한다. 청와대는 국정이나 열심히 챙기고, 여권은 ‘간판 바꿔 달기 통합 놀음’이나 빨리 끝내기 바란다.

이 사설은 이명박의 ‘BBK 의혹’ 관련 검증은 전적으로 한나라당 후보검증위원회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 문제는 ‘국정’과는 관련이 없으므로 여당이 국회에 국정조사를 요구한 것은 이치에 안 맞는다는 뜻이다. 국회의원이라는 공직을 거친 바 있는 이명박이 김경준과 함께 투자회사를 차려 부당한 이득을 취했다는 ‘혐의’를 조사하는 것이 국정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으니, 공적 권위도 없는 한나라당 후보검증위원회에 판단을 맡기자는 주장에 누가 동의할 수 있을까?

더구나 이 사설은 이명박이 근거도 없이 제기한 ‘청와대 음모론’에 대해 청와대가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한 데 관해서는 ‘과하고 전례 없는 일’이라고 헐뜯고 있다. 동아일보가 ‘좌파 정권’의 움직임을 ‘꼼수’ 또는 ‘네거티브 전략’으로 몰아붙이는 상투적 논조가 이 사설에도 여실히 드러나 있다.

8월 20일에 치러질 경선 투표를 앞두고 이명박과 박근혜가 계속 ‘이전투구’를 벌이자 동아일보는 7월 10일자 35면에 「이·박부터 공작적 경선 작태 버려라」라는 사설을 실었다.

  한나라당 이명박 경선 후보의 고소·고발 사건을 접수한 검찰이 그제 고소인 조사를 시작했다. “실체를 규명해 국민의 선택 기준을 제시하겠다”며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에 사건을 배당한 지 사흘 만이다. 강한 수사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이 후보 캠프의 좌장 격인 이재오 최고위원은 ‘이명박 죽이기’로 흐를 것을 경계해 “이번 사건은 단순한 명예훼손 건으로 수사는 사흘 안에 끝날 수 있다”고 했지만 이 후보 측의 희망일 뿐이다. (·····)
  박근혜 후보 측의 김재원 대변인은 “2002년 대선후보는 여론조사로, 올해 대통령은 계좌 추적으로 결정될 것”이라는 말로 이 후보에 대한 계좌 추적을 노골적으로 부추겼다. 한나라당으로 볼 때는 제 얼굴에 침 뱉기이자 국민을 무시하고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폭언이다. 어느 당직자의 말대로 ‘골육상쟁’이 따로 없다. 박 후보 측은 “검찰을 불러들인 건 우리가 아니라 이 후보 측”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네거티브 경선’에 목을 매다시피 해 온 박 후보 측도 자기 성찰을 해야 한다. 대선 판이 온통 ‘검풍(檢風)’에 휩싸인다면 승자가 어디 있고, 패자가 어디 있을 것인가.
  상황이 이런데도 이·박 두 진영은 ‘출처 불명의 상대측 X파일’을 들고 다니며 음험한 내전에 혈안이 돼 있다. 서로 내용을 흘리기 예사이고, 일부 언론을 상대로 “보도하겠다면 제공하겠다”고 흥정까지 한다. “청와대와 범여권이 공작정치를 한다”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공작적 작태를 서슴지 않고 있는 것이다.
  (···) 이제라도 상대가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되는 이유가 아니라 자신이 대 통령이 돼야 할 이유를 보여 주는 경선을 해야 한다.

  동아일보는 이틀 뒤인 7월 12일자에도 「한나라당 경선 혼탁 부추기는 이·박 캠프」라는 사설을 내보냈다.

  한나라당 이명박 경선후보의 ‘재산 검증’을 둘러싼 소송 사태가 어지럽기 짝이 없다. 이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는 소송을 제기한 이 후보의 처남 김재정 씨 등에게 고소 취소를 권유키로 어제 최종 결론을 내렸지만, 김 씨는 “진실을 밝혀야 한다”며 권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인(私人)인  김 씨의 결정에 가타부타할 일은 아니다. 그러나 이 모든 과정에서 드러난 이 후보 측과 한나라당의 태도는 딱할 정도다. (·····)
  박근혜 경선후보 측도 마찬가지다. 처음엔 당 지도부의 고소 취소 방침에 찬성하는 듯하더니 ‘취소 반대’로 돌아섰다가 이제 이 후보 캠프가 ‘취소 권유’ 결정을 내리자 “좋은 법률가가 나쁜 이웃이라는 속담을 새삼 떠올렸다”며 취소에 찬동하는 태도로 돌아갔다. 정략적 계산을 앞세운 ‘캠프 정치’의 구태를 느끼게 한다.
  이·박 두 후보는 이번 일을 계기로 갈수록 비대해지면서 경선 혼탁을 부추기는 캠프 정비에 나설 일이다. 그리고 19일 열리는 당의 검증청문회에 최대한 협조해야 한다. 청문회만 제대로 된다면 설령 검찰이 ‘딴 맘’을 먹는다 해도 걱정할 일이 줄어들 것이다. 당 검증위원회도 준비를 철저히 해서 의혹의 실체를 밝혀야 한다. 그 다음은 국민에게 맡기면 된다.

이 사설은 경선을 혼탁하게 만드는 이명박과 박근혜 양쪽을 모두 비판하면서도 검찰이 ‘딴 맘’을 먹고 어떤 수사를 하더라도 타격을 받지 않도록 대비하라고 자상하게 ‘권고’를 하고 있다.

동아일보는 이명박과 박근혜의 이전투구를 강하게 비판하는 사설(「한나라당, 여권과도 그렇게 모질게 싸울 수 있나」)을 7월 24일자 31면에 올렸다.

  한나라당 경선관리위원회는 어제 경선후보 합동연설회 일정을 모두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그제 제주 합동연설회가 이명박, 박근혜 두 후보 측의 지나친 경쟁으로 ‘난장판’이 되자 나온 극약 처방이다. 경선위는 과열과 소란을 방지하기 위해 양 캠프에는 서약서를, 당 지도부에는 구체적인 계획서를 내놓도록 했다. 이를 받아 본 뒤 연설회 속개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아름다운 경선’에 대한 기대가 물거품이 되어 가는 조짐이다.
  이·박 양측은 ‘경선 승리가 곧 본선 승리’라는 착각에 빠져 정권 교체라는 당의 대의를 망각하고 있는 듯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경선 후에는 서로 얼굴도 안 볼 사람들처럼 막무가내로 싸우지는 않을 것이다. 이래서야 경선에서 진 쪽이 이긴 쪽을 흔쾌히 도와주겠는가. 본선에서 범여권과 맞서서도 이처럼 모질게 싸울 수 있을지 궁금하다.
  경선이나 본선이나 ‘절도 있는 경쟁’이라야 박수를 받을 수 있다. 규칙을 지키고 상대를 배려하는 자제와 절제는 민주주의와 성숙한 정치문화의 선결 조건이다. “지는 게 이기는 것”이란 옛말의 의미를 두 후보와 캠프 사람들이 지금이라도 새겨 보기 바란다.


7월 19일 한나라당이 이명박과 박근혜를 대상으로 연 ‘후보 검증 청문회’에서는 언론의 예상과 달리 두 사람을 난처하게 만드는 질문들이 쏟아져 나왔다. 청문위원 15명은 수십 년 전의 신문 기사와 인터뷰 내용, 현장을 찾아가서 수집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두 후보를 날카롭게 추궁했다. 그런 질문 가운데서 이명박을 가장 괴롭힌 것은 ‘BBK 주가 조작’ 사건이었다.

범여권 정당 출범에 보낸 모욕

동아일보 8월 6일자 4면에는 「범여권 대통합민주신당 창당」이라는 기사가 나왔다.

  범여권 ‘제3지대 신당’인 대통합민주신당(민주신당) 창당대회가 열린 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에는 지지자 6000여 명이 참석해 열기가 뜨거웠다. 그러나 이해찬, 한명숙 전 국무총리 등 열린우리당 대선 주자 6명은 이날 행사에 불참했다. 중도통합민주당(민주당) 소속 인사들도 찾아 보기 힘들었다. 일단 ‘반쪽 통합’으로 출발한 민주신당이 대통합을 이루기 위한 앞길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보여 주는 사례다.

동아일보는 8월 6일자 31면에 「누더기 신당보다 차라리 열린우리당이 낫다」라는 모욕적인 내용의 사설을 실었다.

  이른바 범여권이 대선용으로 급조한 대통합민주신당이 어제 창당대회를 열었다. 지난달 24일 창당준비위원회가 발족한 지 12일 만에, 그야말로 속전속결로 대충 골격만 갖춘 임시 건물을 지은 것이다. 기초가 튼튼하지 못한 데다 여기저기서 낡은 자재를 끌어다 날림으로 누더기 건물을 짓다 보니 준공 첫날부터 삐걱대는 소리가 요란했다.
  당 대표를 창당대회 직전에야 겨우 결정한 것부터가 코미디 같다. 진통 끝에 시민사회 진영에서 참여한 오충일 목사를 대표로 뽑긴 했지만 ‘도로 열린우리당’ 이미지를 희석하기 위한 고육책에 불과하다. 85명의 소속 의원 중 80명이 열린우리당 출신이고 오 대표를 비롯해 시민사회 진영에서 참여한 인사 상당수도 친여권이어서 간판만 바뀌었을 뿐 열린우리당 색깔은 그대로 남아 있다.
  민주신당이 창당대회 말미에 열린우리당과 ‘당 대 당’ 통합을 추진하기로 결의했지만 그 자체도 졸속에 지나지 않는다. 열린우리당 소속 대선 주자들이 합당을 요구하며 창당대회에 불참하는 ‘몽니’를 부리자 마지못해 ‘민주당 배제’를 각오하고 결의한 것이다. 열린우리당 잔류 의원 58명까지 합세한다면 열린우리당의 ‘헤쳐 모여’와 다를 바가 하나도 없다. 이러고서도 ‘대통합’ 운운하니 우습지 않은가. (·····)
  민주신당이 당헌의 상당 부분을 열린우리당 것을 베낀 것만 보더라도 그 정체성과 질적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이런 식의 대통합 놀음으로 국민의 눈을 속일 바에야 차라리 열린우리당이 과거에 대한 반성과 더불어 다시 국민의 심판을 받겠다고 나서는 것이 떳떳할 성싶다.

범여권 신당인 대통합민주신당과 열린우리당은 8월 10일 합당을 선언했다. 동아일보는 8월 11일자 1면 머리에 「돌고···돌아···도로」라는 제목으로 그 사실을 보도했다. 기사의 부제목은 「원내1당 143석···139명이 열린우리 출신 의원 / 한나라 “간판만 새로 단 대국민 사기극” 비난 / 신당 의원 26명 “밤새 걸어 제 집 안마당” 자성 / 민주 합류 거부···범여 후보 경선 양대 리그로」이다.

동아일보는 같은 날짜 31면에 「앞문 닫고 뒷문 연 ‘도로 우리당’의 위장 개업」이라는 사설을 내보냈다.

  열린우리당과 대통합민주신당이 어제 합당을 선언했다. 2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공식 신고하면 이날로 열린우리당은 그 이름이 지구상에서 사라지게 된다. 그러나 간판만 바뀔 뿐 다른 모든 것은 고스란히 민주신당으로 넘어간다. 신당을 구성할 143명의 의원 중 민주당 출신 4명을 뺀 나머지 139명이 열린우리당 출신이다. 신당 창당이 아니라 열린우리당의 위장 개업이다.
  주식시장에서 상장 폐지된 기업이 주식을 재상장하려면 첫 상장 때보다 더 엄격한 조건을 갖춰야 한다. 이미 신뢰를 잃은 만큼 더욱 확실한 가치와 비전을 보여 줘야 투자자들의 마음을 끌 수 있다. 그런데 열린우리당의 위장 개업은 상장 폐지된 기업이 소유주는 그대로인데 상호와 대표이사만 살짝 바꿔 슬그머니 주식을 재상장한 꼴이다. 진짜 기업 같으면 금융당국이 사기 혐의로 조사라도 해야 할 판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민주신당이 별다른 사업 비전도 없는 데다 기업가치까지 속이고 있다는 점이다. 자신들이 뭘 할 수 있는지 보여 주는 것이 아니라, 상대 기업이 잘못되도록 일단 뭉치고 보자는 게 유일한 사업 비전이다.  주주 자격도 없는 사람들을 모아 놓고 ‘미래’ ‘개혁’ ‘평화’ ‘민주’ ‘통합’이라는 좋은 이름을 죄다 갖다 붙였다. 허위공시로 개미 투자자들의 알토란 같은 돈을 갈취하려는 작전세력의 수법과 다를 바 없다. (·····)
  열린우리당이 6개월 이상 탈당, 창당, 합당극을 벌인 끝에 ‘짝퉁’을 만들어 낸 실력만은 가히 프로급이다. 그러나 국민은 속지 않는다. 민주신당이란 가명을 쓰고서라도 다시 국민에게 손을 내밀려 한다면 정치판을 더럽히고, 국민을 힘들게 한 죄과부터 사과해야 한다.

이 사설은 대통합민주신당과 열린우리당이 합당한 데 대해 모욕을 넘어 저주에 가까운 비난을 퍼붓고 있다. 그 정당에는 수십 년 동안 민주화운동을 해온 재야인사들과 국회의원들이 참여하고 있었다. 한나라당과 보수언론의 융단폭격을 견디지 못한 노무현 정권이 일찌감치 레임덕에 빠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여권의 정치인들이 돌파구를 찾으려고 한 시도라고 볼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런데 ‘정론지’를 자처하는 동아일보는 마치 한나라당 기관지처럼 민주신당에 대해 감정적인 조롱과 모욕을 퍼부은 것이다.

이명박의 ‘경선 승리’와 동아일보의 ‘격려사’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박근혜와 진흙탕 싸움을 벌이던 이명박은 8월 21일 열린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로 확정되었다. 동아일보는 1면 머리 기사 제목에서 “한나라 ‘경제’를 택했다”는 것을 유난히 돋보이게 편집했다.

  경선 개표 결과 이 전 시장은 전체 18만5080명의 대의원(20%), 당원(30%), 일반 국민(비당원·30%) 선거인단에서 유효 투표수 13만893 표 가운데 6만4216 표(49.1%), 20%를 반영하는 여론조사(표본 5490명)에서 1만6868 표(51.6%)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박 전 대표는 선거인단에서는 6만4648 표(49.4%)를 얻어 이 전 시장을 432 표 이겼으나 여론조사에서 1만3984 표(42.7%)를 얻어 이 전 시장에게 2884 표 뒤졌다. (·····)
  한나라당은 국민 지지율 1, 2위 후보인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가 1년 2개월 동안 벌인 치열한 경선 대장정을 마무리하고, 대선 선거대책위 출범 등 본격적인 ‘이명박 대선체제’ 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대선 구도 또한 한나라당 이 후보와 범여권의 손학규 후보를 비롯한 군소 후보들이 대립하는 ‘일 대 다(多)’ 구도로 바뀌게 됐다.

동아일보는 같은 날짜 35면에 이명박이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함을 강조하는 ‘격려사’ 성격의 사설(「이명박 후보 ‘본선의 험로’」)을 올렸다.

  (···) 대선까지는 4개월이나 남았다. 이 후보가 헤쳐 나가야 할 길은 결코 순탄치 않은 험로일 것이다. 가장 급한 과제는 경선 과정에서 깊어진 당내 불화와 반목을 털어 내고 치유하는 일이다. 이 후보는 수락연설에서 “지금이 순간부터 우리는 모두 하나”라고 했다. 한나라당의 전신인 민자당 이래 역대 후보들이 한결같이 그 말을 외쳤지만, 경선은 늘 새로운 분열의 시작이었다. 다행히 이번엔 박 후보가 “경선 패배를 인정하고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한다”고 선언해 새로운 경선문화 정착과 통합을 위한 필요조건은 마련됐다. 그러나 ‘깨끗한 패배’만으로는 부족하다. 승자가 승자다워야 패자가 패자다울 수 있다. (·····)
  물론 수권 능력과 국정 운영의 비전을 보여 줌으로써 국민의 마음을 사는 일이 중요하다. 10년에 걸친 좌파정권의 국정 실패로 국민의 상실감은 매우 크다. 경제에 가장 강해 보이는 이 후보에 대한 국민의 높은 지지가 이를 말해 준다. 그러나 현란한 구호나 실정 규탄만으로는 부족하다. 국민에게 희망을 줄 비전과 행동계획을 설득력 있게 제시해야 한다. (···)
  (···)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요 생존전략이다. 이를 바탕으로 경쟁과 성장, 세계화를 촉진함으로써 선진화를 앞당길 수 있다는 믿음을 만들어 내야 한다. 세계가 버린 사회주의 좌파 이념에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을 가미해 국민을 속이려는 세력을 명쾌하게 물리칠 준비도 돼 있어야 한다. (·····)
  한나라당은 지금까지 상대 없는 싸움을 해 왔다. 범여권이 아직은 국민의 관심을 끌지 못하지만 본선이 시작되면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이다. 한나라당이 초식동물이라면 좌파세력은 맹수라고 봐야 한다. 이 후보와 한나라당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국민은 한 순간에 지지를 거둘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이 사설은 노무현 정권을 노골적으로 ‘좌파정권’이라고 몰아붙이고 있다. 일부 진보세력이 노 정권을 향해 “한미 FTA 추진을 비롯해 신자유주의적 정책들을 강행하고 있다”고 비판한 것과는 정반대 주장이다. 게다가 2002년 대선에서 ‘차떼기당’이라는 오명을 얻은 한나라당은 ‘초식동물’이고 좌파세력은 ‘맹수’라면서 한나라당과 이명박이 더 거칠어지라고 ‘훈수’를 두고 있다.

한나라당 경선 과정에서 박근혜 진영은 이명박에 대해 ‘전과 14범’이라는 공격을 계속했고, 이명박 자신도 그것을 강하게 부정하지 못했다. 그런데 동아일보는 그런 사실은 외면한 채 8월 21일자 6면 전체를 할애해서 이명박의 ‘성공 신화’를 ‘홍보’했다. 기사의 제목에 그 내용이 요약되어 있다.

  ‘샐러리맨 신화’서 ‘대한민국 신화 도전’ / 가난한 어린 시절···초등생 때부터 생활전선에 / 독학으로 들어간 대학선 6·3 시위 주도 구속 / 92년 정계 입문 뒤 굴곡··· “난 정치 비주류” / 서울시장 때 청계천 복원···‘큰 꿈’ 초석으로

  기사는 다음과 같이 끝을 맺는다.

  2006년 서울시장 직에서 물러난 이후 그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 동력을 찾아 국내외 첨단산업 탐사에 나섰으며 탐사 결과를  보고서 형식으로 정리해 <흔들리지 않는 약속>이라는 책을 펴냈다. 이 전 시장이 한나라당 대선 후보로서 또 다른 신화를 창조할 수 있을지, ‘경제 살리기’와 ‘따뜻한 사회 만들기’ 약속을 지킬 수 있는 기회를 잡을 것인지는 대선일인 12월 19일 판가름 나게 된다.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에 ‘재 뿌리기’ 시리즈

한나라당과 이명박을 향해 ‘대선 필승’의 자세와 전략을 ‘조언’하던 동아일보는 대통합민주신당에 대해서는 무자비한 비판과 공격을 가했다. 먼저 8월 22일자 8면 머리에 오른 기사(「범여 주자들 ‘이 검증’ 열 올릴 자격 있나」)를 소개하겠다.

  (···) 범여권은 20일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한나라당 대선 후보로 당선되자 일제히 “진짜 검증은 이제부터”라며 이 후보에 대한 날을 세웠다. 그러나 손학규 전 경기지사에 대한 정체성 공방을 제외하면 정작 범여권 주자 상호 간의 검증은 시작될 기미조차 없다. (·····)
  민주신당의 한 예비주자 캠프 관계자는 “당내 경선에서 검증해야 할 대상은 소속 당 후보들인데 검증 칼날은 오히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로 향하고 있다”며 “상대당 후보에 대한 검증은 경선이 끝나고 본선에서 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말했다. 범여권 주자 대부분은 한나라당 이 후보에 대한 경쟁적 공세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키는 전술을 택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범여권이 시간에 쫓겨 경선 주자들에 대한 검증은 하지 않은 채 한나라당 후보만 물고 늘어지려는 것은 ‘검증 무임승차’로 국민의 외면을 받을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지지율 한자리 수인 범여권 대선 주자 10여 명이 한나라당 이 후보 검증에만 매달리는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있다.
  또 범여권 일각에서는 국가정보원, 행정자치부, 국세청 등 정부의 정보 장악력을 이용해 한나라당 이 후보의 ‘약점’을 캐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 기사의 특징은 ‘민주신당의 한 예비주자 캠프 관계자’와 ‘범여권 일각’을 ‘소식통’으로 삼아 대통합민주신당의 ‘이명박 검증’을 비판하고 있다는 점이다.

동아일보는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 내내 그 당과 후보자들을 사설로 가차 없이 공격했다. 8월 하순에 나온 세 편의 사설을 보기로 하자.

「신당, 실정 덮고 이명박 욕만 하면 재집권 하나」(8월 22일자)

  (···) 민주신당은 그제 한나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대해선 검증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오충일 대표는 “이명박과 싸우게 된 걸 환영한다. 워낙 의혹이 많아 우리 입이 더러워질까 걱정될 정도”라고 했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박근혜 후보가 이명박 후보의 의혹은 건드렸지만 ‘꼭지’를 따지 못하더라. 우리라면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꼭지를 따겠다’는 것이 무슨 말인가. 2002년 대선 때처럼 대대적인 네거티브 캠페인으로 후보에게 치명상이라도 주겠다는 것인가.
  민주신당이 나서지 않아도 이명박 후보는 본선에서도 검증을 거치게 돼있다. 국민과 여론이 눈을 부릅뜨고 있다. 명색이 대선에 후보를 내려는 당이라면 상대 후보의 흠을 잡기보다는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비전을 보여 주는 일에 더 열심이어야 한다. 사실도 아닌 의혹을 부풀려 국민의 판단을 흐리게 할 생각이라면 독재정권 시절의 공작정치와 다를 게 없다.
  민주신당은 제 얼굴부터 먼저 돌아보기 바란다. 실정에 대한 국민적 심판이 두려워 위장폐업하고 신장개업 한 ‘순도 98%’의 ‘도로 열린우리당’이 민주신당이다. 그런 당이 과연 검증을 말할 자격이나 있는지 의문이다. 당 대표인 오충일 목사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 활동을 하며 한때 ‘하나님의 목자, 민족의 양치기’로 불렸다고 한다. 그런 그가 무슨 연유로 간판만 바꿔 다는 신장개업에 뛰어들게 됐는지, 검증을 해야 한다면 바로 이런 점을 검증해야 한다. ‘뒤집어씌우기 검증’은 2002년 대선 한 번으로 족하다.

「제 허물은 덮고 이명박 검증 ‘굿판’ 벌이려는 신당」(8월 28일자)

  김효석 민주신당 원내대표는 어제 “9월 열리는 정기국회 때 이명박 대선 후보 검증을 통해 신당의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다른 당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검증을 통해 어떻게 민주신당의 포지티브 비전을 제시하겠다는 것인가. 속이 뻔히 들여다보인다.
  김 원내대표는 “철저히 검증되지 않은 후보가 지도자가 되면 나라가 불안해지기 때문에 국감을 통해 이 후보를 검증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이 후보의 핵심 공약인 한반도대운하 검증특위까지 만들겠다고 했다. (·····)
  민주신당 등 범여권 인사들은 지난 몇 개월 동안 한나라당 경선에 개입해 온갖 악담을 늘어놓고 확인되지 않은 자료들을 쏟아냈다. 불법 취득한 공문서까지 이용했다. 그것으로도 모자라 이제는 국정을 감시하고 논의해야 할 국민대표기관인 국회까지 끌어들여 야당 후보의 검증의 굿판을 벌이려 한다. (·····)
  더구나 이번 정기국회는 사실상 이 정권 임기 중의 마지막 회기이다. 임기말에 처리해야 할 국정 현안도 많고 예산 심의와 국정감사도 있다. 중요한 국사를 제쳐두고 다른 당 후보를 상대로 ‘검증 쇼’나 벌인다면 직무유기와 다름없다.
  민주신당 사람들은 예비경선과 본경선을 위한 선거인단 모집에 온갖 탈법과 불법을 일삼고도 태연하다. 얼마나 의혹이 많기에 선거인단 검증부터 해야 한다는 소리가 내부에서 나오겠는가. ‘민주’니 ‘개혁’이니 하는 말을 외칠 자격이 이들에게 있는지부터 검증해야 한다.

「‘선거인단 사기극’도 흥행 위해 벌인다는 신당」(8월 31일자)

  민주신당의 대선 후보 경선 선거인단 모집 과정에서 유령 선거인단이 무더기 동원된 사실이 확인됐다. 신당은 대리 접수 의혹 등이 내부에서 불거지자 28, 29일 선거인단 등록자 89만여 명 전원을 대상으로 자동전화시스템을 이용해 본인 등록 여부를 확인했다. 그 결과 전체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22만3000여 명이 ‘가짜’로 드러났다. (···)
  이런 선거인단으로 다음 달 3~5일 예비경선을 하고 15일부터 한 달 가량 본선을 치러 당의 대선 후보를 뽑겠다니 참으로 낯이 두꺼운 사람들이다. ‘위장폐업 신당 사기극’으로도 모자라 이제는 ‘선거인단 사기극’까지 벌이고 있다. (···)
  명색이 민주화운동을 했다는 사람들이, 아무리 급조한 당이라고 하지만 이 무슨 추태인가. 본인의 동의를 받지 않은 선거인단 등록은 개인정보 무단 사용으로 명백한 범죄행위이기도 하지만 이런 식으로 국민의 눈을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발상이 더 문제다.
  그런데도 일부 후보는 “경선 성공을 위해서는 ‘참여의 폭발’밖에 없다”며 이를 정당화했다. 말이 좋아 ‘참여의 폭발’이지 경선 흥행과 9명의 주자 중 5명을 뽑는 예비경선 컷오프 통과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선거인단 수를 늘리겠다는 것인가. 이런 사람들이 4년 반 동안 국정을 쥐락펴락 했으니 나라가 이 지경이 된 것도 이상할 게 없다.
  그동안 국민을 힘들게 한 데 대해 조금이라도 미안한 마음이 있다면 ‘흥행’을 위한 쇼는 이제 그만 하라.

대통합민주신당이 9월 3일부터 4일까지 당원을 포함한 선거인단 1만 명과 일반 국민 2400 명을 대상으로 각각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 방식의 예비경선 결과 손학규, 정동영, 이해찬, 유시민, 한명숙의 순으로 본경선 후보가 결정되었다. 그들 가운데 유시민과 한명숙은 도중에 사퇴했다.

10월 15일, 전 열린우리당 의장 정동영이 대통합민주신당의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었다. 경선 과정에서 선거인단 불법 동원 등으로 가장 강한 비판을 받은 바 있는 그가 ‘상처뿐인 승리’를 거두었다는 평가가 여권에서도 나올 정도였다.

  정 후보는 이날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발표된 대통합민주신당 경선 결과에서 지역 선거인단과 휴대전화 투표, 여론조사를 합산해 총 21만6984표(43.8%)를 얻어 손학규 후보(16만8799표·34.0%)와 이해찬 후보(11만 128표·22.2%)를 제쳤다. (·····)
  이에 앞서 14일 이인제 의원이 민주당 후보로 확정됐고,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도 ‘창조한국당’ 발기인대회를 열어 대선 출마를 공식화함에 따라 대선구도의 윤곽은 일단 ‘1강(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1중(정 후보), 3약(이인제 후보,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 문 전 사장)’으로 펼쳐지게 됐다(동아일보 10월 16일자 1면).

동아일보는 같은 날짜 35면에 「단일화 준결승 나설 정동영 원내 제1당 후보」라는 사설을 내보냈다. 이명박이 한나라당 후보로 확정된 직후 실은 사설이 ‘격려사’나 마찬가지였다면, 정동영에 대한 사설은 비난과 공격 일변도였다.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이 어제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됐지만 아직 그를 본선 후보로 보기는 어렵다. 범여권의 후보 단일화라는 ‘준결승전’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정 후보 스스로도 신당 경선 과정에서 “후보로 결정되는 즉시 민주당, 국민중심당, 그리고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과 단일화에 착수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
  신당은 의원 수 141명으로 원내 제1당이다. 대한민국 최대 정당이 192만 명이나 되는 선거인단을 모집해 대선 후보를 선출해 놓고서도 “우리 후보는 아직 예비후보일 뿐”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게 신당의 현주소다. 겸손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아무런 원칙도 없이 그저 “살고 보자”는 식으로 당을 급조하고, 유령 선거인단에 대통령 명의까지 도용해 가며 듣도 보도 못한 ‘무법 경선’을 치른 탓이다. 국민 앞에 차마 나설 형편이 못 되는 것이다.
  후보 단일화라는 범여권의 전략적 선택을 놓고 시비할 생각은 없다. 판단은 결국 유권자들이 할 뿐이다. 그러나 범여권이 다른 것도 아닌 대선 후보를 뽑는 일을 원칙도 없고, 명분도 없는 ‘저급한 적자생존의 게임’으로 몰아가는 데 대해서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
  범여권은 오직 ‘반한나라당 전선 구축’이라는 목표 아래 마치 서바이벌 게임이라도 하듯 경선·후보 단일화의 다단계 과정을 밟고 있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 정당의 정체성이나, 후보의 자질이나 적격성을 따져 볼 시간조차 주지 않고 있다. 더구나 문 씨는 ‘장외 전략’으로 최소한의 경선 절차도, 검증 과정도 피해 갔다.
  이제 대선이 겨우 두 달여 남았다. 단일화를 하려면 빨리 하라. 후보자 등록 기간(11월 25, 26일)에 임박해서야 후보를 내놓고 선택을 강요하는 꼼수를 써서는 안 된다. 후보 간 정책 대결에 집중해야 할 때에 ‘단일화 놀음’이나 구경하라는 것인가.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

동아일보 10월 19일자 1면에는 ‘본보 15차 여론조사’ 결과가 보도되었다. 이명박 55.8%, 정동영 15.5%, 문국현 6.8%, 이인제 5.1%였다. 세 사람의 지지율을 합쳐도 27.4%에 불과하니 단일화를 하더라도 이명박이 얻을 것으로 예측되는 표의 절반도 되지 못하리라는 수치였다. 그런 상황에서 동아일보가 원내 제1당의 정동영을 ‘군소 후보’로 비하하는 데 대해 항의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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