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들 "그 관행때문에 우리아이들 죽었다"

국회 농성 계속하기로, 주말에는 '천만인서명운동'에 합류

2014-05-28 10:32:32

국회에서 밤샘을 한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은 28일 새누리당이 '관행'을 이유로 세월호 국정조사 증인 명시에 반대하는 데 대해 "우리 아이들은 관행때문에 죽었다"고 강력 질타했다.

'세월호사고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 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족들은 법도 모르고 절차나 관행도 모른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대책위는 이어 "유가족 요구에도 절차와 관행만 이야기하고 내용에 있어서는 어느 것도 이야기하지 않고, 확약도 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새누리당을 거듭 비판했다.

대책위는 여야 모두에 대해서도 "여당 원내대표는 밤새 기다리는 가족들을 뒤로 한 채 지방에 일이 있다고 떠났고, 야당 원내대표는 이런 여당 원내대표를 본인이 양해했다고 이야기한다"며 "여당과 야당 원내대표들이 세월호의 선장이나 1등 항해사와 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며 싸잡아 질타했다.

대책위는 "여야 국회의원들은 당리당략과 정책부재로 인해 혼란에 혼란을 거듭하고 있고 문제해결은 못하고 있다"며 "가족들에게 기다리라고만 하는 국회의원들 역시 학생들, 선생님들, 일반인들, 승무원들을 차가운 바다 속에 버리고 자기만 살겠다고 도망친 세월호 승무원들과 다를 바가 무엇이겠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대책위는 가족들의 요구에 대해 "우리의 입장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국정조사특위를 즉각 가동하되, 여당과 야당이 주장하는 모든 조사대상을 포함시키고 여기에 강제력을 갖춰야한다는 것"이라며 "이런 요구는 어떤 당리당략과 정치적 이해타산도 없다. 이미 박근혜 대통령이 성역없는 진상조사를 약속했고, 여야도 이 원칙에 동의했기 때문에 그렇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국회도 우리를 버렸다는 절망감을 느끼게 하지 말아달라"며 "당리당략을 따지는 정치꾼이 아닌 국민을 생각하는 정치인다운 모습을 보여달라"고 호소했다.

대책위는 여야 협상이 완료될 때까지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유경근 대책위 대변인은 "양당이 성역없는 진상조사를 위한 조건을 완벽히 수행할 수 있는 합의를 끌어내고 실질적인 국정조사가 시작되지 않는 한 이 자리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아이들이 우리에게 남긴 책무"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한 오후에는 세월호 진상규명을 촉구하기 위해 4대 종단 지도자들을 방문하고, 주말에는 전국 16개 광역시도 26개소에서 진행되는 '천만인서명운동'에 합류하기로 했다.

유 대변인은 "이제는 가족들이 전 국민의 뜻이 넘쳐나는데 더 이상 우리끼리만 모여 수동적으로 있을 수 없다고 결론 내리고 밖으로 나가기로 했다"며 "첫번째로 이번 주말부터 천만인 서명 받는 곳에 부모님들이 모두 참여, 천만 서명을 반드시 달성해 법적 효력을 따지기 전에 국민의 열망이 얼마나 크고 위대한지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엽, 심언기 기자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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