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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을 위한 세레나데〉와 〈슬라브 무곡〉브람스와 드보르작의 인연이 낳은 작품들
〈이채훈 클래식 칼럼니스트ㆍ전 MBC PD〉
  • 관리자
  • 승인 2018.03.15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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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닌 드보르작(Antonín Dvořák)은 짐로크 출판사가 자기 이름을 독일식으로 ‘안톤 드보라크’(Anton Dvorak)로 표기하자 크게 항의할 정도로 민족의식이 강한 젊은이였다. 그는 20대에 스메타나의 가르침을 받는 한편, 모차르트 · 베토벤 · 슈베르트 · 바그너 음악을 공부하며 자기 세계를 다져 나갔다. 드보르작을 국제무대에 알린 사람은 브람스였다. 1875년 빈 장학재단의 심사위원 브람스에게 인정받은 곡은 교향곡 3번과 4번, 그리고 현악사중주곡을 비롯한 몇 편의 실내악곡이었다. 브람스와 인연을 맺은 뒤 드보르작은 프라하 음악원에서 교편을 잡는 한편, 교향곡 6번 D장조, 현악사중주곡 9번 D단조, 오페라 〈후스교도〉 등 체코의 민족 정서를 담은 걸작들을 쓰며 위대한 작곡가의 경륜을 쌓아 간다.

고향을 떠난 직후의 드보르작 (1858)

〈현을 위한 세레나데〉 E장조는 브람스의 도움으로 생계 걱정에서 벗어나 작곡에 전념할 수 있게 된 1875년에 작곡했다. 현악 앙상블의 차분하고 부드러운 음향으로 사랑하는 이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노래했다. 모나지 않은 선율로 그윽한 분위기를 담고 있어, 지금도 상처입은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작품으로 사랑받는다.

드보르작 현을 위한 세레나데 E장조 Op.22
보단 바르찰 지휘 슬로바크 쳄버 오케스트라
유투브 검색어 Dvorak Serenade E major Strings (Complete)

특히 2악장 왈츠(링크 4:06)에 담긴 짙은 애수와 그리움은 마음에 긴 여운을 남긴다. 흥미로운 점은 C#단조로 된 이 왈츠의 첫 주제가 쇼팽의 왈츠 C#단조와 비슷하며, Db장조로 된 트리오 부분도 쇼팽의 왈츠 Db장조와 닮았다는 점이다. 드보르작이 쇼팽을 의도적으로 인용했는지 확인할 수 없지만, 이 곡이 머금고 있는 향기와 서정성은 분명히 드보르작 특유의 것이다.

브람스와 드보르작, 두 사람의 출세작이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춤곡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브람스는 〈헝가리 무곡〉을 펴내 자신에게 명성을 안겨 준 짐로크 출판사에 드보르작을 소개했다. 짐로크는 혜성처럼 등장한 천재 드보르작에게 의뢰, 8곡의 〈슬라브 무곡〉 Op.46을 출판했다. 이 곡은 원래 네 손을 위한 피아노곡으로, 1878년 출판하자마자 예상대로 크게 히트했고, 같은 해 관현악으로 편곡되어 드보르작의 이름을 전 유럽에 알렸다. 이 1집은 보헤미아의 대표적인 민속춤 리듬을 사용, 쾌활하고 열정적인 선율과 화음으로 드보르작의 개성 있는 예술 세계를 한껏 펼쳐 보였다.

8번째 곡은 C단조의 프레스토(아주 빠르게)로, 강렬하고 열광적인 첫 주제와 긴 호흡의 아름다운 선율이 대조를 이루어 듣는 이를 엑스터시로 몰아넣는다. 오케스트라 연주회의 앵콜곡으로 즐겨 연주된다.

드보르작 슬라브 무곡 C단조 Op.46-8
사이먼 래틀 지휘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유투브 검색어 Dvorak Op.46-8 Rattle

드보르작은 1886년 짐로크 출판사의 요청에 따라 다시 한 번 8곡의 〈슬라브 무곡〉 Op.72를 발표, 역시 크게 히트했다. 이 2집은 원숙한 경지에 이른 드보르작의 여유있고 풍부한 감성, 차분하고 그윽한 선율, 매끄러운 화성 처리 등 1집에서 느낄 수 없었던 빛나는 아름다움을 선보였다. 드보르작은 자기에게 성공을 안겨 준 브람스에게 감사를 표하기 위해 〈헝가리 무곡〉 17번과 21번을 오케스트라로 편곡해 주었다.

보헤미아 정서에 대한 드보르작의 애수어린 사랑이 가득한 E단조 Op.72-2는 두 피아니스트가 우정을 나눌 때 즐겨 연주한다. 알레그레토 그라지오소(다소 빠르게, 우아하게), 처음부터 짙은 표정을 담아 마음의 상처를 달래 주는 달콤한 선율을 들려준다. 크라이슬러가 바이올린 독주곡으로 편곡하여 더욱 유명해졌다.

드보르작 슬라브 무곡 E단조 Op.72-2
피아노 레히너와 티엠포
유투브 검색어 Dvorak Slovonic Dance Op.72-2 Tiem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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